추가 임상을 통해 폭넓은 효과 입증 필요성 제기
식약처 "전문가 회의 거쳐 특례수입 검토 중"

코로나19 치료제 최초로 규제 당국 허가 문턱을 넘은 렘데시비르가 감염 초기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지난 22일(현지시각 기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코로나19의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예비 분석(링크참조)'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하기도 침범이 확인된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무작위 배정해 비교 평가한 연구 결과, 회복기간 중앙값이 렘데시비르 투여군(541명)은 11일, 위약군(522명)은 15일로 나타났다. 정리해 보면,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회복기간이 약 4일 정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기간 14일차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 7.1%, 위약군 11.9%로,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사망 위험이 약 30% 낮았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렘데시비르 투여군 21.1%, 위약군 27.0%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렘데시비르가 하기도 침범이 확인된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회복기간 단축에 위약보다 '우월'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기저치 7점 환자군에서는 회복기간 중앙값을 추정할 수 없었다"며 "이는 해당 하위그룹을 평가하기에는 추적기간이 짧았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전체 코호트가 28일의 추적조사를 완료해 추가 분석이 수행되면, 이 치명적인 하위그룹 치료에 대한 추가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환자가 기계호흡이 필요한 폐질환으로 진행되기 이전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단독요법으로서 렘데시비르의 한계도 지적했다. 연구진은 "향후 코로나19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른 치료법이나 항바이러스제 병용 요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아시아 환자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백인 환자 수는 52.3%, 아시아 환자 수는 12.6%이다. 하지만 하위분석의 경우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NEJM에 명시된 하위분석만으로 아시아인 효능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식약처 신약 허가 심사 경험자는 히트뉴스에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어야 (인종 간)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며 "(NEJM 논문의 하위분석 결과가) 다양한 인종 간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아직 인종 간 약효 차이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렘데시비르가 추가 임상을 통해 감염초기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입증하는 게 관건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경험자는 "임상시험결과에서 입증된 부분까지 (제한적인 효능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규제기관에서 인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러스 감염초기에 렘데시비르를 대량 사용해서 바이러스를 억제해야만 효과를 더 크게 입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추가 임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긴급승인 여부와 관련해 "전문가회의, 유관부처 간의 논의를 거쳐 약효가 입증되면, 특례수입 등의 과정을 거쳐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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