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약개발·근무장소·원격진료 등은 어떻게 될까?

코로나19의 불길이 세차게 지구촌을 여기저기 순회하며 타오르고 있다. 반년도 채 안 되어 6대주 186곳 국가 등에서 5월24일 오전9시 현재 524만827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중 34만1290명이 사망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사망률이 6.5%나 된다.

언제 몇 명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인류는 옛날부터 맨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으로부터 끝임 없는 공격을 받아왔고 숱한 희생을 치르면서 대응해 왔다. 그 과정에서 역사가 바뀐 것이 다반사였다.

고대 산스크리트어(Sanskrit어, 범어)의 명문(銘文)에, 지금부터 3200여 년 전쯤 바빌론(이라크 주변 지역)과 페르시아(이란과 중앙아시아 지역) 및 지금의 인도와 파키스탄 등 광범위한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증상이 독감과 유사한 전염병이 널리 퍼졌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옛날 그리스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그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기원전 431년~404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역병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리스에 전염병이 발생해 무역 경로를 따라 이집트와 리비아 및 에티오피아까지 넓게 퍼졌다는 것이다. 당시 아테네 주민의 25%~30%에 해당하는 7만5000명~10만 명 정도가 역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다. 역병으로 아테네는 결국 토론과 대화로 학문을 꽃피운 문화를 비롯해 사회와 경제가 황폐화 됐고 전쟁에서 패하면서 빠른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 전염병은 발진티푸스나 장티푸스 혹은 바이러스성 출혈열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염병이 인류 역사를 바꾼, 기록으로 전해진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서기 235년~284년에는 로마제국에 홍역·장티푸스 또는 천연두로 짐작되는 역병이 돌아 로마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사망했다. 이 역병은 끝내 로마제국을 몰락시켰고 유럽에 중세 봉건 체제를 불려 들였다.

인류가 겪은 가장 혹독한 전염병은 14세기 유럽지역에 전파된 흑사병이다. 연구결과, 흑사병은 서기 1346년~1353년경 절정에 달했고 아시아 '원'제국에서 유럽으로 전파됐으며 유럽 인구의 30%~60% 정도가 사망했다고 한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7500만 명~2억 명 정도 숨졌을 것으로 추산하고들 있다. 인구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근 200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러니(irony)하게도 유럽의 중세 봉건체제의 붕괴와 종교개혁 그리고 근세 문화의 기초가 된 르네상스(Renaissance) 시대가 새롭게 도래됐다.

20세기 들어서는 스페인 독감이 제일 매서웠다. 1918년 초여름 제1차 세계대전 시, 군부대에서 발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염병은 1920년 6월까지 전 세계로 확산돼 2년 동안 창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서 약 4000~50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 전사자 2050만 명~2200만 명과 1100만 명의 민간인 사망자 추정치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이 질병의 발원지가 스페인이 아님에도 '스페인독감'이라는 병명이 붙은 이유는, 대다수 1차 세계대전 참전국들이 언론을 강하게 통제했던 반면, 참전국이 아니었던 스페인은 당시 전시보도 통제를 하지 않고 이 병에 관한 심각성을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질병으로 1차 세계대전은 서둘러 매듭지어졌고 평화 조약이 체결됐다. 이 일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독감 예방접종 문화가 시작됐다.

미생물의 인간에 대한 공격은 1957년의 아시아 독감(사망자 200만 명), 1968년 홍콩 독감(사망자 100만 명), 1997년 조류 인플루엔자,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 그리고 2020년의 코로나19로 이어졌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지금,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WHO : 물리적 거리두기, physical distancing)'로 대표되고 있다.

즉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행사·모임 참여 자제 등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부득이하게 사람을 만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2m 이상 거리두기 ▷악수는 팔꿈치로 대신하기 등이 권고되고 있다.

기업들은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근무제와 재택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종교계에서도 주말 종교행사(예배·미사·법회 등)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집회를 자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다. 학교 교육도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꿔 학생들은 집에 앉아 수업을 받았다. 심지어 한시적이지만 원격진료까지도 허용됐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말마다 붐비던 다중이용시설은 한산해졌고, 대신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사용량은 크게 늘어나는 변화가 나타났다. 집에만 머무르는 '집콕족'이 급증하면서 무인점포와 온라인 유통 등이 크게 늘어나 호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코로나19 진원지'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도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19는 세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오죽하면,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을까. 원격진료, 재택근무, 온라인 판촉, 온라인 채용, 온라인 수업, 온라인 화상 집회 및 회의 등등, 낯선 문화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일상에 파고들었다. 비대면 언택트(Untact) 시대가 열린 것이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의 물결이다.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서 벗어나더라도 세계 질서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산업이 급격히 재편되고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들 있다. 전통 제조업과 대면(對面) 서비스업 등은 밀려날 것이고,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언택트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견하고들 있다.

'언택트'는 코로나 이전에도 진행되고 있던 개념이지만, 코로나 이후에 보다 더 급격하게 모든 변화의 축이 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로의 변화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세상에서 그것은 일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필수 요소라는 것을 사람들이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언택트'는 선택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얼마만큼 번지고 사람들이 희생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This, too, shall pass away.)'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AC) 시대에 국내 의약업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현재로선 키워드(key word)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원격진료 ▷조제약 유통 방법 ▷의약품 판촉 방법 ▷근무 장소 및 형태 등을 떠올려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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