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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치료 급여 문제로 처방 주저하는 '렌비마'의 속사정

10년 만에 간세포성암에서 등장한 신약 렌비마(렌바티닙)가 후속 치료에 대한 급여 문제로 인해 처방이 원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간세포성암에서 유일한 1차 치료제였던 넥사바(소라페닙)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허가와 급여 등재까지 마친 렌비마. 기존 치료제 대비 확실한 이점으로 간세포성암 1차 치료옵션에 급여를 인정받았지만, 의료진이 렌비마를 처방하는 건 쉽지 않다.

렌비마 '후속치료 급여 문제'때문이다. 렌비마 후속 치료로는 스티바가(레고라페닙)나 카보메틱스(카보자잔티닙)를 쓸 수 있지만, 이는 모두 환자가 100% 본인 부담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국내 허가된 간세포성암 1차 치료제로는 소라페닙과 렌바티닙,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이후 2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레고라티닙은 '소라페닙에 실패한 환자' 대상으로만 급여 투여가 가능하다. 허가사항 상 1차 치료에 국한되지 않고 간세포성암 치료제로서 승인을 받은 소라페닙 역시, 렌비마 이후 2차 치료제로서는 보험 급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렌바티닙 REFLECT 3상 임상연구의 사후 분석에 따르면, 간세포성암 연속치료에서 렌바티닙 이후 2차 약제가 사용되면 대조군인 소라페닙 이후 2차 약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 연장이 확인됐다.

1차에서 렌바티닙을 투여한 환자군의 OS는 11.5개월에서 20.8개월로, 대조군인 소라페닙 1차 치료군의 9.1개월에서 17개월로 증가하여 전체 생존기간은 렌바티닙군이 약 4개월 더 길게 나타났다. 특히 렌바티닙 1차 투여시에 반응을 보였던 환자군에서 후속치료 약제로 소라페닙을 투여 받은 환자의 OS는 26.2개월로 REFLECT 연구 대상 환자군 중 가장 개선된 OS를 보였다.

결국, 렌비마는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급여 환경으로 인해 2차 치료제의 급여 유무에 따라 간암 1차 치료제 선택에 큰 제한을 받고 있다. 

반면 해외 사례들을 보면 렌바티닙 이후 후속치료로 다양한 약제를 제시하고 있다.

2018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렌바티닙은 간세포성암 1차 치료로 권고됐으며, 후속치료로는 소라페닙을 권고하고 있다. 소라페닙과 렌바티닙이 모두 보험이 인정되는 호주에서는 2차 치료제인 레고라페닙의 보험 기준을 '이전 소라페닙 치료 경험'에 국한하지 않고, '이전 TKI 치료 경험'으로 설정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렌바티닙 이후 레고라페닙 또는 카보잔티닙을 후속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2020 ESMO-아시아 가이드라인에서는 렌바티닙 치료 후 카보잔티닙을 포함한 여러 약제들을 후속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달 암질환심의위원회에 렌비마 후속 치료약 급여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임상 데이터가 확보된데다 유관 학회의 의견이 제시되는 만큼 암질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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