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잘렉스 생산라인 구축...2년 내 미국 공급

한국얀센, 아니 본사인 존슨앤드존슨그룹이 향남단지에 위치한 공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한국법인 진출과 함께 만들어졌으니 35년만의 철수 결정이다.

한국얀센 향남공장은 존슨앤드존슨그룹 일부 제품의 동아시아 생산거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한국입장에서는 뼈아프다. 가뜩이나 몇개 남지 않은 다국적 제약사의 좋은 생산시설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실제 얀센 향남공장은 2012년까지 28년간 무재해 기록을 남겼고, 생산혁신을 통해 얀센 아태지역 계열사의 거점 공장으로 발돋음했었다고 얀센 한국법인 측은 설명했다. 2008년 1월에는 존슨앤드존슨 제약부문 생산거점공장에 부여되는 GPSG로 승격되기도 했었다.

이런 공장이 왜 철수 대상이 됐을까. 한국얀센 관계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짧게 말했다. 대략의 이유는 이렇다. 얀센이 보유한 정제, 주사제, 백신 등 다양한 생산시설 중 고형제 생산 네트워크가 현재 과잉상태로 진단됐다. 특히 그동안 항암제, 면역주사제 등 환자들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개발 무게추가 이동해왔기 때문에 고형제의 경우 향후 생산량 증가보다는 축소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분류됐다.

결국 향남공장은 이런 배경에서 철수결정이 이뤄졌다. 현재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제품공정은 국내 제조사나 얀센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런 결정은 국내 합자법인 투자사인 유한양행과 공유된 사안이다. 이 회사는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철수 예정시기는 앞으로 3년 반 정도 남아있다. 그러니까 2022년경이 된다. 한국얀센 측은  이 기간 동안 직원들과 협의해 해법을 찾기로 했다. 퇴직에 따른 보상이나 한국얀센과 모기업인 존슨앤드존슨 차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 등을 마련한다는 방편이다.

얀센 향남공장이 철수하면 한국오츠카, 쉐링(바이엘), 웰화이드코리아 등만 남게된다. 다국적사 한국공장은 이미 손에 꼽을 정도가 숫자가 줄었다. 물론 얀센의 인천 백신공장과 청주 존슨앤드즌손 헬스케어 공장도 그대로 유지된다.

히트뉴스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한국얀센이 향남공장 등을 기반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정받았다면 이런 결정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져봤다.

회사 측 관계자는 "향남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직원들의 일자리 전환 등을 고려해 공장운영 종료 3년 반 전에 미리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소비자나 환자들에게는 이번 결정이 의약품 선택이나 치료에 영향이 없도록 충분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한국얀센은 앞으로도 혁신적 의약품을 공급하는 파트너로 한국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향남공장 생산품은 현재 내수시장과 함께 대만, 홍콩, 베트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8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이중에는 대표품목인 타이레놀도 포함돼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일련번호 바코드나 안전상비의약품 규격 규제 등 한국내 특수한 규제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서는 "외부 제조업체, 내부 제조 네트워크 내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 공급의 연속성을 보장할 계획이다. 기술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안정성 연구도 진행하려고 한다. 현지 또는 수출시장을 위한 제품등록은 공장 운영종료 이전에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향남공장은 이렇게 '바이-코리아'일까. 향남공장만 놓고보면 적어도 그렇다. 하지만 존슨앤드존슨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한국은 아직 뒷전은 아닌 듯하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 얀센백신 공장(옛 베르노바이오텍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컨슈머 제품을 생산하는 청주공장 국내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시장 타깃의 혁신적인 뷰티제품 생산 등 한국시장에 대한 기여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인천공장의 경우 지난해 3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다발성골수종 환자치료를 위한 처방약 다잘렉스 2세대 생산라인도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인천공장은 향후 2년 내 미국시장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좀더 선명하게 "인천공장은 향후 항암제와 백신 생산기지로 더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존슨앤드존슨그룹을 놓고 보면 '바이 향남-웰컴 인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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