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방문 환자 줄어 임상시험 지연에 추가비용 발생
의약품 허가일정까지 영향...코로나19 장기화에 예측 불가능

코로나19로 의약품 임상시험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문제는 임상기간이 늘어나면서 추가 비용발생은 물론 나아가 허가지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확진자가 120명에 달해 코로나19 재창궐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영업활동은 물론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단계에서 나타나는 코로나19 피해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제약사들은 생각보다 양호한 성적을 받아들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이 줄어들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개발·허가에도 여파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 TF에서 의료기관 손실규모 파악을 위해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병원의 2월 환자는 평균 44.5명(-16.3%), 3월 평균 88.9명(-33.8%) 감소했다. 

암환자와 투석환자를 제외하고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약사 개발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기관 방문자 자체가 줄면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파도 가급적 병원을 찾지 않는데,  임상참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더 희박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국내 제약사는 만성질환 위주의 치료제 개발이 많다"며 "항암제도 아니고 만성질환 약 임상에 참여하자고 누가 의료기관을 찾겠냐"고 말했다. 

임상시험 일정 차질에 제약사들은 추가비용 부담과 의약품 허가지연까지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결국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CRO(임상시험수탁기관)과 모집 환자 수와 임상기간 등에 대해 계약을 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계약을 연장, 추가비용이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기관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인증 연장에 따른 비용과, 연구자, 연구간호사 고용 연장 등 인건비 부담도 예산을 넘어선다.     

또한 향후 허가 일정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된다. 

제약사 관계자는 "예정된 스케줄이 있는데, 개발 초기단계인 임상시험부터 어긋나버려 허가일정도 늦어지게 됐다"며 "그만큼 계획한 회사 목표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예측이 안되기 때문에 확실한 일정 수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정부 측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말, 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한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유한양행 조욱제 부사장이 신약개발과 임상시험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토로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 임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연구목적의 임상기관 방문을 원활하게 하는 조치를 마련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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