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닷, 코로나 질병 패턴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
뷰노·루닛 CT 자료로 진단 기술 활용
베네볼런트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돼 팬데믹이 선언된 가운데, 코로나19 퇴치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신종감염병 대응 AI 기술 동향 분석'을 주제로 발간한 바이오 이코노피 브리피(BIO ECONOMY BRIEF)는 이 같은 내용을 다뤘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결합돼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감염병 예측 모델이 등장했고, 더 나아가 사람들의 감염병에 대한 반응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 소스를 활용해 숨겨진 패턴을 찾아 질병 확산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선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가장 먼저 예측한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이 큰 주목을 받았다. 블루닷은 의사와 프로그래머 40여명으로 구성된 회사로, 의료 전문지식과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활용해 전염병을 추적해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이전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유행도 예견했었다.

특히 이 회사는 항공사 발권 데이터를 분석해 감염된 사람의 예상 이동경로를 파악해 중국 우한에서 방콕, 서울, 대만, 도쿄 등의 코로나19 감염자를 정확하게 분석해 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2개국의 정부기관과 의료기관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IT 기업 알리바바는 폐 단층촬영(CT)을 통한 AI 검진시스템을 도입해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AI 기반 이미징 및 진단시스템을 발표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20초 내 바이러스를 탐지할 수 있다.

국내에도 알리바바처럼 CT를 활용한 분석 기술을 가진 곳으로 뷰노루닛이 있다. 뷰노는 엑스레이(X-ray)와 CT 사진과 같은 영상 의료 정보와 생리학적 신호데이터, 전자의무기록(EMR) 등 진단기록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질병 유무를 진단하는 시스템 '뷰노메드'를 개발했다. 지난 2월 강원도 지역 보건소에 코로나19를 선별하는 데 AI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를 설치해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솔루션과 흉부 엑스레이 판독 솔루션을 전 세계 무료 공개했다. 이를 통해 ▲뷰노메드 렁퀀트™(VUNO Med®-LungQuant™)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코로나19 버전(VUNO Med®-Chest X-ray™: COVID-19 Version) 2가지 솔루션은 공식 웹사이트(https://covid19.vunomed.com/)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루닛은 AI 흉부 영상진단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CXR'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의 빠른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 MMG/CXR)는 AI 기술을 활용해 유방암은 물론 다양한 병변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이 가능하며 2019년 유럽 CE인증을 받았다.

중국의 바이두는 리보핵산(RNA)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인 리니어폴드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55분에서 27초로 120배 단축시켰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의 AI 개방형 플랫폼인 바이두 빅브레인과 페이장 딥러닝 플랫폼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이 운영하는 실시간 세계보건지도 '헬스맵(Healthmap)'은 AI를 활용해 질병 패턴을 식별해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진단할 때 우편번호와 같은 환자 정보를 이용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발병한 지역 또는 감염 범위를 식별할 수 있으며, 현재 전염병의 글로벌 현황과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포괄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신약개발 AI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딥러닝(심층 학습) 기술인 GENTRL을 활용해 수 천개 분자를 검토해 코로나19에 적합한 분자 구조를 수백 개로 추려 다른 제약 회사에 공유함으로써 백신 개발의 효율성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제약 회사나 신약 개발 전문가와 협력해 최대 100개 화학물질을 합성하고 실험할 계획이며 1년 내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신약개발 인공지능 기업 베네볼렌트 AI(Benevolent AI)도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존 치료제 가운데 코로나19의 분자 구조와 가장 맞닿아 있는 치료제들을 검색해 바이러스 전염을 제한할 만한 잠재적 치료제로 올루미언트((Olumiant, baricitinib)를 제시했다. 올루미언트는 일라이 릴리(Ely Lilly)의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막는 기전을 가지며, 코로나19의 감염과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제시됐는데, 비슷한 기전의 JAK 억제제들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씨젠은 진단 키트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함으로써 2주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키트 '올플렉스(Allplex 2019-nCoV Assay)'를 개발했다. 이 업체의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는 국내 사용승인뿐만 아니라 미국 긴급사용승인(EUA)과 유럽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도 획득했다. 씨젠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샘플 없이 인터넷에 공개된 유전자 정보를 AI로 신속하게 분석하여 진단키트를 개발했으며, RT-qPCR(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 방법으로 신속성과 정확도를 높여 현재 전세계 30여 개 국가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안세희 정진국제특허법률사무소 주임은 "전 세계적으로 신종 감염병이 계속 창궐함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한 기술개발이 감염병 발병예측, 확산경로, 진단,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복잡하고 다양한 빅데이터로부터 필요한 패턴을 추출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신종 감염병 대응에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국가적 차원에서 AI 기술 투자 및 산업육성 기반 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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