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A 승인 받은 오상헬스케어·씨젠은 진단시약에 국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 고려해야"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오상헬스케어와 씨젠의 코로나19 진단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으로 한층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특히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의 약 43%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은 다국적 기업이 대부분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그 동안 국내 기업이 도전조차 해 보지 못 한 처지였다. 이런 가운데, 비록 코로나19와 같은 응급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사용허가를 받았지만, 미국 규제당국 FDA에 국내 기업의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은 받은 오상헬스케어 진단시약(왼쪽)과 씨젠 진단시약.

물론 EUA를 기회로 섣불리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선전을 기대할 수 없다.

전 세계 체외진단 기업은 다국적 기업 로슈진단(Roche Diagnostics),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bott Laboratories), 다나허 코퍼레이션(Danaher Corporation),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cher Scientific) 5곳이 2017년 기준 약 6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국내기업이 이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첨단의료기기 애널리스트는 히트뉴스에 국내 체외진단 기업이 그동안 미국 등 헬스케어 선진국 진출에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체외진단은 진단장비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미 글로벌 업체들의 장비를 쓰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글로벌 기업 장비를 빼고 국내 기업 장비를 넣는 건 감가상각, 전문인력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애널리스트는 "(체외진단 기기에 대한) 레퍼런스 문제도 있는데, 체외진단기기는 브랜드 파워가 특히 중요한 곳"이라며 "헬스케어는 소비재와 다르게 인허가, 유통까지 밸류체인이 많아 중소기업들이 그 나라에 자리 잡은 기업과 직접 경쟁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분석대로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엔 갈 길이 멀다. 2018년 마켓트앤드마켓(Marketsandmarkets)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체외진단 시장은 2018년 8억940만달러(약1조1000만원)에서 연평균 7.7% 성장해 2023년 11억7450만달러(약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북미 지역 2023년 체외진단 시장 규모 361억6780만달러(약44조6000억원)다. 이는 국내 체외진단 시장보다 약 30배 가량 크다. 

실제로 오상헬스케어와 씨젠이 코로나19로 EUA를 받은 분야는 핵산추출기구, 핵산추출키트, 진단시약, PCR장비 중 진단시약에만 국한돼 있다. 진단시약의 경우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할 때마다 사용되는 소모품으로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 용이한 분야다. 때문에 향후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30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 글로벌 체외진단업체는 현장진단, 대용량 검사는 물론 항체진단 방식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기업은 현재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지는 기업이 보편적인데, 향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거나, 현재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기업과 인수합병이나 기술이전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19일 기준 의료기기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체외진단검사기기를 제조하거나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총 37곳이다.

노블바이오, 어큐진, 바디텍메드, 바이오니아, 아람바이오시스템, 어핀텍, 오상헬스케어,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 제놀루션, 진올바이오테크놀로지, 케이에이치메디칼, 한울티피씨, 바이오세움,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SML제니트리, 다우진유전자연구소, 랩지노믹스, 바이오코아, 수젠텍,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영동제약, 아이원바이오, 원드롭, 웰스바이오, 젠바디, 젠큐릭스, 진매트릭스, 티씨엠생명과학, 피씨엘, 휴마시스, 팍스젠바이오, 미코바이오메드, 진시스템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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