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원가 줄이지 않으면 도약단계 걸림돌로 작용

'영업이익'은 기업체 영업(total marketing) 활동의 목적이자 꽃이요 열매다. 이러한 연유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인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이, 제약회사들의 마케팅활동(영업) 결과를 평가하는 중심 지표가 되고 있다. 이 비율은 높을수록 좋고 낮을수록 나쁜 것으로 인식된다.

요즈음 신약 연구개발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들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애지중지되는 까닭은, 특허 받은 신약의 독점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부가가치 핵심 요소)의 극대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그렇게도 어려운 신약 연구개발에 매달리겠는가.

2019년 주요 30곳 상장 제약회사들의 2019년 평균(단순) 영업이익률은, 10.4%로 나타났다. 최고 36.7%에서 최하 –0.4%로 격차가 매우 심했다(DART.FSS 2019년 어닝시즌 공시자료 참조).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됐을까? 그 원인이 뭘까. 제약회사들은 하나같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갈구하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텐데도 말이다.

그 이유와 원인을 찾기 위해, 우선 상장 제약회사들 중 매출액 기준으로 대표적인 제약회사들 30곳을 선정하여 영업이익률 순위로 정렬해 봤다. 공교롭게도 10%이상이 15곳(A-1그룹), 7.5%이하가 15곳(A-2그룹)이었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상품원가를 파악할 수 없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주목해야 할 비목(費目)으로 제품원가, 상품원가, 인건비, 여비교통비, 광고·선전비, 판촉·접대비, 경상연구개발비, 제반수수료 등 8개를 선정했다. 통상 이들의 비용지출 규모가 타 비목들보다 상당히 커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연구개발비, 인건비, 여비교통비 및 지급수수료는 판매비와관리비 항목 이외에 제조원가 항목에도 포함되는 비목이지만 제조원가에 해당하는 비목의 지출비용은 제품원가에 반영되므로, 이들 비목은 판매비와관리비 항목분만 집계·분석했다. 판매비와관리비의 각종 비목에 대한 비율은 모두 매출액에 대한 비율이다. 예컨대, 인건비비율은 '인건비÷매출액×100'의 계산식으로 산출됐다.

제품원가는 제약회사가 자체 제조한(자가 생산이든 위탁 생산이든 불문) 제품의 판매 원가이며, 상품원가는 타사가 만든 제품을 구입한 상품의 판매 원가를 말한다. 인건비는 급여와 퇴직급여 및 복리후생비의 합계다. 지급수수료는 영업대행과 위탁판매, 특허 및 상표 등의 출원과 등록, 부동산 매매 및 기타 업무 등을 맡긴 대가로 지급된 요금을 말한다.

'그룹'별, 비목별 평균과 제약회사 30곳 전체의 평균 등은 가중평균이 아닌 단순평균을 적용했다. 가중평균으로 하면 제약회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절대금액 크기가 30곳 전제의 평균 영업이익률과 비목별 평균 비율 등에 착시 현상을 발생케 함으로써, 그 평균과 각각의 제약회사들의 비목비율과 비교 분석에서 오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시자료 중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단독 개별 재무제표 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이유는 연결재무제표에는 모(母)기업인 제약회사 이외의 잡다한 각종 자회사 재무제표 자료가 함께 섞여 있어, 연결재무제표 자료로 분석할 경우 모기업인 제약회사 자체의 분석이 자회사들의 실적여하에 따라 크게 왜곡될 수 있고, 또한 30곳 제약회사들 중 3분의1인 10곳의 제약회사들이 단독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있으므로 비교 상 형평성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위 [표]를 보면. [A-1그룹]과 [A-2그룹] 간, 아주 확연하게 대비되는 것이 있다. '영업이익률'과 '상품원가율'이다.

[A-1그룹]의 영업이익률은 16.1%로 매우 높았지만, [A-2그룹]은 4.0%로 아주 낮았다. 두 그룹간의 간극이 4배 이상이나 벌어져 있다.

[A-1그룹]의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36.7%나 됐다. 하나제약이 21.4%, 대한약품 19.9%, 삼진제약 18.2%, 환인제약 16.6%, 유나이티드 15.6%, 한올바이오파마 15.6%, 대한뉴팜 15.4%, 경동제약 15.2%, 동국제약 14.4% 그리고 휴온스가 14.4%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이들 제약회사는 갈수록 떨어지기만 하는 보험약가의 수렁 속에서, 무풍지대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A-2그룹]의 유한양행과 GC녹십자 및 대웅제약은 2.8%~3.7%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이러한 두 그룹간의 큰 차이의 원인을, 위 [표]의 비용비율 분석 자료를 통해 살펴봤다. 비목비율 중, '상품원가율' 이외 딱히 집히는 것이 없다.

제품원가율은 [A-2그룹](30.1%)이 오히려 [A-1그룹](38.4%)보다 8.3%나 낮았다. 인건비 비율(A-1그룹 13.0%, A-2그룹 11.3%)과 지급수수료 비율(A-1그룹 8.4%, A-2그룹 4.0%)도 [A-2그룹]이 더 낮았다. 경상연구개발비는 [A-2그룹](7.6%)이 [A-1그룹](4.4%)보다 3.2% 더 높았지만 이로 인해 양자 간의 영업이익률에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봐지지는 않는다. 여비교통비율과 광고선전비율 및 판촉접대비율 등도 유의적인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상품원가율은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A-1그룹]의 상품원가율은 불과 7.6%였다. 그러나 [A-2그룹]은 31.5%로 나타났다. 이 상품원가율 격차도, 영업이익률 간극과 거의 같은 4.1배나 벌어져 있다.

[A-1그룹] 중, 셀트리온, 하나제약, 대한약품, 삼진제약, 유나이티드,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알리코제약 등의 상품원가율은 '0'이거나 '0'에 가까웠다. 이에 대해, [A-2그룹]의 제일약품은 64.4%, 유한양행은 61.3%, 한독이 39.8%, GC녹십자가 39.0%, 종근당이 36.3%로 높았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토종 제약업계의 영업이익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상품원가율'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문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도약단계(the take-off stage)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 같다.

흔히 연구개발비 증가 문제가 요즈음 제약업계의 영업이익률을 끌어내리는 주범으로 인식들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위 [표]의 30곳 제약사들 중, 한미약품(19.0%), 동아에스티(12.1%), 삼천당제약(12.1%) 및 셀트리온(11.9%) 등 4곳 제약회사들을 제외하고 경상연구개발비 비율이 10%가 넘는 곳이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높은 상품원가율 과제는, 제약회사들의 영업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무거운 짐을 그대로 등 뒤에 매달고 국내 토종 제약바이오업계가 세계를 향해 날아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업이익률이 낮은데 어떻게 그 제약회사들이 강한 날개의 힘을 기를 수 있겠는가.

분명한 것은 상품원가율, 상품매출 비중을 하루빨리 줄여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 비율과 비중이 높은 제약회사들은 앞으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상품매출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이와 함께 생산수율(生産收率, yield) 향상과 생산설비 가동률 제고 등을 통한 제품원가 절감, 영업인력 능률 향상 조치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생산수율과 생산설비 가동율 그리고 영업인력 능률 등은 영업이익 증대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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