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정책 전환 요구 "5부제 유지하되 대리구매 전면 확대"
"KF80 공급 유보하라… 국민들, KF94 또는 납득할 가격 원해"
"품질 중심 · 국민 수요 반영한 공급 정책 전환 요구"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 이하 약사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 이하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에 공적마스크 공급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양적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국민 요구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약국은 여전히 업무량 증가와 소비자 민원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이유에서다. 품질 중심의 국민 수요를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약사회 주장.

KF80 보건용마스크 생산확대벌크 포장 단위의 공급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약사회는 "이 정책들은 국민의 요구에 맞지 않고, 약국에 일방적인 부담만을 강요하는 정책"이라며 "더 이상 회원 약국의 참여나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벌크 포장 단위의 공급 물량은 유통업체에 공급 중단을 요청하고 일선 약국에서는 수취받지 않도록 입장을 예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약사회는 9일 오후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책 전환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긴급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코로나 19 확산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지만,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과 코로나 19 확산 방지, 국민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는 공적마스크 공급 정책을 정부 당국이 발전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했다.

약사회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물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국민 수요 반영 등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1~2매 단위 소포장 생산확대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책 수립 ▷KF80 생산확대 정책 중단, KF94 등급 중심 생산 유지 ▷5부제 구매제 유지, 대리구매 범위 확대 등을 요구했다.

약사회는 "마스크 구매 5부제가 시행된지 한 달이 경과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 79%가 '마스크 구입이 어렵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적마스크 판매가 조기에 성과를 나타낼 수 있기까지는 약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했다.

히트뉴스는 대한약사회의 입장을 정리해봤다.

1~2매 단위 소포장 생산확대=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적마스크는 1~2매 단위로 생산돼야 한다. 1~2매 소포장으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 조달 가격에 인센티브를 반영하고, 벌크로 생산되는 제품의 물량을 축소하고 사용처를 교육부, 선거관리위원회, 관세청 등 정책 목적으로 한정해 유통해야 한다.

현재 공적마스크로 공급되는 물량의 약 40%는 벌크 포장으로 제조돼 유통업체 또는 약국에서 2매로 소분하고 있다. 벌크 포장은 소분 과정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소비자가 제조업체, KF 등급,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도 없다. 

1~2매 단위 소포장 생산확대
1~2매 단위 소포장 생산확대

공급 안정에 따라 일단 구입부터 하고 보던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포장과 품질을 비교해 구매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책 수립=일부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공적마스크는 오염, 이물질 검출, 머리끈 탈착, 다빈도의 수량 부족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구매거부 및 반품 요구, 소비자 항의가 급증해 약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책 수립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대책 수립

마스크 품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기준에 적합하지 못한 제품의 경우 공적 마스크 공급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약국이 감당하고 있는 관련 불량제품 및 수량 부족 제품에 대한 반품 및 보상을 요청한다. 

KF80 생산확대 정책 중단, KF94 등급 중심의 생산 유지=정부와 기업이 협조체계를 구축해 MB 필터 수입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 설비 증대로 원료 수급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다. 

KF80 중심 공급 정책을 유보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KF94 중심 생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만약 이 정책을 유지하려면 약국에만 부담을 떠넘길 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나 설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방역 마스크의 주원료인 MB 필터 부족으로 KF94를 KF80으로 전환해 공급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수 국민들은 KF94 마스크가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KF94 제품과 동일한 가격인 1500원에 KF80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판매하는 약국에는 민원을 제기하고 구입을 거부하거나 수시로 반품을 요구하고 있다.

5부제 구매제 유지, 대리구매 범위 확대=지난 6일부터 공적마스크 대리구매 범위가 학생, 입원환자,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중 요양시설 입소자까지 확대됐다. 

공적마스크 생산량 증가로 약국의 재고는 여유가 생겼고 제한 없는 대리구매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지속되고 있다. 

5부제 및 1인당 주 2매 정책은 유지하되 국민 구입 편의를 위해 대리구매 범위를 전면 확대(대리인 구입 당일에 주민등록상 모든 동거인, 가족관계등록부상 비동거 직계 존비속 대리구매 허용)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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