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억제·세포진입방해·면역회피'란 열쇠로 자물쇠 푸는 중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코로나치료제 개발 동향 제시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전략은 ▲바이러스 복제를 막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내 진입 차단 ▲면역회피 기전 및 면역조절하는 기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개발팀은 27일 '언제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올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 상황을 정리했다.

코로나19가 우리 몸에 있는 숙주세포를 통해 감염되기 위해선 세포 표면 단백질(receptor)과 코로나19의 스파이크(spike) 단백질이 결합해야 한다. 결합 후, 코로나19는 세포 안으로 들어와 유전물질(RNA)을 자기복제(self-replication) 과정을 거친다. 복제된 유전물질을 바탕으로 자기 복제를 거친 코로나19는 우리 몸 속 세포 밖으로 나와 다량의 바이러스로 방출된다.

히트뉴스는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어떤 기전으로 진행되는지 정리했다.

렘데시비르 등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전략=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려고 시도했던 ‘렘데시비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과 80% 유사한 SARS-CoV의 단백질 구조 분석법으로 관찰한 결과, 렘데시비르는 특정 코로나19 유전자부위(RdRp, TMPRSS2)에 동시에 결합해 바이러스 자기복제(self-replication)를 억제하거나 우리 몸 속 바이러스 침입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경북대학교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

렘데시비르와 같이 코로나19 유전자 부위를 타깃으로 삼는 또 다른 약물은 항인플루엔자 치료제 아비간(파비피라비르)이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 화학이 개발한 항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RNA 바이러스 복제를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국내 도입되지 못 했지만, 중국에서는 340명 규모 임상3상이 진행됐다. 중국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비간 투여군은 평균 4일 만에 회복세를 보였으며, 폐 상태 회전도 역시 9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제(protease)를 타깃으로 해,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국내에서는 오프라벨로 일부 코로나19 치료제 환자에게 쓰이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19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 했다.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은 바이러스 복제를 막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아직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물질이다. 최근 프랑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바이엘이 보유한 클로로퀸에 대해 소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클로로퀸을 복용한 지 6일 후 전체 환자의 25%만이 바이러스 양성 결과를 보였다. 다시 말해 75%의 환자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국내에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아산병원도 20일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바이러스 세포 진입 자체를 막는 백신 개발=코로나19가 생존하기 위해선 스파이크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19가 주로 특정 숙주세포에만 감염되는 데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수용체 결합 영역(RBD)의 아미노산(단백질 기본 구성단위) 서열에 따라 수용체(receptor) 결합 능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를통해 세포를 감염시키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수용체(인간 세포에 있는)에 결합기 위해선 RBD의 479번째와 487번째 아미노산이 보존돼 있어야 한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용해 코로나19 세포 진입 자체를 막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가령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만을 표적(항원)으로 삼는 백신(항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백신 물질로는 DNA, RNA,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이 개발되고 있으며 유전자 백신을 개발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모더나, 이노비오가 있다.

면역회피 기전 및 면역조절=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사이토카인 폭풍을 조절하는 면역억제제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악템라(토실리주맙)는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 받은 약제다. 때문에 기존 렘데시브르 등과 같이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약제는 아니다. 다만 코로나19의 주된 사망원인이 급성 폐렴이기 때문에, 이 같은 폐 손상을 막을 수 있는 약제로 기대된다.

악템라는 인간화 IgG 단클론항체로 가용성 IL-6 수용체(sIL-6R) 또는 세포막 결합된 IL-6 수용체(mIL-6R)에 결합해 IL-6와 매개된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악템라가 폐 손상을 막는 기전은 이렇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교란돼,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일어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면, 우리 몸에선 면역세포와 이러한 면역세포에 관여하는 각종 신호물질이 과도하게 생산되면서 위험한 증상을 나타낸다. 코로나 19에서 대표적인 사이토카인으로 인한 증상은 급성 폐렴이다.

악템라는 코로나 19 환자를 대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 인터루킨 6(IL-6)의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앞서 중국 연구진은 코로나 19의 주요 지표로 IL-6를 마커로 사용해 왔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CAR-T 치료제의 주요 부작용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17년 FDA는 악템라를 CAR-T 치료 부작용(사이토카인 폭풍)을 막는 약제로 허가했다.

또 다른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JAK 억제 기전을 가진 올루미언트(바라시티닙)케브자라(사릴루맙)가 염증성 물질을 억제해 사이토카인폭풍을 막아 코로나 19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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