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마스크 공급하고 싶다"…당국, 귀담아야
"우리도 마스크 공급하고 싶다"…당국, 귀담아야
  • 류충열 유통전문기자
  • 승인 2020.03.16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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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끊길 수 있다는 불안·초조, 당국은 알까 모를까
행정 편의성에 앞서 공적 평등성이 우선 고려됐으면

지난 9일 공적 마스크 5부제 약국 판매 시행 첫 날, 난데없이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SNS 등을 타고 급속히 퍼져 나갔다.

'지*영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 '조** 회장은 영부인 김**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이다', '조** 회장과 김** 여사와 국회 손** 의원은 숙명 라인이다. 숙명 카르텔 관계다', 심지어 '조** 회장의 남편인 최** 공영홈쇼핑 대표는 문 캠프 사람이다', '독점 문제가 불거지자 백*약품도 끼워 넣었는데 이 백*약품도 사실상 지*영의 계열사다'라는 등의 소문까지 떠돌았다.

이에 덧붙여,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 마스크의 약국유통에 대한 특혜 의혹 조사를 바랍니다'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물론 이러한 소식들은 다 가짜다. 조** 회장과 숙명여고 동창 관계, 숙명 카르텔 관계, 공영홈쇼핑 대표가 조**회장의 남편, 백*약품은 지*영의 사실적 계열사 등, 모두가 하나같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당일 밝혀졌다.

이 SNS 가짜뉴스는 폭발력이 대단했다. 한 때 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청와대가 곧바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진화시켰다. 기획재정부는 지*영에 대한 공적 마스크 공급권 특혜와 관련해 해명성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방송사(CBS)는 지*영의 조** 회장에게 그 사실 여부와 자초지종 등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확인했다.

그런데 이러한 가짜(fake)뉴스로 인해, ▷마스크에 대한 공적 물량 비중 ▷공급 루트 ▷도매유통업자 선정 이유와 그 과정 ▷당국의 마스크 구매 가격과 도매유통사들에 대한 공급가격 ▷마스크 소분과 배송 과정 등에 대한 유통업계의 힘든 수고 상황 등과 같은 실상이, 전 국민 앞에 소상히 드러났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만약 가짜뉴스가 없었더라면 앞서 언급한 이러저러한 '팩트'가 알려지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4일 경기 용인시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 (주)제이피씨를 방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4일 경기 용인시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 (주)제이피씨를 방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같은 가짜뉴스 소동에서, 한두 가지 짚어 볼 것은 있다.

첫째, 왜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을까. 그 원인은 무엇일까. 여기서 키워드는 '특혜'다. 국민은 '특혜'라는 단어에 치를 떤다. 특혜의 첫머리는 '선택'이다.

정부로부터 공적 마스크 공급권의 75%를 '선택'받았다면, '돈을 벌고 못 벌고' 간에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특혜로 보기 십상일 것이다. 게다가 공적 마스크는, 아무리 이문(利文)의 폭이 낮고 좁으며 유통과정의 수고가 크다고 해도, 결국 사고 파는 이권(利權)이 걸린 상품이 아닌가.

결과론이지만 어차피 지금 15곳(지*영, 그 컨소시엄 13곳, 백*약품)의 도매유통사들이 공적 마스크를 약국에 공급하고 있을 바에야 차라리, 특정 초대형 유통사 하나를 찍은 후, 재하청식의 컨소시엄과 또 하나의 초대형 유통사를 추가하지 말고, 애초부터 이들 15곳의 유통사를 찍든가 아니면 의약품유통협회로부터 30~50 곳의 유통사를 추천받아 공적 마스크를 공급토록 했다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했던 '공적 마스크 유통 특혜 시비 사태'는 분명 아예 발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태는 당해 정부 당국의 행정 편의주의가 빚은 해프닝이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지난 9일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성 '보도참고자료'를 보면, '약국 유통업체를 지*영·백*약품 2곳으로 선정한 것은 유통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적·관리하고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담업체의 관리·유통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돼 있는데, 이는 행정 편의적 발로로 보인다.

이 중 특히,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체 2곳을 선정했다고 하는 점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공적 마스크 유통의 부작용이 '매점매석이나 폭리'라니 논리적 판단의 비약이 놀랍다.

당국(조달청)이 공적 마스크 공급 수량 및 유통 과정을 철저히 관리할 테고, 공적 마스크의 약국 판매 가격도 공개돼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도매유통사들이 공적 마스크를 매점매석할 수 있고 폭리를 취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와 같은, 논리가 맞지 않는 매점매석과 폭리를 효율적으로 방지할 목적으로 유통업체를 다수 선정하지 않고, 물류 규모와 그 능력 및 약국 거래처수 등에서 1~2 등을 하고 있는 단 2곳의 도매유통사만 선정했다고, 당국이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둘째, 히트뉴스가 취재한바, 공적 마스크 유통 '컨소시엄'에서 제외된 중견 OTC 도매유통사들도 '공적마스크 공급'을 갈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장 큰 이유가, 거래 약국들이 '마스크를 공급해 달라'며 항의하는데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기존 거래관계의 훼손을 심히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거래의 속성으로 볼 때, 그 이유가 지극히 타당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거래 금액이 줄어들거나 아주 끊기면 어떻게 하나' 하면서,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전전긍긍하고 있는, 소외된 도매유통사들을 보살펴야 할 곳은 정부 당해 당국들 아니겠는가.

행정 편의성과 효율성도 물론 고려해야 하겠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평등 가치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것이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능력 있는 대기업만 필요한 존재고 중소기업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 공적 마스크 공급사를 확대한다고 문제가 될 것은 오로지 '행정관리에 손과 시간이 좀 더 간다는 것' 즉 '편의성 등이 떨어진다는 것' 이외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적 마스크 공급사를 대폭 늘린다 해도, 약국에 대한 마스크 공급시간이 지금보다 더 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통사들의 업체 규모가 크든 작든 마스크 물류는 '생산업체→(대·중·소)유통업체→약국'으로 동일하게 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의 본거지와 크기에 따라 마스크 공급 바운더리(boundary)와 약국 수만 유통업체의 능력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따라서 당해 당국은 예컨대 중지를 모을 수 있는 '의약품유통협회'의 추천을 받아 공적 마스크 공급사를 대폭 확대하는 등, 중소유통사들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필요와 책임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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