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적응증은 '헬리코박터 제균'… 소화기 치료영역 확대
"P-CAB 제제가 PPI 제제 대체?" 각사 전략 · 급여 여부 변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치료 영역 확대(적응증 확대)가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캡의 행보는 기존 치료제 'PPI 제제' 보유사들에게도 관심사다. 새로운 약물 기전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신약이자 '30번째 국산신약'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적응증 '네 개' 쥔 케이캡… 첫 P-CAB으로 단숨에 '블록버스터' 

씨제이헬스케어 케이캡정(30정 및 300정)제품 사진
(사진제공=씨제이헬스케어)

한국콜마 관계사인 씨제이헬스케어(대표 강석희)는 식약처에서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추가된 적응증은 '소화성 궤양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이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혹은 H. pylori)은 위장점막에 주로 감염돼 만성위염, 위궤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GERD),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위궤양 치료에 이어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요법까지 네 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특히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의 제균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은 케이캡이 처음.

케이캡은 지난해 3월 발매돼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전, 식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 ▷우수한 약효 지속력으로 야간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점 등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

국내개발 신약 중 발매 첫해 가장 많은 처방액인 '264억 원'을 기록했다. 단숨에 블록버스터 약물이 됐다. 종근당과 공동 판매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요법 등 적응증 추가 확보에 도전하고 있다.

 

PPI와 케이캡 적응증 비교하니… "더 갖겠단 이유 있네"
여전히 막강한 PPI 장벽을 뛰어 넘을지 "지켜봐야"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케이캡은 시장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빨리 컸다"는 평가를 받지만 기존 PPI 치료제 실적은 줄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PPI 제제의 영향력은 '그대로'라는 의미다.

지난해 케이캡은 출시 당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적응증을 갖고 있었고 그해 7월 ▷위궤양 치료 적응증이 추가돼, 3개에 그쳤다. 케이캡이 적응증을 추가 확보하는 게 향후 PPI 제제와 대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PPI · P-CAB 품목 보유 효능효과 현황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 기준 및 각 사 업체 현황 취합)
PPI · P-CAB 품목 보유 효능효과 현황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
기준 및 각 사 업체 현황 취합)

일례로 시장 1위 제품인 '란스톤'은 ▷활동성 십이지장궤양 ▷활동성 양성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재발방지를 위한 헬리코박터필로리의 박멸 ▷십이지장궤양 치료 후 유지요법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s) 유발성 위궤양 ▷NSAIDs 유발성 위궤양 발생위험 감소 ▷위식도역류질환 관련 증상 ▷미란성 역류성식도염 치료 및 치료 후 유지요법 ▷졸링거 엘리슨 증후군을 포함한 병리학적 과분비상태 등 총 10가지에 달하는 적응증을 갖고 있다.

시장 2 · 3위 제품인 '넥시움', '에소메졸' 등 에스오메프라졸 제제도 총 6가지의 적응증을 보유했다.

PPI 제제 보유사 관계자는 "케이캡이 PPI 적응증을 모두 확보한다면 위협적이다. 각 회사마다 대응 전략은 다르지만 의료진 성향 상 P-CAB과 PPI를 고루 처방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제 케이캡이 미란성, 비미란성, 위궤양에 헬리코박터 제균까지 적응증을 확보했으니 기존 PPI의 처방영역과 비등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케이캡이 PPI 제제의 입지까지 잠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PPI 제제는 시판된 지 오래돼 의료진의 선호도와 임상 데이터를 갖췄다는 게 보유사들의 판단이다.

아울러 위궤양·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는 ▷H2b(H2 수용체 길항제) 계열 ▷PPI 계열 ▷P-CAB 등 다양한 계열 약물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해 'NDMA 사건'으로 라니티딘 품목의 퇴출로 인한 처방 변경으로 PPI 제제가 수혜를 입기도 했다.

급여 확대 여부가 케이캡의 영향력 확대에 키 포인트다.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은 현재 환자 전액 본인부담 해야 한다. 회사는 급여 확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국내 허가를 받은 또 다른 P-CAB 제제인 한국다케다제약의 '보신티'는 시판 시기를 조율 중이다. 대웅제약의 P-CAB 제제 '펙수프라잔'(임상명 DWP14012)은 지난 1월 식약처에 허가 신청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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