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허혜민 연구원 등 분석 보고서
"시밀러와 고가 희귀약·항암제는 상대적으로 안전"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유력 주자인 바이든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약가인하 공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은 강력한 약가 인하보다 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약가 인상을 제한하는 공약을, 트럼프는 신약 승인규제 완화·제네릭 경쟁 유도 등 신약 개발과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공약을 내세웠는데, 강도의 차이일뿐 두 후보 모두 약가인하 정책을 외치고 있다는 점이 골자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허혜민 연구원 등은 '미국대선과 헬스케어' 리포트를 통해 "의료비·약값 부담이 타국가에 비해 높은 미국에서 의료복지 대선 공약은 투표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슈로,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확산되면서 두 후보가 내건 공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허 연구원 등에 따르면,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잡은 바이든은 지지율이 42.3%까지 상승했고, 블룸버그·워런까지 경선 중단을 발표하면서 바이든·샌더스 대결로 가시화됐다. 

슈퍼화요일 경선 투표자들은 후보자들의 헬스케어 공략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의 1인당 연간 의료비는 타 선진국 의료비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 보도에서 2018년 미국인 1인당 연간 의료비는 1만586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같은 선진국인 영국(4070달러) 대비 160%나 높은 수치다.

허혜민 연구원 등은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의료공약 중 바이든이 내건 정책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가장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케어 연장선에서 발전된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미국 보험사와 제약바이오 업계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약가상승 제한은 제약사 수익성 유지로 이어져 국내 신약개발사들의 기술 수출에도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중산층·저소득층·불법 이민자 등에 대한 의료보험 범위를 확대하는 공약이 의약품 수요 증가·신제품 도입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활발한 기술 수출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약가 인상을 제한하면, 수익성이 호전된 제약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 연구원 등은 "해외 건강보험 업체와 제약·바이오 업체에 긍정적이며, 국내 신약개발사들의 기술 수출에도 우호적인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케어 전면 폐지로 다소 부정적 여론을 형성한 트럼프는 유연한 신약 승인정책·경쟁유도로 신약개발·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580개 약가를 8%대로, 2019년 486개 약가를 5.2%로, 올해 250개 약가를 5.2%로 인상하는 등 약가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트럼프가 추진한 신약 승인규제 완화 정책 결과, 신약 승인 평균건수는 36건(2018~2016년)에서 55건(2017~2019년)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신약 승인에 우호적인 인사를 미국 FDA(식품의약품청) 총책임자로 임명했고, 대리 평가변수·희귀의약품 지정·심속심사 등의 제도도 적극 활용했다.

이와 관련, 허 연구원 등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 FDA 시판허가 승인을 받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사례를 언급했다. 또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이 미국 FDA 승인을 받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CMO)으로 인한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 미국 FDA 시판허가 신청 예정인 메지온의 유데나필·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등도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연구원 등은 "이 외 2·3상 후기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공화당 모두 강도의 차이일뿐 약가인하 정책을 외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와 고가 희귀의약품·항암제 신약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태다. 허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법안이 계류 중인데, 대선 이후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내 시밀러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고, 신속한 출시가 가능한 희귀·항암제가 선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