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 "새로운 방역 끝까지 완수할 것"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자유주의 국가다. 그 특성을 살리는 방역체계를 구축 중이므로, 어떤 사람에게는 낯설고 어설프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새롭게 추진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방역을 하다보니 의심이 들 수 있다. 과거 방식의 방역은 쉽고, 고통도 적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대에 맞게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면서 우리 사회의 이동권과 자유로움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큰 힘은 방역에 참여하는 우리 국민의 높은 수준이다. 이게 없었다면 새로운 방역은 불가능했다. 이제 이 시대에 맞게 전세계 주목을 받으며 (방역을) 끝까지 완수해나가고 싶다." 

이는 12일 오전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발언이다. 여야 의원의 질책과 격려가 쏟아진 이날 회의에서 박 장관은 전체 감염 트렌드를 예의주시하면서 새로운 방역을 끝까지 완수해내겠다는 다짐을 거듭했다.

이날 임시회의는 여야 합의로 수정 의결된 보건복지부 소관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 4조5879억원과 응급의료기금운용계획변경안이 상정·의결됐다. <관련 기사: 복지부 소관 코19 추경 4조5879억원 "55% 증가">

김승희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에 따르면, 이번 추경안에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음압병실) 120병상 추가(420억원) △전국 5개소에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120억원) △질병관리본부와 각 시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분석 장비 확충(108억원) △개인보호구 구입 금액 확대 편성(1000억원) △의료진 활동수당 신규 편성(195억원) △역학조사관 처우개선(3억 2천만원) △보건소 구급차 지원사업(301억원) 등이 포함됐다.

또 △의료기관 경영 안정화 융자자금을 위한 긴급 지원금 5000억원과 △의료기관·약국·격리시설 등의 손실보상금 4060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비(1080억원) △생활치료센터 운영비(348억원) 사업도 긴급 편성했다. 

이후 진행된 대체토론에서는 마스크 증산 계획, 코로나19 사태 진정 지표, 콜센터 등 수도권 방역 대책, 마스크 사용 억제 대책, 방호복 등 보호구 부족 문제 등이 언급됐다. 

오제세 의원

먼저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지금 마스크 원자재 파동이 나기 직전이다. 원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 마스크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데, PP 생산 공장에 불이 나서 공급이 안 되고 있다고 들었다. 마스크 증산 방안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멜트블로운(MB) 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나노필터를 오늘 성능 테스트하고 있다. 나노 필터 성능 자체는 MB필터 못지 않게 좋게 나왔다. 다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실험하고 있는데, 나노필터가 대체제로 승인되다면 600만장 이상 증산이 가능하다"며 "원자재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수입자재도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제세 의원은 마스크팩 제조사를 마스크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마스크팩을 제조하는 회사에 10억원 정도의 시설비만 투자하면 마스크 생산시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마스크팩 제조사 현황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다"면서 "정부 내에 마스크TF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 마스크 생산을 좀 더 늘리고, 수입 원자재·원료 확보를 위해 백방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
신상진 의원

미래통합당 신상진 의원은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를 언급하며, 코로나19 안정 지표에 대해 질의했다. 박 장관은 △신규환자 수와 퇴원자 수가 역전되는 시기 △전체 확진자 중 입원 등 치료받는 환자 수와 완치자 수를 비교해 완지차가 남은 환자보다 더 많아진 시기를 안정 지표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신상진 의원은 "정부가 실책했다. 구로 콜센터·신천지를 예상이나 했느냐. 무증상도 감염이 가능한 상황이다. 감염원을 어떻게 차단할지에 따라 종식 지표가 나오는 거다. 또, 중국을 포함해 모든 나라에서 우리를 차단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하면서 수치상으로 증가폭·퇴원 수를 따지고 있느냐. 어디선가 다시 폭발적으로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지난 주에 대구에 다녀왔는데, 체온계와 방호복·AP 가운 등 모자라는 물품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며 "콜센터는 전국에 2000여개가 넘는다. 이걸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 예배 금지를 강제로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하철만 봐도 사람들이 꽉꽉 차 있다. 진단키트는 잘 만든느데 필터는 빨리 못 만드느냐. 대책을 속시원하게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희 의원(좌)과 박능후 장관

미래통합당 김승희 의원은 "수도권에서 뇌관이 터지고 있는데 콜센터 말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느냐"며 수도권 방역 대책에 대해 질의했고, 박능후 장관은 학원·클럽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언급했다. 

김승희 의원은 "우리나라 사망자 수가 전체 인구대비로 따지면 전세계 2위다. 지금은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정치적 발언을 할 때가 아닌 방역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공무원들이 열심히 하는데 복지부 장관이 이미지를 다 깎아먹는다"고 힐난했다. 

박능후 장관은 "드러난 환자가 많아지면 인구대비 확진자 수도 많아진다. 환자를 얼마나 많이 드러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많은 검사로 환자를 드러내고 있다. 특정한 나라를 지목하지는 않겠지만, 그 나라에선 보험당국이 드러난 환자보다 확진자 수가 10~50배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를 안 해서 환자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이어 "환자 수가 많다는 건 검사를 많이 해서 드러났다는 객관적 사실이다. 자화자찬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일규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마스크가 정작 필요한 진료현장에는 부족하고, 국민은 마스크 구매를 위해 고생하는데 마스크 사용 억제대책이 같이 가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박 징관은 "의원 말이 맞다. 다만 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의료진에 우선 공급하고 있어 의료계는 사실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언급되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중 렘데시비르 효과가 가장 괜찮은 것으로 안다. 언제쯤 쓸 수 있는 것이냐"면서 "클로로퀸의 경우 현재는 말라리아에만 쓸 수 있는데,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장관은 "임상위원회에서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약물 중심으로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안한 뒤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 입장에서 냉철히 봐야 한다며, 국내 유통되는 방호복 수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주장한 미래통합당 이명수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박 장관은 "진짜 방호복이 부족하다면 의료진들이 움직일 수 있겠느냐. 방호복은 전국에서 다 요구하므로, 담당자들이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런데 어느 한두마디 말을 듣고서 전 방역체계에 방역복이 부족한 것처럼 말하면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섭섭하다"며 다소 격양된 어조로 답했다. 이에 대해 이명수 의원은 "(장관이) 사실관계를 운운한다면 할 말이 없다"며 언짢은 듯한 표정으로 질의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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