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가 대한적십자사가 내놓은 혈액백 포도당 수치 주장이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와 식약처, 전문학회 의견을 지지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적십자사의 혈액백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통해 25일 이 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혈액백 사건과 관련해 대한적십자사는 사실과 다른 두 가지 잘못된 주장을 펼쳤다. 하나는 ‘항응고제 내 포도당의 함량과 관련한 국제표준이 과당을 제외한 나머지 포도당의 수치만을 기준으로 해야하며, 이것이 국제표준에 부합 한다’라는 주장이고, 또 다른 잘못된 주장은 ‘과당은 적혈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없다’라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적십자사의 이 같은 주장은 언론,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나왔는데, 이 두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님이 식약처와 전문학회의 의견서에서 밝혀졌다"고 했다.

이 단체는 이어 "혈액백 내 항응고제의 당분석방법 중 HPLC(크로마토법)의 분석방법은 포도당과 과당을 포함한 모든 단당류를 각각 측정하는 방법이며, 학계가 USP 방법과 함께 이 분석방식 역시 인정하는 이유는 방법은 달라도 결과값은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포도당에서 멸균과정에서 변형된 과당을 합산한 ‘환원당’으로 결과값을 산정해야 하며, 포도당뿐 아니라 과당 역시 적혈구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대한적십자사는 ‘과당이 적혈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여전히 되풀이하고 있다. 포도당과 과당을 합산해 계산하지 않는 대한적십자사의 기준은 지금까지 확인 된 바 아무런 의학적 근거 없이 만들어낸 자의적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결론적으로 "대한적십자사는 국제표준인 USP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대한적십자사에 수십 년 간 혈액백을 납품해왔던 녹십자MS는 대한적십자사가 만든 자의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포도당 5.5%를 과량 투입해 혈액백을 제조해왔다"고 했다.

이어 "비록 포도당 5.5%의 과량 투입이 직접적으로 수혈환자의 건강에 어떤 위해를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돼 있지 않아 위험성을 단언할 수 없다고 해도, 포도당의 과량 투입은 혈액백 내 세균증식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한적십자사는 포도당 과량투입과 관련한 위험성을 입증한 연구나 논문이 없다고만 주장하고 있으나 그 반대로 규정을 위반한 포도당의 과량 투입이 안전하다는 논문이나 연구 역시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 단체는 "대한적십자사는 ‘혈액관리’라는 국민건강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이다.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 감독기관과 관계부처는 대한적십자사와 관련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건강에 한 치의 위해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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