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배급제·의료진 컵밥·우유 제공 등 지적
"대기업·국회 리조트, 생활체육시설 등 활용 모색해야"

"길리어드 렘데시비드 임상시험에 국내 환자도 195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좀 더 많은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느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5일 오전에 열린 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서 보건복지부 강도태 기획조정실장에게 이 같이 질의하며 "국민이 치료제 얘기를 많이 하는데, 더 많은 국내 중증 환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길리어드 본사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7개 관계부처로부터 대구·경북 지역 내 병상 부족과 마스크 대란에 대한 현안보고를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여야 의원들은 대구 확진자가 전국 7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구·경북 지역 내 부족한 병상 문제를 지적하며 △확진자를 경증·중증으로 조속히 분류해 경증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 중증은 병원에 입소시키고 △경주 더케이호텔, 컨테이너 병실, 대기업·국회 리조트, 신천지 시설 등을 격리 시설로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경증·중증 분류를 신속하게 해야 하며, 의료 자원봉사자와 의료기관 지원도 추경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면서 "지난 3일 대구시가 경증 환자 격리치료를 위한 시설로 경주 더케이호텔 격리을 언급했는데 확보가 안 된 것이냐"고 질의했고,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은 "더케이호텔은 바닥에 카펫이 깔려있어 감염병에 치명적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 김순례 의원은 광역단체장들이 대구 확진자를 '받겠다, 안받겠다'식으로 말을 번복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병원을 지자체장 소유인마냥 떠드는 점에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례 의원은 "광역단체장들이 타지역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 복지부는 지자체장들에게 결코 흔들리지 말고, 대구 환자들이 전국 어디든 병상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국무조정실이 대기업 총수와 만나서 각자 보유한 연수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면 과연 기업인들이 거절하겠느냐"며 "국회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국회 강화도 고성 연수원이 있는데, 경증환자를 격리수용할 수 있도록 이를 먼저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강도태 기획조정실장은 "의료법에 의거해 진료 거부는 못하는 부분인데, 타지역 환자를 대량으로 받는 부분은 법적으로 강제처벌하는 규정이 미흡한 것 같다"며 "각 지역에서 확산 우려로 (환자 수용에) 어려움이 있다. 각 지자체에서 적극 수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아울러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은 "마스크를 약국 중심으로 1일 2매 판매하고, 출생년도에 따라 짝수면 짝수일·홀수면 홀수일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느냐. 약국 판매의 경우 구매자 신분을 확인하고 판매 이력도 확인해서 중복구매를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시스템 구축 전까지 1인 1매까지 한정한 뒤 이후에 1인 2매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박 의원은 또 "사회주의 배급제가 국민을 비참하게 한다"면서 "언제까지 의료진에게 컵밥에 우유를 먹게 할 것이냐"고도 했다. 보건복지부 강도태 기획조정실장은 "컵밥·우유는 팩트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봉사자들이 경제적 보상을 바라진 않겠지만, 보상을 위해 예산을 먼저 사용했고, 예비비도 기획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자처한 의료인들이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코로나19 특위 위원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컨테이너 병실과 자원봉사자 쉼터·한방병원 활용 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컨테이너 병실 공급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공급업체가 1주일 60개를 생산할 역량이 있다고 하는데, 음압 가능한 컨테이너 병상을 대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대구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이 2시간 일하고 교대로 쉬고 있는데, 쉴 수 있는 장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야외에서 조는 모습이 국민 마음을 애절하게 만들었다. 국내에 컨테이너를 가진 2만명이 그 모습을 보고 SNS에서 소통해서 대구에 보내 의사들이라도 쉬게 하자고 했는데, 대구는 의사 쉴 장소가 충분하다면서 필요없다고 했다. 이 또한 대책으로 검토해달라"고 했다. 

한편, 신천지 시설 등을 활용해 경증 환자를 격리 수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민생당 김광수 의원이 "신천지 시설이 전국에 굉장히 많다"고 질의하자, 보건복지부 강도태 기획조정실장은 "신천지에서 적극 해결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돼, 신천지 시설을 활용해 자체 격리하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격리 수용 장소는 생활치료센터가 적절한데, 신천지 시설은 강당·교회 등의 시설이 주를 이룬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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