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CSR 비용은 '사회적 준세금'인가
기업의 CSR 비용은 '사회적 준세금'인가
  • 류충열 유통전문기자
  • 승인 2020.02.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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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창출에 기여하는 전략적 비용으로 전환돼야
이해관계자 중 소비자인 '환자 및 처방권자' 가장 중요
해외 진출 제약사들, 'ISO 26000' 시스템 도입은 필수

진단 | ISO 26000의 거울에 비춘 국내 CSR [5.끝]

서구 사회에서 CSR 과제가 논의된 지 100여년이 지났지만, 그 논란은 근래까지 계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한국기업지배구조원, 오덕교 연구위원, CGS리포트 7권1호 2017.2, 동 리포트 4권7호 2014.4. 참조)

CSR 활동과 그 비용이, '기업의 생존 목적인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세금처럼 지출만해야 하는 단순한 사회적 의무 활동인가?'에 대한 논란이다.

유럽위원회(EC, the European Commission)는 CSR 활동을 기업의 수익창출에 적극적·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EC는 2001년 그린페이퍼(Green Paper)를 통해 CSR을, '기업들이 사회적·환경적 관심사(issue)를 기업 활동과 이해관계자들과의 상호작용 틀 안에서 자율적으로 통합·반영 하는 개념'으로 정의하면서, 2008년 유럽 경쟁 보고서(European Competitiveness Report)에서 'CSR이 지속 가능한 경영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기업체의 혁신적 잠재력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체들 중 53.5%가 CSR 비용이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또 53.3%의 기업체들은 CSR을 통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례로, '유니레버(Unilever)'와 '코웨이 말레이시아' 등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유니레버는 홍수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 주부들을 방문 판매사원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Joyeta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생활여건이 나아진 주부들이 유니레버 제품들을 구입함으로써 2008년 한해에만 추가적인 2.1억 유로(3374억2천만 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봤다.

국내기업인 '코웨이 말레이시아(이하 코웨이)'는 여성실업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던 말레이시아에서 2007년 여성 일자리로 코디네이터(coordinator)를 채용하고 자기계발 기회를 부여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 말 현재 700여명의 여성 코디네이터가 근무하고 있으며, 정수기 렌탈(rental) 회원도 2007년 2000명에서 2013년 14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신장됐다.

이러한, EC(유럽위원회)의 견해와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설문 결과 그리고 CSR 사례 등은, '히트뉴스'가 지난 1월21일 '제약기업 CSR, CSV로 곧장 갈 필요 있어' 제목의 기사에서 다룬, CSR과 CSV(공유가치창출, creating shared value)의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유진 포터'교수의 의견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관련해 필히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속죄한다고?~~(Washing away your sins?~~'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2016년 연구물 내용 일부다.

Kang, Charles, Frank Germann and Radjdeep Grewal, 2016, 'Washing away your sins?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orporate social irresponsibility, and firm performance,' 「Journal of Marketing」 Vol. 80, March 2016, pp. 59-79.(CGS리포트 7권1호 2017.2. 4쪽) 

왜 CSR 활동을 할까? 그 이유에 대한 '심리적 과정(메커니즘, mechanism)'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1) 여유자원 (사회공헌) 메커니즘(slack resources mechanism) : 재무적으로 양호하고 여유 자원이 풍부한 기업들이 (자선적) CSR 활동을 수행한다.

▲(2) 양호한 경영 메커니즘(good management mechanism) : CSR 활동은 재무성과를 개선시키는 양호한 경영 수단의 하나이므로 CSR(→CSV)활동을 수행한다.

▲(3) 속죄 메커니즘(penance mechanism) : 기업들이 과거 소속 사회에 저지른 무책임(Corporate Social Irresponsibility, 이하 CSI)한 행위를 상쇄시키기 위해 속죄하는 의미로 CSR 활동을 한다.

▲(4) 보험 메커니즘(insurance mechanism) : CSR은 신용 저장소를 구축함으로써 기업에 어려운 일이 발 발생했을 때 사회의 부정적인 반응을 누그러뜨린다. 즉 CSR(사회적 책임)은 CSI(사회적 무책임)에 대한 보험이므로 CSR 활동을 한다.

이들 중 (3)과 (4)의 메커니즘은, 기업의 명성(reputation) 유지와 브랜드(brand) 관리를 위함이라는 것이다. 즉 착한 일들을 행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환자와 처방권자 등 및 투자자)에게 각인시켜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더 많이 구매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된다는 것이다. 교활한 면이 없지 않지만, 기업체라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사고(思考)라 판단된다.

많은 CSR 연구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경영(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CSR 활동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없다면, 그것은 자칫 소중한 기업 자원의 낭비가 될 뿐만 아니라, 잠재적 가치를 파괴하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그 연구 결과들은 어떻게 나왔을까? CSR 비용 투자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value enhancing)으로 나타났을까. 반대로 파괴하는 것(value destroying)이었을까. 아니면 아무런 상관성이 없었을까(value irrelevant)'. 연구 결과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부정적·비관련적인 것들도 상당히 혼재되어 있어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분분한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실태는 어떠할까? CSR 비용 투자가 과연 기업의 미래가치를 기대대로 높일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오덕교 연구위원 외 2인(신범철, 이의영)의 연구가 있다. 'ISO 26000(CSR 국제표준)'의 평가 방법 등을 활용해 공동 연구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주제의 2016년 연구다(CGS리포트 7권1호 2017.2.).

이 연구 결과를 보면, 내·외부 사회공헌 활동 대상 영역의 이해관계자들(근로자, 협력사, 경쟁사, 지역사회 및 소비자) 중, ▲'소비자' 영역에서 사회공헌(CSR)활동이 기업의 1년 후 미래(t+1)의 시장가치를 제고(提高)한다고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의 통계수치가 도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근로자와 협력사 및 경쟁사 그리고 지역사회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비유의적, 非有意的)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는, 기업의 내·외부 이해관계자 중에서 '소비자'가 가장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시장가치를 증대시킨다는 점을 보여 주는 국내의 실증적 자료라고 평가된다.

또한 이 결과는 'Jo and Harjoto'의 2015년 연구 결과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Harjoto, Maretno A. and Hoje Jo 2015. “Legal vs. normative CSR: Differential impact on analyst dispersion, stock return volatility, cost of capital, and firm value,” 「Journal of Business Ethics」 Vol. 128, pp. 1-20.)

따라서 토종 제약업계 특히 상장 제약사들은 의약품 소비자인 '환자와 처방권자', 그리고 주식 소비자인 '투자자'에 대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토종 제약사들은 소비자에 대한 정책 마련 및 실천이 기업가치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CSR을 통한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 소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착한 가격의 중단 없는 의약품 공급, 소비자와의 소통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히트뉴스는 그 동안 '경쟁 지상주의'에 메마르고 찌든 국내 의약업 사회에 훈훈한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되는 CSR에, 특별한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관련 사례나 견해 및 소식을 중점적으로 심도 있게 꾸준히 발굴·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본 'ISO 26000의 거울에 비춘 국내 CSR' 시리즈도 그 일환이다. 이번이 5번째로 본 시리즈를 종료한다.

'ISO 26000(CSR 국제표준) 제6항'은 CSR 7대 핵심 주제 및 그에 수반되는 과제(쟁점)들을 규정하고 있다. 각 중심과제의 범위, 사회적 책임과의 관계, 관련되는 원칙 및 고려사항, 관련되는 행동 및 기대에 관한 정보가 제공된다.

7대 핵심 주제는 ▷지배구조 개선(조직 거버넌스, governance)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경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개발 등이다. 이는 다시 37개 이슈(issue, 쟁점)로 나누어져 있다.

▲'지배구조 개선(조직 거버넌스)'은,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사결정 및 실행 체계가 투명성, 윤리성, 이해관계자의 이익 존중, 법규 준수 등을 효과적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구성·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쟁점은 '의사결정 과정 및 구조'다.

▲'인권'은, 국제규범에서 제시하는 기본적인 인권, 표현의 자유 존중, 혼인 및 가정을 이룰 권리 보장, 정치활동의 자유 보장, 필수 자원의 접근 보장 등 기본적인 인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쟁점으로는 (1) 당연한 주의(注意) (2) 인권 위험 상황 (3) 공모(共謀) 회피 (4) 고충처리 (5) 차별 및 취약집단 (6)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 (7) 경제·사회 및 문화적 권리 (8) 근로에서의 기본 원칙과 권리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노동관행'은, 국제규범에서 제시하는 노동관행 준수, 불법 노동 관행에 의한 혜택 금지, 노조대표의 작업장·노동자·조직정보 접근 보장, 스트레스 위험성 인식 등 고용관계와 사회적 보호, 직장보건·안전 등이 제대로 보장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쟁점은 (1) 고용과 고용관계 (2) 근로조건과 사회적 보호 (3) 사회적 대화 (4) 근로에서의 보건과 안전 (5) 직장에서의 인적 개발과 훈련 등이다.

▲'환경'은, 폐기물 감소, 독성화학물질 사용 공개, 재생자원 활용방안 마련, 온실가스 대책,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자원의 사용과 친환경적인 조직 활동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쟁점으로는 (1) 오염방지 (2) 지속가능한 자원 이용 (3)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4) 환경보호, 생물 다양성 및 자연 서식지 복원 등 들고 있다.

▲'공정 경영(운영) 관행'은, 기업과 기업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 내의 구매·분배·계약 정책에, 부패·뇌물·갈취 행위 저지, 보복 없는 고발제도 마련, 투명한 로비, 윤리·환경·평등에 관한 기준이 얼마나 고려되는지에 관한 주제다.

여기서는 (1) 반부패 (2) 책임 있는 정치 참여 (3) 공정 경쟁 (4) 영향권 내에서의 사회적 책임 촉진 (5) 재산권 존중 등이 쟁점이다.

▲'소비자 이슈'란, 위조·표절금지, 제품(상품)가격을 구성하는 정보의 제공, 리콜, 지속가능한 소비 지향, 합리적인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소비자 정보보호, 적절한 소비자 교육 등 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대한 주제를 말한다.

구체적인 이슈(쟁점)는 (1) 공정 마케팅, 사실적이고 편파적이지 않은 정보와 계약 관행 (2) 소비자 보건과 안전 보호 (3) 지속가능한 소비 (4) 소비자 서비스 지원 및 불만과 분쟁 해결 (5) 소비자 데이터 보호와 프라이버시 (6) 필수 서비스의 접근 (7) 교육과 인식 등이다.

▲ '지역사회 참여와 개발'은, 기업이 소속 지역사회를 포함한 기업의 영향권 내에 있는 공동체 활동에 얼마나 참여하고 고용창출, 기술개발 등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투자활동을 얼마나 수행하는 지에 대한 주제다.

쟁점으로는 (1) 지역사회 참여 (2) 교육과 문화 (3) 고용창출과 기능 개발 (4) 기술개발과 접근성 (5) 부와 소득 창출 (6) 보건 (7) 사회적 투자 등이 있다.

'ISO 26000 제5항'은 사회적 책임의 두 가지 기초 사례를 다루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식과, 이해관계자 확인(식별) 및 참여(Stakeholder identification and engagement)에 관한 것이다.

이 제5항(ISO 26000)은, 제4항에 서술된 원칙대로 위에서 언급한 제6항에 명시된 사회적 책임의 핵심주제를 다룰 때 명심해야 할 조항이다.

사회적 책임 인식 등은 기업의 의사결정 및 활동으로 발생되는 쟁점(이슈)를 규명하고 보건 및 사회복지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그러한 쟁점이 해결되는 방식을 포함한다.

'ISO 26000 제7항'은 사회적 책임을 기업체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사회적 책임의 실행 프로세스는 7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1단계는 기업의 특성과 사회적 책임의 연관성을 찾는 단계다. ▲2단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해하는 단계다 ▲3단계에서는 기업체 전반에 걸친 사회적 책임 통합을 위한 최상의 방법을 모색한다. ▲제4단계는 다양한 내·외부적 이해관계자와 대화(커뮤니케이션)하는 단계다. ▲제5단계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성을 증진(갈등 및 의견 불일치 해소 등)시키는 단계다. ▲제6단계에서는 기업의 행위와 내적 제도를 검토하고 개선시킨다. ▲제7단계는 기업체를 사회적 책임체제로 발의하는 단계다.

옛날부터 사회에 자선적 요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업체에 대한 CSR 과제가 발생된 동기를 보면 거의 모두 부정적인 나쁜 행실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어찌 보면 CSR 과제는 온 세계 기업체들이 자업자득(自業自得)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컨대, 230년 전 1790년 노예가 설탕을 만들지 안했다면, 1800년 이후 노동 착취와 수탈이 없었다면, 1962년 이전 디디티(DDT) 피해가 없었다면, 1963년 이전 멸종위기 동·식물과 대기오염이 없었다면, 1968년 이전에 핵무기 확산이 없었다면, 1989년 이전에 유해 폐기물의 국경이동이 없었다면, 1989년 알레스카에서 기름 유출이 없었다면, 기업 활동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와 불법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독점적 지배구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CSR 과제가 과연 대두됐을까?

기업의 목적인 영리추구 과정에서 아무런 나쁜 행실이 전혀 없었고 착하기만 했다면, 왜? 굳이 읽어봐도 복잡다단(複雜多端)해 어렵기만 하고, 기업체 운영 전반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면서 촘촘해 빠져나가기 거의 불가능할 정도인 난해한 'ISO 26000'이라는 CSR 국제표준이 만들어졌을까?

여하튼 이제 싫든 좋든 기업체들은 CSR을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특히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는 토종 제약사들은 CSR 국제표준인 'ISO 26000' 시스템을 도입·운영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토종 제약사들이 제네릭이나 신약을 들고 해외로 나가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쟁자가 될 테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그들의 행태로 봐, 틀림없이 소속 국가를 통해 'ISO 26000의 준수 여부'를 가지고 우리 토종 제약사들에 대한 무역 장벽을 칠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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