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1조 클럽 입성
휴젤·메디톡스 등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강세

등장한지 30년이 채 안 됐는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제약바이오 신흥 강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히트뉴스는 비상장 기업을 포함한 제약바이오 86개사의 공시·증권사 자료를 토대로 1990년 이후 설립된 제약바이오 28개사 추정 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CJ헬스케어(HK이노엔)를 인수한 한국콜마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연매출 1조 5407억원·영업익 1178억원을 달성한 한국콜마는 화장품·의약품 ODM 전문 기업으로,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됐다. ODM(제조자 개발·생산)은 제조사가 자체 개발한 기술력·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맡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국콜마의 이번 실적은 CJ헬스케어에서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 글로벌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이 크게 기여했다.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으로 2018년 3월 30정 단일 포장단위로 출시됐으며, 같은 해 7월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확보했다. 

CJ헬스케어·종근당이 함께 판매하는 케이캡의 지난해 누적 처방액은 유비스트 데이터 기준 264억원에 달한다. 해외 시장에는 중국·베트남, 중남미 17개국, 인도네시아·태국 등 20여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최근에는 의약계 니즈를 반영한 300정 제품이 출시됐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오는 5월께 'HK'로 사명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CJ헬스케어 사명도 오는 4월 'HK이노엔'(HK Inno N)으로 변경한다. HK이노엔은 한국콜마의 HK와 이노베이션 뉴(Innovation New)를 합친 합성어로, 새로운 혁신으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편,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는 최근 한국콜마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지분 100%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결정될 경우 화장품 부문은 한국콜마로, 제약 부문은 CJ헬스케어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은 창사 이래 매출 1조원을 처음 달성하며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했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 128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3781억원, 순이익은 17% 늘어난 2980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유럽 시장 런칭, 트룩시마·허쥬마의 미국 런칭 등에 힘입은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고른 성장과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의 간장질환약 고덱스 등 주요제품 매출 성장 등이 이번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덱스 원외처방액은 유비스트 데이터 기준 498억원에서 594억원으로 지난해 19% 성장했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19년 3분기 아이큐비아 기준 램시마 59%·트룩시마 39%·허쥬마 18%로,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램시마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는 지난해 11월 류마티스관절염(RA) 적응증으로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획득했고, 지난 달에는 염증성 장질환(IBD)을 포함한 전체 적응증 변경 허가를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이달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 국가에 램시마SC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10조원 규모 유럽 TNF-α(자가면역질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내년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2년경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중 3개 제품의 임상을 추가로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공동 개발한 바이오의약품(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의 글로벌 마케팅·판매를 독점 담당하고 있다.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약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예상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 1112억원(56%), 영업이익 711억원(382%), 순이익 582억원(410%)이다.

앞서 지난 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업설명회(IR) 질의응답에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가능성을 놓고 주주들이 원한다는 조건으로 성사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3사 주가는 일제히 급상승하기도 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법률·세무 등에 대한 합병 내용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매출 1조원 달성은 아직 이르지만,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하는 메디톡스와 휴젤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2000년·휴젤은 2001년 설립돼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양사 모두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A·B형 보툴리눔 톡신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는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A형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을 전세계 네 번째 독자 원천기술로 개발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메디톡신 균주를 도용한 제품이라고 주장하며, 2017년 국내·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에는 메디톡신 일부 제품에 대한 회수조치를 명령받았고, 지난 18일에는 메디톡스 생산총괄 A책임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약 2066억원의 연매출(1%)과 약 537억원·384억원의 영업이익(-23%)·순이익(-45%)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대웅제약과의 일회성 소송비와 제품 연구개발비가 영업익·순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휴젤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2% 성장한 20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익은 13% 증가한 681억원, 순익은 32% 감소한 517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은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 HA필러(히알루론산 제제) '더채움', 바이오 코스메틱 '웰라쥬' 등이 있다.

휴젤은 HA필러 더채움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더채움의 국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8.1% 증가했는데, 특히 국내 매출이 51.5% 증가하면서 국내 HA필러 시장 선두에 올라섰다. 해외 점유율 증가도 실적 개선에 한몫 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매출이 지난해 152% 성장해, 전체 해외 매출이 20.3% 증가했다. 

보툴렉스의 경우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613억원으로, 4년 연속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보툴리눔 톡신 전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했는데, 특히 라틴 아메리카 지역 매출이 9.4% 늘었다. HA필러 해외 매출도 37.9% 증가했다. 이중 아시아 지역과 EU·CIS 국가 매출이 각각 20%·95%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휴젤 관계자는 "지난해 보툴렉스·더채움이 국내 시장을 석권하며 명실상부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중국 판매 허가 취득을 시작으로 유럽·미국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앞둔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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