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들 행복 되 빼앗아 간 'CBD 관계자들'
뇌전증 환자들 행복 되 빼앗아 간 'CBD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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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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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가치료용 대마 공급, 희귀의약품센터 예산차질에 좌초
의료용 대마 CBD 오일 '에피디올렉스'
의료용 대마 CBD 오일 '에피디올렉스'

작년 3월 12일 식약처가 개정·공포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으로 희귀·난치 질환자들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자가치료 목적의 대마성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었다. 센터가 치료용 대마 성분 의약품을 선구매하고 서울을 제외한 전국 30개 거점약국을 통해 희귀·난치질환자들에게 공급하는 그림이었다.

희귀의약품센터는 20억원을 대출받아 뇌전증 환자 일부에서 나타나는 드라벳증후군,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치료하는 카나비디올 성분의 에피디올렉스(CBD) 1000병을 긴급 도입했다. 또 약사회를 통해 서울을 제외한 전국 30곳에 의료용 대마를 구입할 수 있는 거점약국을 설치했다. 덕분에 8주 가까이 걸렸던 CBD 구입기간은 3.5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희귀의약품센터가 예산확보 실패를 이유로 해당사업 종료를 최근 선언하면서 3.5일 만에 CBD를 구입할 수 있었던 희귀질환자들은 ‘도로’ 서울까지 KTX를 타고 올라오거나 구매비용을 예측적으로 선납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식약처가 2019 역점 추진사업이라고 내세웠던 ‘희귀·난치질환자 건강 지킴이 사업’은 1년을 채 견디지 못하고 잠정 좌초했다.

1년에 16억 쓰던 희귀의약품센터 예산을 100억 이상으로 늘려 신청하면서도 난관이 없을거라 예상했다면 무사안일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CBD 구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뻔한데도 24억 예산이 확정된 작년 12월 10일부터 현재까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은채 예비비 사용의 절차적 문제나 추경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늘어놓는 것도 안일하다.

CBD 공급 차질을 우려해 예산확보를 요청하며 환자(가족)가 게시한 청와대 국민청원.
CBD 공급 차질을 우려해 예산확보를 요청하며 환자(가족)가 게시한 청와대 국민청원.

CBD 재고확보가 불가능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희귀의약품센터로부터 받은 환자(가족)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있었지만, 참여인원 5458명으로 지난 5일 청원 종료됐다. 100억 이상의 예산은 희귀의약품센터 정상화의 필요충분 조건일 수는 있겠지만, 이 100억이 CBD를 당장 멈춰야할 정도로 불가결한 선결조건인지 의문스럽다. 작년보다 센터 예산은 100% 이상 늘어났다.

식약처는 2019년 업무추진 방향 중 하나로 ‘따뜻함과 소통을 더한 안전’을 내세웠다. 그 첫 약속이 “취약계층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의료용 대마 문제를 포함한 희귀·난치질환자의 건강 지킴이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병이라고 해서 약을 안먹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청원 중) 2019년의 약속대로, 식약처가 환자의 호소에 응답하기를 기대한다. 

2019 식약처가 발표한 업무계획.
2019 식약처가 발표한 업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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