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 도담도담멀티비타액 품목허가… 영진 '올비틸시럽' 겨냥?
어린이영양제 시장, 건기식이 압도… OTC는 맛 · 트렌드 극복할까

아이가 허약하거나 밥을 잘 먹지 않을 때, 잔병치레를 달고 있을 때 엄마들은 "한번 먹여볼까?" 고민에 빠진다. 약사의 복약지도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이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일양약품과 영진약품의 어린이 영양제가 관심을 모은다.

(왼쪽부터) 일양약품 도담도담츄어블정, 영진약품 올비틸D플러스시럽
(왼쪽부터) 일양약품 도담도담츄어블정, 영진약품 올비틸D플러스시럽

일양약품은 지난 4일 비타민(E, B1, B2, B6, C)과 아연, 홍삼 등이 함유된 영유아 영양제 '도담도담멀티비타액'을 허가받았다. 1포(10ml)로 구성했다. 알루미늄 포일 파우치에 든 메론요거트향이 나는 연한 노란색 액제다. 피로와 체력저하 시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콘셉트다.

일양약품은 2013년부터 어린이 종합 영양제 '도담도담 츄어블정'을 시판해왔다. 도담도담을 브랜드로 한 신제품을 허가받은 셈. 시판 시기나 마케팅 방향성은 고민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동안 일반약인 어린이 · 영유아 영양제들은 건기식 제품군의 '폭풍 성장'에 밀렸다. 시장 규모도 '복용 연령'으로 구분해 따질 기준도 없어 "얼마다" 집계하기 어려웠다.

일반 약 마케팅을 담당하는 제약계 관계자조차 "영양제는 일반 약과 건기식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졌다. 이를 구분하기보다 누가 어떤 정보를 전하며 어디에서 판매하느냐가 핵심"이라고 했다. 매년 출산율도 줄어드는 만큼, 시장 축소가 예견됐다.

이런 가운데 일양약품이 '도전장'을 내민 것. 경쟁사가 영유아 액상형 종합비타민을 이미 시판하는 데도 뛰어들었다.

영진약품은 생후 3개월부터 복용할 수 있는 영유아 액상형 종합비타민 '올비틸D플러스시럽'을 이미 판매하고 있다. 40년 이상 된 장수 품목이다. 필수 비타민 10종이 함유됐고 프랑스 직수입 질소 충진 캔에 담겨 비타민 파괴를 막는 게 특징이다.

향후 일양약품 '도담도담멀티비타액'이 영진약품 '올비틸D플러스시럽'과 복용군이 겹친다.

약국가와 제약업계 일반약 담당자들에게는 "일반의약품인 영양제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양약품이 어떻게 마케팅 하느냐에 따라 판세는 달라진다"고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영유아 영양제 시장은 건강기능식품이 압도적이다. 대표품목으로 '홍이장군'이 있다. 아이에게 약을 먹이면 안될 것 같다는 엄마의 오해 겸 걱정도 있지만 식품이 더 맛있고, 온라인 쇼핑몰로 구매하기 편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선 영유아 시장에 일반약을 내놓기 어렵다. 고민이 많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꾸준히 소비자에게 '필수의약품'이라고 인식을 전환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영진약품 관계자도 "내 아이에게 영양보충을 위한 필수비타민으로 알려 시장을 키우고 싶다. 영유아도 복용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며 "산모 등 '예비 맘'에게 영양제 복용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일양약품은 '도담도담'을 일반약 사업 주력 품목으로 정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라인업 확대와 리뉴얼로 활로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부산의 한 약사는 "아이도 다양한 식습관,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영양 보충이 필요하다. 일양약품이 신제품을 준비하며 시장 확대 방안도 이미 만들어놓고 허가를 받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약사는 "약국은 일반의약품이 많아야 살아난다. 올비틸이 필요한 아이, 도담도담이 필요한 아이 다르다. 제약사는 타겟팅을 잘 해 세분화된 마케팅 방향을 세운다면 흥행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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