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8~02.07.) 식약처, 145품목 허가… '크레셈바' · '델스트리고' 국내 상륙

다국적 제약사 신약이 잇달아 국내 시장에 상륙할 조짐이다. 면역부전으로 인한 중증 진균 감염증에 쓰이는 항진균제인 화이자 '크레셈바'와 HIV(인간면역결핍증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치료제 엠에스디 '델스트리고'가 그 주인공이다. 

출시 직후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ARB+CCB+스타틴) 시장에서 선전하는 대웅제약 '올로맥스'는 새 용량을 허가받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라진 '라니티딘' 대체주자로 '파모티딘'과 '라푸티딘'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올해 두 달간 파모티딘 성분으로 21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사태 직후 대체재 확보에 나서 최근에야 업체들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식약처 '의약품 안전나라' 품목 허가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38개 의약품 소분류에서 145품목이 신규 허가를 받았다. 이중 제네릭은 121품목으로 전체 83.4%에 달했다. 분류별로 전문의약품이 113품목(77.9%), 일반의약품이 32품목(22.1%)이었다.

상위 10개 의약품 소분류와 상위 10개 의약품 허가 업체.
상위 10개 의약품 소분류와 상위 10개 의약품 허가 업체.

품목 허가 상위 10개 의약품 소분류는 ▶소화성궤양용제 (24품목) ▶해열,진통,소염제 (13품목) ▶동맥경화용제 (12품목) ▶기타의 중추신경용약 (10품목) ▶혈압강하제 (9품목) ▶따로 분류되지 않는 대사성의약품 (8품목) ▶당뇨병용제 · 정신신경용제 (7품목) ▶기타의 비뇨생식기관 및 항문용약 (5품목) ▶기타의 화학요법제 (4품목) 등이었다.

상위 13개 성분
상위 13개 성분

품목 허가 상위 13개 성분은 ▶파모티딘 (위장치료제/15품목) ▶라사길린메실산염 (파킨슨병치료제/6품목) · 로수바스타틴칼슘 (고지혈증치료제/6품목) ▶아세트아미노펜+트라마돌염산염 (진통제/4품목) · 오르리스타트 (지방흡수억제제/4품목) 등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디오스민 (치질치료제/3품목) · 라푸티딘 (위장치료제/3품목) · 메트포르민염산염+글리메피리드 (제2형당뇨병치료제/3품목) · 알긴산나트륨 (위장치료제/3품목) · 암로디핀베실산염+올메사르탄메독소밀 (고혈압복합제/3품목) · 암로디핀베실산염+텔미사르탄 (고혈압복합제/3품목) ·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 (우울증치료제/3품목) · 팔리페리돈 (조현병치료제/3품목)으로 나타났다.

품목 허가 상위 10개 업체는 ▶경방신약 (13품목) ▶한국파메딕스 (9품목) ▶더유제약 (8품목) ▶이든파마 (6품목) ▶한국얀센 (5품목) ▶동구바이오제약 · 라이트팜텍 · 오스코리아제약 (4품목) ▶경보제약 등 9개사 (3품목) 순이었다.

화이자는 이사부코나조늄황산염 성분의 항진균신약 '크레셈바'를 지난달 29일 허가받았다. '크레셈바캡슐100mg', '크레셈바주200mg' 등 두 개다. 만 18세 이상 성인의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 치료와 만 18세 이상 성인의 암포테리신B 투여가 적합하지 않은 침습성 털곰팡이증 치료에 쓰인다.

크레셈바는 스위스 바질레아와 일본 아스텔라스가 공동 개발해 미 FDA에는 지난 2015년 허가 승인을 받았다. 화이자는 EU 지역 발매권과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권을 갖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선 아스텔라스가 허가받았다.

(위) 화이자의 CI (아래) MSD의 CI
(위) 화이자의 CI (아래) MSD의 CI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아스페르길루스'란 곰팡이에 호흡기가 감염하는 질병이다. 백혈병이나 항암 등으로 면역력이 저해된 경우 발병할 수 있다. 침습적인 경우 감염이 전신으로 퍼져 사망할 수도 있다. 털곰팡이증은 면역이 약해진 환자에게 나타나는 곰팡이 감염증이다. 치명적인 진균증에 약한 중증 질환자들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받을 전망이다.

엠에스디는 도라비린, 라미부딘,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 성분의 HIV 치료 복합신약 '델스트리고'를 허가받았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박멸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경험 않은 성인 대상의 약이다. 치료에 필요한 성분이 모두 포함됐다. 향후 국내 시장에서 길리어드 '빅타비'와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미 FDA에 허가를 받기도 했는데 FDA는 B형 간염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의사항을 기재하게 했다. 국내 식약처는 델스트리고정과 강력한 면역억제제 CYP(3A) 효소 유도제 병용을 금지했다. 도라비린의 혈장 농도, 약효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대웅제약 ARB+CCB+스타틴 3제 복합제 '올로맥스' 기존 용량. (40/5/10밀리그램을 지난 6일 시판허가 받았다.)
대웅제약 ARB+CCB+스타틴
3제 복합제 '올로맥스' 기존 용량.
(40/5/10밀리그램을 지난 6일 시판허가 받았다.)

구체적으로 ▷항전간제(카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안드로겐 수용체 저해제(엔잘루타마이드) ▷항결핵제(리팜핀, 리파펜틴) ▷세포독성제(미토테인) ▷세인트존스워트가 언급됐다.

대웅제약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세 가지를 한 알에 담은 '올로맥스'의 새 용량을 허가받았다. 올로맥스는 혈압 강하를 돕는 올메사르탄과 암로디핀에 지질저하제 로수바스타틴 복합제(ARB+CCB+스타틴)다. 지난 6일 40/5/10밀리그램을 허가받아 올로맥스는 총 5개의 용량을 갖추게 됐다. 환자에게 필요한 용량을 확보해놓기 위해 다양한 조합을 만드는 셈이다. 

현재 국내 시판되는 ARB+CCB+스타틴 3제 복합제는 ▷아모잘탄큐(한미약품) ▷텔로스톱 플러스(일동제약) ▷올로맥스(대웅제약) ▷트레블(셀트리온제약) ▷트리인원(대원제약) ▷텔미듀오 플러스(제일약품) ▷듀오웰 에이(유한양행) ▷뉴스타틴 티에스(삼진제약) ▷텔미디핀 알(하나제약) ▷엑스원 알(씨제이헬스케어) 등 10개였다.

지난해 11월 보령제약 '듀카브'가 허가를 받는 등 후발주자가 늘어날 수 있다. 유비스트 원외처방실적 기준 올로맥스는 지난해 5월 출시돼 연말까지 12억 원의 처방실적을 거둬 아모잘탄큐(한미/58억 원), 텔로스톱 플러스(일동/26억 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일양약품의 기존 품목, 도담도담츄어블정 (사진출처=일양약품)
일양약품의 기존 품목, 도담도담츄어블정
(사진출처=일양약품)

품목이 한정됐던 일반의약품인 어린이영양제 시장에 새 제품이 출현한다. 일양약품은 홍삼과 12가지 비타민, 미네랄을 넣은 '도담도담멀티비타액'을 지난 4일 허가받았다. 츄어블정만 있던 '도담도담' 라인업에 '비타액'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츄어블정은 만 24개월 유아부터 복용 가능하나 비타액은 만 12개월 영아부터 가능하다. 홍삼 8mg와 아연도 넣었다.

일양약품 관게자는 "홍삼은 대표적인 면역력 강화 성분이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복용 연령도 낮췄다. 영유아 성장 · 발육에 도움이 될 제품"이라고 했다. 이미 만 12개월 이상 영유아가 복용할 수 있는 영진약품의 '올비틸시럽'이 시판 중인 상황에 일양약품이 도전장을 내는 것인지 주목된다.

고지혈증 환자의 중성지방 감소에 쓰이는 '오메가-3 단일제' 오리지널사인 건일제약이 타사 품목을 맡아 생산한다. 자사 계열사인 팬믹스 이외 타사 수탁 생산은 이번이 처음. 퍼스트제네릭사인 유유제약과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이연제약은 '뉴메틴미니연질캡슐(오메가-3-산에틸에스테르90)'을 허가받았다. 이는 지난해 7월 건일제약이 허가받은 '오마코미니연질캡슐2그램'의 제네릭이다.

건일제약 오메가3 단일제 오리지널 '오마코캡슐'
건일제약 오메가3 단일제 오리지널 '오마코캡슐'

오마코미니연질캡슐은 기존 캡슐제형을 축소한 데다 2g 고용량(기존 오마코는 1g)을 1일1회 복용으로 편의성을 개선했다. 2g 제품은 오마코미니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오메틸큐티렛' 두 품목밖에 없다. 이연제약이 허가받아 3개가 됐다. 특히 건일제약은 타사 위탁 생산이 처음. 유유제약이 생산 점유율을 늘리며 오리지널 '오마코'의 입지를 위협해 건일제약이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유제약은 오메가3 단일제 32품목 중 자사 품목 포함 28품목을 생산 중이다. 유유제약은 오메가-3-산에틸에스테르90이 생동성시험이 어려운 내인성 물질인 데다 16개 제품 중 12개를 생산,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오메가3 단일제 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라니티딘의 빈 자리를 동일 H2차단제(H2b) '파모티딘'이 차지할까. 지난 열흘 간 파모티딘 성분 제제만 15품목이 허가받았다.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분류 가리지 않고 중소제약사들이 뛰어들었다. 판매 재개가 어려운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제제를 정리하고 파모티딘과 라푸티딘 제제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전문약으로 ▷한국피엠지제약 '파모스정20밀리그램' ▷미래제약 '파모탄정20밀리그램' ▷삼천당제약 '파스터정20밀리그램' ▷제일약품 '제일파모티딘정20밀리그램' ▷조아제약 '조아파모티딘정20mg' ▷오스코리아제약 '가스파모정20밀리그램' ▷한국파메딕스 파모로딘정 ▷경방신약 '티파딘정20mg' ▷독립바이오제약 파모티린정 등 9품목이, 일반약으로 ▷한국파비스제약 '아프소겐정' ▷한국파메딕스 파메딘정10밀리그램 ▷라이트팜텍 파탁정10밀리그램 ▷한국코러스제약 파모퀸정10밀리그램 ▷신일제약 신일파모정 ▷경방신약 티파딘정10mg 등이다.

물론, 최근 라푸티딘 제제 허가도 이어졌다. 메딕스제약 '라푸틴정', 이든파마 '라포덴정10밀리그램', 영일제약 '영일라푸티딘정'이 제네릭 행렬에 합류했다.

동국제약이 디오스민 성분의 일반의약품 치질약(혈관보강제) '치센캡슐'로 흥행에 성공하자 타 제약사도 동일 성분 제품을 내놓으려는 분위기다. 디오스민은 혈관보호로 정맥 혈관 치료제로 쓰였지만 동국제약이 이를 항문질환에 적용해 치질 증세를 완화한다는 '포지셔닝'에 성공해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됐다.

최근 열흘 간 한미약품은 한미치쏙정600밀리그램, 하나제약은 치큐원정600밀리그램, 제일약품의 일반약 담당사 제일헬스사이언스는 제일치오스민정을 잇달아 허가받았다. 급여 적용을 해 병·의원에서 치질 처방 약으로 쓰일 수도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일회용 주입기에 담아 위생적인 치질치료제 '치쏙크림'을 시판 중이다. 

한국애브비 '루크린' (분사 전에는 한국애보트 품목이었으나, 한국애브비로 이전됐다.)
한국애브비 '루크린' (분사 전에는 한국애보트
품목이었으나, 한국애브비로 이전됐다.)

한편, 진행성이거나 에스트로겐 투여를 해도 효과가 없는 전립선 암 치료에 쓰이는 성선자극 호르몬 길항제 '루크린(성분명 류프로렐린아세트산염)' 제품군이 국내에서 자진 허가취하됐다. 

허가권자였던 한국애브비는 ▷루크린주 ▷루크린데포주3.75밀리그램 ▷루크린데포주11.25밀리그램 ▷루크린데포피디에스주11.25밀리그램 ▷루크린데포피디에스주 3.75밀리그램 ▷루크린데포피디에스주30밀리그램 등 6품목을 지난 3일과 4일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루크린은 1개월 제형의 경우 2013년 19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14년부터 5억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제형은 1억원 가량으로 미미했다. 따라서 애브비는 자체적으로 품목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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