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센터, 사업 예산 배정 못받아… "환자중심 정책" 실현 강조

지난해 3월 대마 성분 의약품 공급 업무 협약을 맺은
윤영미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장(왼쪽)과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원장 윤영미, 이하 센터)가 올해 기본 운영비와 인건비를 제외한 주요 사업 예산을 배정받지 못함에 따라 '필수 냉장유통 희귀약 위탁배송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센터와 약사회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의료용 대마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마련한 거점약국(이하 의료용 대마 거점약국) 운영제도 예산도 전면 삭감돼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는 5일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부를 향해 "의료용 대마(CBD오일) 안정 공급을 위한 예산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의료용 대마 거점약국이 원활하게 운영돼 환자 중심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 확보를 촉구한다"고 했다.

환자단체의 오랜 요구 끝에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대체치료제가 없는 희귀·난치질환 치료를 위한 대마성분 의약품의 구입 절차를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의료용 대마 에피디올렉스(CBD오일)의 합법적 공급이 가능해졌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와 대한약사회는 의료용 대마 공급에 거점약국을 활용하는 업무 협약(MOU)를 맺었다. 전국 약국 30개소가 거점약국으로 선정돼 1년 여간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의료용 대마를 공급했다는 게 약사회의 설명.

약사회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영·호남, 충청, 강원 등 전국 주요 도시에 50여 개의 거점약국을 지정해 희귀난치질환자의 접근성을 향상했다"며 "거점약국에서 표준화된 복약서비스를 제공해 거점약국 이용 환자와 가족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희귀필수센터의 관련 올해 예산을 전액 삭감해 거점약국 시스템은 운영이 중단됐다. 

약사회는 "고가인 약품비는 차치하고 수입과 통관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약을 받기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희귀필수센터까지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 등 모든 부담과 수고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됐다"고 꼬집었다.

약사회에 따르면 에피디올렉스(CBD오일) 효과가 나타난 환자는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치료효과를 담보할 수 있으며, 특히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높아 안정적인 공급이 절실한 상황.

이어 약사회는 "적정한 치료 기회를 놓친다면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거점약국을 통한 공급 정책은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무엇보다 소중하고 필요한 정책"이라고 했다.

특히 약사회는 정부를 상대로 '의약품 접근성'에 대해 "방향뿐 아니라 실천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환자들의 특수성을 반영한 세부 정책방안이 병립돼야 비로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희귀필수약센터와 약사회의 협의로 마련된 거점약국 운영제도는 희귀의약품 공급시스템인 만큼, 정부는 즉시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환자가 중심이 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현재 약사회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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