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발주분 생산, 선적 등 차질...원료약 공급안정 대비책 논의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이 도시 기능을 상실하면서 국내 완제의약품업계의 원료 수급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완제의약품업체들이 중국 원료를 많이 쓰는데다 의약품 중간체 합성공장(API)이 우한 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중견 원료의약품도매업체를 경영하는 A대표는 “후베이성에 있는 회사와 타우린 등 일부 제약 원료를 거래하고 있는데 지난 1월 초순에 발주했지만 공장 측에선 2월14일까지 휴가니 이후 연락해 달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료의약품 가운데 DMF 해당성분 등은 당장 거래처를 바꿀 수 도 없는데다 바꾼다 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일이라서 당장 납품 받아 제조에 들어가야 할 제약업체에게 할 말이 없어 안타깝다”며 걱정했다.

원료의약품은 선적과 통관 등에서 시일이 소요되는 특성상 제약업체들이 재고를 타이트하게 운영하지 않아 적게 1달, 길게 3달분 이상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문제 되지 않지만 장기화되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도 통관 선적이 어려운 상황은 지속돼 제약업체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복건성에서 직접 원료의약품을 수입하는 B 제약업체는 “지난 1월 발주 분에서 선적이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생산업체에서 운송비용을 더 받지 않고 항공(Air) 운송으로 보내줘 한시름 놓았다”면서 “그저 중국내 상황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야기들이 업계에 전파되자 제약업계는 “우리도 이 상황을 단순히 예의주시만 할 게 아니라 업계는 물론 유관단체와 정부 모두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제약바이오업계 수출입 애로사항 긴급 확대조사 및 원료의약품 수요량 체크 등 원료의약품 공급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완제의약품업계의 원료공장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370개의 필수 의약품 성분(API)을 제조하는 시설 중 15%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그야말로 세계 제약산업계의 ‘원료 공장’인 셈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 수입액은 기준 2조2000억원 규모며, 이 가운데 중국 수입의존도는 37%에 해당하는 8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처럼 완제의약품의 가장 기초가 되는 원료의약품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이다.

특히 중간체 합성공장(API)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이 후베이성인데, 셀트리온그룹이 시설비만 6000억원을 들여 후베이성 우한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한시는 이미 300개 이상 제약바이오 R&D 센터 및 기업이 자리하고 있는 중국의 바이오산업 전진 기지.

후베이성은 우한과 마찬가지로 성(省) 과 성(省)간 이동물자가 금지된 상황. 게다가 후베이성과 인접한 충칭, 안휘성에서도 후베이성이 차단돼 있어 다른 지역으로 물자 이동시 대부분 후베이성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월 20일 춘제 휴무에 들어가고, 2월13일까지 춘제 휴무를 연장한 상황이다.

이는 중국 일부 성을 제외하고 전지역에서 실시되고 있어 후베이성 이외의 원료의약품 수급은 2월13일 이후에나 선적 통관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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