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전사적 금지, 곳곳에 손소독제 비치
중국 방문자 재택근무, 영업사원 병원·약국 방문 금지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서 국내 제약기업에도 불안과 걱정이 엄습했으나, 재택근무에 조속히 돌입한 다국적사와 달리 정상 출근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히트뉴스가 주요 제약기업 대상으로 재택근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면 재택근무를 선언한 국내 제약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직원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지시한 곳은 일부 존재했지만, 기업 대부분은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는 구체적 대응 지침이나 계획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상위사는 감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세웠다. 유한양행의 경우 영업사원 대상으로 유증상자 발생과 관련한 병원·약국은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 방문을 금지하며, 방문 전후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JW중외제약도 중국 전역 출장과 방문 미팅을 전사적으로 금지하며, 부득이하게 출장을 간 경우 보건소에서 진료받은 후 출근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현대약품은 출근할 때나 근무 중에 발열을 수시로 체크하고, 일정 체온 이상인 직원들을 병원 검진·귀가 조치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월로 예정된 의료진 심포지엄을 전체 보류했고, 중국 출장자들이 방문 이력을 자진 신고하도록 공지했다. 엘레베이터 입구 등 곳곳에 손소독제도 비치했다. 영진약품도 국내 영업·마케팅 부문 워크숍인 POA(Plan Of Action)를 3월로 연기했다. 

셀트리온그룹은 감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우한 출장자 5명에게 정부에서 지정한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간 재택근무를 명령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등 5명은 지난 달 20일 우한시 내 12만 리터급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올 초에 입국한 중국법인 근무자 대상으로 자택근무를 지시했다. 이들은 우한 사태 발생 전에 이미 한국에 들어온 상태지만,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임직원 불안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A업계 관계자는 "국내사는 재택근무하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다. 정부에서도 재택근무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제약사 상황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B관계자는 "임직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하니, 전면 재택근무가 아닌 당번제로 재택근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다국적사는 암젠코리아를 시작으로 한국화이자, 한국애브비, 한국MSD, 길리어드 사이언스코리아, 한국노바티스, 산도스 코리아, 한국BMS제약 등이 전면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대부분 금주까지 재택근무를 이어가면서 상황에 따라 지시사항을 업데이트한다는 계획이다.  

암젠은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을 전부 금지했으며, 부득이한 경우 제너럴 매니저 승인을 받도록 했다. 내근직도 추가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는 자택근무를 진행하고, 업무상 필요한 경우만 사무실 출근을 하게 했다. 업무 목적으로 이동 시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택시를 이용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매니저에게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일부 대형병원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격리조치 돼 있고, 약국에도 방문한 기록이 많아 안심할 수 없다"며 "금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재택근무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내근직들은 자택에서 근무하고 영업사원들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대시 제품 공부 등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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