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감성과 디지털마케팅을 잘 알아야 성공가능성 높아져

화장품 전문마케터가 말하는 코스메슈티컬 실패-성공 요인

동아제약, 동성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광동제약, 국제약품, GC녹십자, 유한양행, 중외제약, 일동제약, 경남제약, 셀트리온, 휴온스, 대웅제약, 신풍제약, 한미약품, 대우제약, 일동제약, 유영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종근당 등 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기 브랜드로 화장품을 출시하고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기업의 화장품브랜드 이른바 코스메슈티컬(코스메틱+파마슈티컬) 시장에 뛰어든 제약바이오기업은 2019년 12월 기준 대략 43개 업체에 이른다(대한화장품협회 회원사기준).

제약바이오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피부과학(더마톨로지) 기능성 화장품을 표방하는 제약바이오기업 화장품 자체 브랜드는 이처럼 많지만 시장에서 이렇다 할 브랜드를 알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 센텔리안24 브랜드만이 800억원대 빅히트를 만들어 냈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 화장품 마케팅전문가에게 제약회사 화장품의 실패요인과 센텔리안24의 성공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실패 원인을 가감없이 드러냈지만 부담스러워하는 관계자를 위해 일부 익명처리 했다.   

A제약 화장품 마케팅관리자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은 어떤 특정부분을 강조하는 화장품을 브랜드로 만든다. 물론, 시장에 있는 고만고만한 제품이 아닌 성분에서도 특화되고 주름개선이나 화이트닝 등 특화된 제품 기능 포지셔닝도 훌륭하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일반적 유통채널인 병원, 약국 등의 마케팅 전략과 화장품은 다르다는 것을 많이 간과 한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를 출시하기는 했으나 빈약한 유통채널에 괜히 힘만 빼고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현상을 겪게 된다. 우리 회사도 빈약한 유통채널 때문에 채널확장 전략에만 노력을 경주하다 보니 결국엔 그 어디도 성과를 냈다 할 만한 채널도 안생기고 윗선에선 실망감이 깊어져 화장품 담당자로서 마케팅 추진력을 얻기가 점점 더 힘들어 진다."

B제약 화장품 브랜드관리자

"우리 회사 브랜드는 타깃이 20~30대 여성이기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그들의 1위 접점 매체인 인스타그램과 체험로드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고 더불어 유투브,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에 홍보전략을 오래 지속했다. 대외 시장조사를 통해 타깃층에 어느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늘어갈 무렵 대형유통인 올리브영이나 부츠, 왓슨 등에 입점을 했지만, 지속적인 재구매가 잘 일어나지 않자 반품이 쏟아지는 아픔이 찾아왔다. 더 큰 아픔은 회사내의 보이지 않는 가시방석 같은 눈치주기와 경영진의 불신임 등이 브랜드 관리자인 나를 포함해 직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C제약 화장품 관리자

"우리는 처음부터 피부과병원을 타깃으로 진행했다. 그래서 애초부터 목표가 높지 않았다. 기존 제약쪽에 피부과가 특화되어 있어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진행됐고 차츰 브랜드인지도를 쌓아가고 피부과 거래처도 늘려가며 나름 성과를 내고 있는데 경영진들이 보기엔 속도가 더디게 보이니 타깃 변경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게 된다. 애초에 스텝 바이 스텝 전략이라고 충분히 설명했고 나름 사업부에선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데 회사에선 로드샵 같은 오프라인 채널과 일반 온라인 유통망에 공급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채널 변경을 주문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 피부과 제품브랜드를 확장한 로드샵 전용제품과 SKU(Stock Keeping Unit)관리가 필요한데, 준비가 덜 됐음에도 유통 쪽에 무조건 밀어붙여 입점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진들의 화장품사업에 대한 인식인데 수 십 군데 유통에 입점했으니 무조건 실적이 나오리라 짐작하시는 누를 범한다. 생활유통 특히나 화장품 유통은 제약 유통과는 다르다. 경영진들이 이런 점을 너무 쉽게 간과하시는 것 같다.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가 성공한 이유는 경영진들의 인식차이 즉, 알고 보면 이런 아주 미세한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근당건강 화장품사업부문 신윤창상무

"센텔리안24의 단기간 빅히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예전 농담 중에 항문에 절대 바르면 안되는 약이 있는데 그건 마데카솔, 이유는 새살이 솔솔~ 돋아나기 때문이라는 브랜드인지도 처럼 상처치유 및 새살촉진(재생)효과가 뛰어나다는 마데카솔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파워를 마데카크림이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즉, 마데카크림은 시장에선 신제품이지만 브랜드로써는 소비자들에게 신(新)브랜드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화장품 감성과 디지털 마케팅

 신윤창상무는 제약바이오기업에서 화장품을 성공시키려면 전통 제약회사가 추구하는 마케팅을 과감히 버리고 화장품감성과 디지털마케팅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의약품 마데카솔의 성분인 마데카소사이드(Madecassic acid)는, 속칭 호랑이풀 이라고 불리는 병풀(학명: 센텔라 아시아티카)에서 추출한 의약품 성분이다. 마데카크림엔, 컨셉적으로 같은 성분인 천연의 병풀추출물을 화장품원료로 처방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마데카가 주는 브랜드 이미지는 감성적으로 마데카솔이란 브랜드 연상을 제공하게 됨으로써, 빠르게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데카크림 센텔리안24를 홈쇼핑에 런칭했을 때 소비자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준 것은 바로 화장품적 감성자극이 성공요인이라고 본다. 이렇게 마데카크림 성공사례를 보면, 가성비나 기술력보다 소비자들의 구매 단추를 누르게 하는 것은 확실히 감성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이런 인간의 아름다움을 가꾸어 주는 화장품적 감성은 많은 제약사들이 기술로도 극복하지 못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신 상무는 제약바이오기업 화장품 디지털마케팅에 대해서 이렇게 조언한다. "대기업이 하는 방식대로 유명 광고모델을 활용한 TV광고 같은 과다한 마케팅 비용보다, 화장품과 인간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과 같은 작은 일부터 시작해도, 장기적 브랜드 관리와 함께 즉각적인 고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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