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적은 AML치료에 새 희망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영역에 조만간 희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다. 치료대안이 마땅치 않았던 재발 또는 불응성 급성환자에게 쓸 수 있는 '길테리티닙'에 대한 이야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길테리티닙 허가 심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르면 2월 중순경 허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AML은 급성백혈병 중 성인에게 가장 흔한 혈액암. 전 세계 성인 백혈병의 약 25%, 한국에서는 암 환자의 1%를 차지한다.

급성백혈병은 치료하지 않으면 1년 내에 90%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명연장은 물론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는 관해요법(전신적 항암요법), 관해후요법, 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항암요법치료의 경우 아트라싸이클린 계열 등 항암제 2~3가지를 병행해서 쓰는데, 백혈병세포가 거의 없어지고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비율은 50~70%수준이다. 하지만 이중 절반정도는 재발한다.

다행인건 최근 몇년사이 신약들이 치료영역에 들어와서 선택지를 넓혔다. 가령 세엘진의 비다자주(아자시티딘)는 세계보건기구 분류에 따른 골수 아세포가 30%를 초과하는 조혈모세포이식 및 집중항암화학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65세 이상의 성인 중 세포유전학적으로 고위험으로 새로 진단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쓸 수 있다.

얀센의 다코젠주(데시타빈)는 WHO 분류에 따라 새롭게 진단받은, 표준유도요법을 시행할 수 없는 65세 이상 성인 환자의 원발성 또는 속발성 급성골수성백혈병에 투여하도록 허가돼 있다.

다음달 시판허가가 예상되는 길테리티닙(해외상품명 조스파타)은 'FLT3(저분자 FMS 유사 타이로신 키나아제 3)' 변이 양성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중 3분의 1 가량은 'FLT3' 유전자 돌연변이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LT3'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치료결과가 좋지 못한데다가 생존기간도 짧은 편이다. 앞서 길테리티닙은 2018년 미국과 일본에서 시판허가를 받은데 이어 2019년 유럽에서도 허가를 획득했다.

길테리티닙이 기존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와 다른 점은 'FLT3'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점,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받고 재발한 혹은 기존 치료에 불응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에 쓰이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임상실적도 나쁘지 않다. 글로벌 제3상 임상연구 ADMIRAL(2215-CL-0301)에서 'FLT3' 돌연변이 양성 R/R AML환자들에게 적용 시 무사건 생존율(EFS), 완전 관해(CR), 완전 관해/부분적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 관해(CR/CRh) 비율, 수혈 의존성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OS도 개선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1/2상 연구인 2215-CL-0101에서는 연구대상 환자 집단에서 생존기간의 연장 및 깊은 분자학적 반응(deep molecular responses)을 비롯한 개선 효과를 입증해 길테리티닙의 유효성을 뒷받침했다. 우수한 내약성도 확인됐다.

다시 말해 길테리티닙은 예후가 나쁜 'FLT3' 변이를 동반하면서 재발 또는 불응성인 급성백혈병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FLT3'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는 노바티스의 라이답트도 있다. 재발이나 불응이 아닌 1차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는데,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혈액학회 관계자는 "AML 치료는 초기에 암세포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고령 환자, 유도유법을 적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치료 옵션, 또 재발환자에게 쓸 수 있는 치료옵션이 하루 빨리 환자들에게 제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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