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건당국은 에이즈복합제 칼레트라를 신종코로나 치료제로 권고

애브비 등 글로벌제약사들이 신약재창출(drug repositioning) 전략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는 27일(현지시간 기준)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와 전투를 위해 애브비 HIV 등 빅파마 랠리 신약 재창출(China repurposes AbbVie HIV drug as Big Pharma rallies to combat deadly coronavirus)’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 19 백신 동향을 전했다.

애브비는 자사가 보유한 HIV 백신 등을 대상으로 신약 재창출 전략을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연구에 나섰다. 중국 보건당국은 애브비의 에이즈복합제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를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의한 폐렴 치료제로 권고한다고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신약 재창출 전략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허가된 적응증 이외에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와 같은 2개의 항바이러제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HIV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다. 아직 가설 단계지만, 칼레트라의 항바이러스제 성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도 같은 기전으로 백신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대는 24일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41명의 임상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사스(SARS)가 창궐할 당시도 의약잡지 란셋에 게재된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애브비 HIV 치료제 칼레트라 연구가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새로운 병원체(pathogen)에 대항하는 칼레트라의 효능은 확증(comfirm)되지 못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심사부 생물제제과 심사 경험자는 히트뉴스에 “실제 환자에서 (회사가 가지고 있는)바이러스 억제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리얼월드데이터(RWD)와 리얼월드에비던스(RWE)를 통해 약물 효과를 입증(확증)하는 자료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애브비 외에도 길리어드 사이언스, 모더나, 바이엘, 로슈, 화이자 등도 중국 정부와 다양한 형태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HIV 치료제 ‘빅타비(빅테그라비르,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연구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CEPI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해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받았다.

바이엘은 중국 우한에 의료용품 공급 위해 450만위안(약7억5000만원)을 기부하고, 의료용 보호 제품 제공을 위해 650만위안(약10억9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와 함께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일라이 릴리, 노보노디스크, 존슨앤존스, 앨러간, GSK, 베링거인겔하임, BMS, 다케다제약은 중국 우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과정은 응급상황에서 전문의는 허가 의약품뿐만 아니라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임상 중인 임상시험물질)도 법과 규정에 맞춰 사용가능한 영역”이라며 “치료 효과가 기대되면 의학적 근거에 기초해 환자치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의 단계로 해석된다”고 했다.

국내 백신연구자는 “백신 개발의 경우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머크, GSK, 화이자 정도가 백신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이들은 백신 플랫폼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를 인수합병하거나 기술이전 등을 통해 백신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국내 회사는 당분간 (글로벌제약사와 세계기구 등 과)공동협력, 공동연구로라도 들어가서 백신 개발 기술을 배우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질병 퇴치를 위해 설립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우한 폐렴 백신 개발을 위해 최대 900만달러(약105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CEPI는 이 계획을 통해 올해 6월까지 임상시험에서 최소한 하나의 예방 백신을 보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질환연구원(NIAID), 미국 제약사인 이노비오 파머, 호주 퀸즐랜드 대학 팀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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