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HL036 3상에서 주평가변수 목표 미도달
까다로운 CCSS·TCSS에서 유효성 입증 "상업성 더 높아"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

"주평가변수 ICSS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반면, 좀 더 의미 있는 부평가변수 CCSS와 각막 전반에 걸친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 TCS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3상은 의미가 있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는 21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웅제약과 공동개발하는 안구건조증 신약 HL036의 미국 첫 번째 임상 3상(VELOS-2 study) 탑라인 데이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습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은 안구를 상부(SCSS)·중앙부(CCSS)·하부(ICSS) 등 세 개의 객관적 지표(Sign)로 나눠 각 부위의 각막 손상개선 정도를 측정합니다. 점안액을 눈에 투여하면 대개는 안구 아래 쪽으로 약물이 쏠리게 되므로, ICSS는 세 지표 중 유효성 입증이 가장 수월한 지표로 꼽힙니다. 

HL036 임상 3상은 2상(VELOS-1)에서 유의성을 입증한 ICSS 지표를 주평가변수로 설정하고, 안구건조증 환자 63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HL036과 위약을 8주간 점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과를 보니, 유효성 입증이 까다롭기로 알려진 CCSS와 세 지표의 합인 TCSS는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고, ICSS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박승국 대표는 ICSS로 허가된 자이드라와 달리 HL036은 CCSS·TCSS와 같은 각막 전반에 걸친 효과로 허가받을 가능성이 높아 상업적으로 훨씬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 대표는 "두 번째 3상에서 부평가변수를 주평가변수로 올려 목표에 도달할 생각이다. 경쟁 약물인 자이드라(Xiidra)도 2상에서 주평가변수를 ICSS로 설정했는데 목표 도달에 실패했고, 3상에서 이를 재현해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어 "안구건조증 3상은 항암제나 희귀의약품처럼 원샷으로 결정되지 않고, 통상적으로 여러 번의 임상을 통해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며 "우리는 유효성을 보기 위한 3상을 세 번으로 계획해 목표에 도달할 생각이었고, 이번 임상을 통해 우리 물질이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했습니다.

주관적 평가(Symptom)에서도 내원 시 눈의 불편감을 조사·기록하는 ODS는 8주 시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안구 건조감을 평가하는 EDS는 투약 시작 후 8주 시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습니다.

박 대표는 "자이드라가 허가받을 때 사용한 EDS 지표는 ODS 대비 약물 유효성을 좀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ODS는 거의 도달할 뻔 했다. 투약 시작 후 2주·4주 시점에서 위약 대비 현저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감각이 둔화되는 질환 특성상 8주차에 위약 효과가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탑라인은 임상 성패 여부를 결정짓는 지표입니다. HL036 3상은 주평가변수 목표 도달에 사실상 실패했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를 얻게 됐습니다. 박 대표는 여러 경쟁 약물 임상 데이터에서 CCSS·TCSS의 유의성은 거의 보기 어렵다며 이번 HL036 탑라인 데이터가 우수한 분포율을 기반으로 안구 전체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마커와 서브그룹 분석을 마치고, 오는 5월 열리는 안과학회(ARVO 2020)에서 미국 첫 HL036 3상의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1분기 두 번째 3상을 추진하며 해외 파트너들과 라이센스 아웃 협의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는데요. 우수한 임상디자인 역량이 HL036의 두 번째 3상 성패를 크게 판가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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