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공유가치창출)=CSR+이윤추구
CSR을 이윤추구의 필수 수단으로 보면 어떨까

진단 | ISO 26000의 거울에 비춘 국내 CSR [3]

제약업계에서 번지고 있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바람'은 어떤 범주의 바람일까? 그 범주에는 '대응적 CSR'과 '전략적 CSR'이 있다.

CSR과 CSV(공유가치창출)의 거두인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유진 포터'교수는 2006년 기업들의 CSR 활동을 경영전략 관점에서 분석해 기업이 사회에 참여하는 정도와 방식에 따라, CSR을 '대응적 CSR'과 '전략적 CSR' 두 가지 범주로 나누는 새로운 관점의 CSR 프레임(frame)을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Harvard Business Review)지에 발표한 바 있다.

'대응적 CSR'이란 기업이 사회의 책임 요구에 맞춰 수동적·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말하고, '전략적 CSR'은 이윤추구를 위한 경쟁우위 행위와 사회적 요구를 상충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CSV)'으로 생각하는 적극적·능동적인 전략적 접근 방법을 뜻한다.

즉, '대응적 CSR'은 사회가 요구하는 '자선과 윤리 및 환경 등'에 대한 자극과 이에 대한 기업의 방어적 수용이라는 사회와 기업 간의 긴장 관계가 기반이 되지만, '전략적 CSR'은 양자(사회와 기업) 간의 '공유가치 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에 목표를 둠으로써 'CSR'이 지향해야 할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응적 CSR'의 핵심은 '책임지는 것'에 있다. 기업이 (소비)사회를 통해 돈을 벌었으니 그 이익을 그 사회에 당연히 환원해야 할 '책임'이 있고, 돈을 버는 과정에서 노동, 인권, 윤리 및 환경 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야기케 한 일면이 있으므로 그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는 논리다. 기업은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니까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기업 자원 중 일부를 내놓는 입장이 된다. 이것이 '대응적 CSR'이다.

반면에 '전략적 CSR'은,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창출해 가며 동시에 경제적 가치(이윤)도 함께 추구되도록 CSR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과 관할지역 사회의 번영이 서로 의존적이라는 발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바로 이것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조)라 할 수 있다. '전략적 CSR'이 발전돼 CSV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소비자의 가치'와 '기업의 경제적 가치(이윤추구)' 및 '사회적으로 필요한 가치' 등이 상호 조화를 이루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CSV는 (대응적)CSR과 뿌리는 갖지만 '공동의 가치창출'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대응적) CSR 행위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선행(善行)의 지출을 통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므로 기업의 이익 추구 과정과 행위로 볼 수 없지만, CSV(전략적 CSR)는 기업의 영리추구 기회와 사회의 요구가 합치되는 곳에서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창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면 환경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고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만들면 해당 제품을 필요로 하는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가 큰손의 고객이 된다. 빈곤지역 주민을 채용하거나 농경기술을 보급하면 이들의 소비력이 올라가 그 기업에 이로운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세계적 통신 기업인 '00폰'이 통신 인프라(infrastructure)가 부족한 아프리카 케냐에서 휴대폰의 통화기능을 넘어선 '모바일 송금 서비스'라는 사회적 상품을 개발한 것이나, 000이 아시아지역 저소득층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 영양가 높은 제품을 저가격·소포장의 '보급형 상품'으로 출시한 것 등도 CSV의 사례다.

이처럼 CSV(공유가치창출)는 (대응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진화한 관념이며 기업과 당해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CSR 활동은 CSV(CSR과 경제적 가치의 접목)로 곧바로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CSV는 기업도 좋고 사회에도 좋은 진화된 CSR 개념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CSV(공유가치창출)의 성공여부도, CSR처럼 '진정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경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위장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례가 있다. 1990년대 초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미국과 유럽에서 휘몰아칠 때, 집중 포화를 받은 0000은 이에 대응해 '어린이 비만 퇴지 운동' 등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지만 역효과를 봤다. 소비자들은 0000의 이런 행위가 자사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단순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0000 불매운동을 더욱 가속화 시켰으며 이는 '슬로푸드' 확산 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CSR 소개는 이번으로 세 번째다.

'ISO 26000(CSR의 국제표준)'은 다음 5가지 측면에서 기업에게 자발적으로 CSR을 꾸준히 실행할 것을 요구하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부분의 국제기구가 ISO 26000의 제정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들 국제기구는 기업에게 이 표준 실행에 대한 감시와 요구를 계속할 것이다.

둘째, 세계의 수많은 NGO(비정부기구)가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기업을 감시하고 압박할 것이다.

셋째, 선진국은 국제무역을 행하면서 정치적·경제적 목적으로 CSR의 실행 실적을 조건(비관세장벽)으로 내세우며 요구할 것이고 이러한 그들의 요구는 갈수록 확대되고 증가할 것이다.

넷째,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들은 공정거래와 조달 조건 등으로 CSR 실적의 증명을 요구할 것이다.

다섯째, 금융권 등에 대한 투자자 또한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 CSR 실적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ISO 26000'의 실행은 앞으로 불가피하게 갈수록 증가될 것이고 제반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ISO 26000'은 총 7항과 그 부속서로 구성돼 있다.

제1항은 ISO 26000의 적용범위에 대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이 국제표준에서 취급하는 주제 및 범위를 정의하고 제한 또는 제외 항목이 있는 경우 그 것을 규정한다.

제2항은 용어의 정의를 정하고 있다. 이 국제표준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용어를 규정하고 그 의미를 나타낸다. 이러한 용어는 CSR을 이해하고 국제표준을 이용하는 데 기본이 되는 중요한 것이다.

제3항은 '사회적 책임의 이해' 부분으로 방대하게 기술돼 있다. 사회적 책임의 진전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계속되는 요소, 조건 및 중요과제를 다루고 있다. CSR의 개념이 무엇이고 어느 조직에 적용되는가에 관한 내용을 제시한다. 특히 이 항목은 중소규모 조직에 대한 특례 지침도 포함하고 있다.

제4항은 CSR의 기본적인 7대 원칙을 제시하고 소개하고 있다. ▷설명 책임 ▷투명성 ▷윤리적 행동(Ethical behavior) ▷이해관계자의 이익 존중(Respect for stakeholder interests) ▷법률 존중(Respect for the rule of law) ▷국제행동규범 존중(Respect for international norms of behavior) ▷인권 존중(Respect for human rights) 등에 관한 내용이다.

제5항은 CSR의 두 가지 실천 내용을 취급하고 있다. 'CSR 인식(Recogniz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및 '이해관제자의 특정(特定)과 그 참여'에 관한 내용이다.

제6항은 7대 핵심 주제 및 그에 수반되는 과제들을 기술하고 있다. 각 중심과제들 간의 관계, 관련되는 원칙 및 고려 사항 그리고 관련되는 행동 및 기대에 관한 정보가 제공된다. 7대 핵심과제는 ▷조직 지배구조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 운영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 등이다.

제7항은 CSR을 조직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다. CSR에 대한 연관성 및 그 이해, 이해관계자의 정의 및 참여 방법, 통합적용, 커뮤니케이션, 검토 및 개선 그리고 신뢰성 증진 등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부속서 A는 CSR에 관한 자주적인 이니셔티브(initiative)에 관한 부속서로 그 리스트를 제공한다. 부속서 B는 이 국제표준에서 사용되는 약어 리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ISO 26000(CSR 국제표준)과 CSV를 필히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제약바이오업계가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및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또는 EU-GMP 등과 함께 'ISO 26000'의 지침 실천이 필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CSR이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되는 '아픔'의 항목이라 생각하기보다, 이윤추구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하는 '필수 수단'의 과제로 보는 CSV적 경영이 제약바이오업계에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기대를 위해, 앞으로 'ISO 26000'이 제시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7대 핵심과제에 대한 좀 더 세밀한 해설 등을 2회에 걸쳐 더 소개하고 본 CSR에 대한 기획 기사를 끝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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