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즈 꿰뚫은 동아제약 '노스카나'… 자회사 · 론칭 7년만 '100억'
약국 "only 상처치료 연고 → 여드름흉터 · 창상피복재" 변했다

(사진출처 : 노스카나겔 홈페이지)

론칭 초기 '고함량 흉터치료제'로 시장에 나와 몇 년간 주목받지 못하다 효능·효과 중 '여드름 흉터'를 강조하니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고, 친숙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끝에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제품이 있다.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직접 관리하는 '셀프메디케이션'이 피부 관리와 미용 부분에 두드러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따라서 피부 케어를 위한 제품도 '상처치료 연고'만 잘나갔다면 이제는 흉터관리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 상처를 보호하고 오염을 막기 위해 상처부위에 사용하는 의료기기 '창상피복재'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 기세를 이용해 제약업계는 '2020년 일반의약품 사업 전략'을 흉터 · 피부 등 피부케어를 위한 제품 주력에 나서거나, 의약품 성분 ·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코스메슈티컬' 사업까지 발을 넓히는 분위기다. 제약사와 약국 모두 소비자의 '피부케어 · 피부관리' 트렌드를 알아야만 한다.

동아제약은 지난 13일 여드름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의 지난해 연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노스카나겔은 여드름 흉터와 수술 흉터, 비대성 흉터, 켈로이드성 흉터에 효능·효과를 나타내는 일반의약품이다. 2013년 노스카나겔 발매 당시 '고함량 흉터 치료제'로 판매했지만 당시엔 일반약 시장에서 흉터치료제가 갖는 파이가 크지 않았다는 게 담당 BM의 설명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5월 가수 겸 배우 혜리를 '노스카나' 모델로 기용해 다매체 광고 활동을 진행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5월 가수 겸 배우 혜리를
'노스카나' 모델로 기용해
다매체 광고 활동을 진행했다.

여드름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 등 외용제 OTC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지훈 BM은 지난해 9월 히트뉴스와 만난 인터뷰에서 2016년 '여드름 흉터 치료제'로 포지셔닝에 바꿔 마케팅에 집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드름의 발생 과정 상 반드시 흉터가 남아요. 여드름도 상처라서 흉터가 남는데 당시 '흉터 치료제' 시장보다는 '여드름 관련 시장'이 더 컸고 그 당시에 '여드름 흉터 치료제'는 없었는데요. 당시에는 단어도 없었고 여드름이 올라왔던 자국과 흔적 정도의 인식을 노스카나겔이 '여드름 흉터'로 정의한 거에요.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발굴한 셈이죠."

노스카나는 2015년까지 매출이 10억원대에 그쳤지만 2017년부터 65억원으로 올랐고 결국 지난해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여드름 자국도 흉터니 약을 바르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가수 겸 배우 혜리를 모델로 기용해 TV광고와 유튜브, SNS 등 다매체 마케팅 활동을 한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동아제약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2013년 3월 옛 동아제약이 분할돼 새로 만들어진 법인으로서 보면 창립 7년만에 첫 매출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OTC다. 노스카나도 그 해 출시했으니 동아제약의 '새 7년'과 같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동아제약=박카스' 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큼 회사 매출의 과반이 박카스 매출일 정도로 의존하는 경향도 있었다. 2018년까지 동아제약의 OTC 중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은 '판피린' 딱 하나였다. 이젠 노스카나가 동아제약의 새 캐시카우가 돼 안정적인 매출을 기여해줄 수 있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동아제약은 지난해 10월 더마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FATION)'을 론칭하며 코스메슈티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코스메슈티컬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기능성 성분 포함 화장품을 뜻한다. 사업 키워드는 '더마'다. 더마톨로지(Dermatology, 피부과학)을 표방하며 화장품 분야를 넘어 피부 기전을 활용해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뷰티 영역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과거에는 의약품이 환자를 치료하는 역할이였다면 지금은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피부 케어를 위한 의약품으로 (일반의약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피부케어 의약품 확보와 파티온 마케팅은 상호 연관돼 보이지만 별개다. 피부케어 의약품은 의약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창상피복재' 설명 카드뉴스(사진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블로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창상피복재' 설명 카드뉴스(사진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블로그)

상처 부위의 오염 방지와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의료기기 '창상피복재' 시장도 상처치료에 대한 인식 변화와 피부·미용 시술 증가 등으로 급성장 중이다. 흔히 '습윤 드레싱'으로 불린다.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창상피복재 시장 규모는 올해 1077억원, 2022년 1248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지난해 5월 발간한 의료기기품목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창상피복재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창상피복재 시장규모도 점차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 상처관리 제품 대비 습윤 형태의 상처관리 제품이 시장규모 및 성장률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약국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니 트렌드가 바뀌고, 약국용 제품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시대적 요구 아니겠냐. 치료를 넘어 흉이 지지 않도록 할 제품을 약국에도 들여놓게 된다"고 했다. 흉터치료제와 창상피복재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는 게 약국들의 설명.

서울 A 약사는 "과거 피부 OTC는 상처나 무좀 등 당장 발라야 하는 제품이 주류였다. 그런데 이제는 흉터와 피부미용을 위한 제품도 선전하는 것 같다"며 "다만 소비자들이 의약품과 화장품의 경계가 모호해 무엇을 써야할지 헷갈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약사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제약사도 제품을 만들고, 약국도 제품을 배치해야 하지 않겠느냐. 흉터치료제나 창상피복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경기의 B 약사는 "후시딘과 마데카솔 등 상처치료 연고만 잘 나갔다면 수년 전부터 흉터관리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다. 특히 창상피복재 인식이 자리잡아 문의도 많아졌고, 판매량이 늘었다"며 "환자들이 흉이 지지 않는 미용을 생각하는 만큼 특장점 있는 제품과 같이 쓰면 시너지가 나는 제품들이 시장에 계속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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