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부의장 "북한, 아직도 주사기 삶아 재사용"
정세현 부의장 "북한, 아직도 주사기 삶아 재사용"
  • 김경애
  • 승인 2020.01.11 06: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일 오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격려방문
"유관단체 연계 통한 인도적 지원 지속해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북한 의약품 지원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인도적 차원이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비롯한 유관단체 연계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0일 오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방문해 이 같이 말했다. 북한의 열악한 의약품 현실을 실제 목도했던 그는 이날 격려방문을 통해 정부·민간단체 연계를 통한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북한에 필요한 필수의약품이 많다. 지난해 북한에 독감이 유행해 타미플루를 트럭에 실어 보내려 했는데, 판문점에서 '트럭은 안 되니 약품만 보내라'는 UN 지시가 내려졌다. UN은 북 지원이 군사적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듯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북한 의약품 수준은 형편 없다. 아직도 유리 주사기를 삶아서 재사용한다. 이렇게 굉장히 어려운 와중에도 지원받을 때 자존심을 세운다. 어려움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이해 못한다. 북한을 달래며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원 범위나 구체적 안은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나서야 하며, 유관단체들이 힘을 모아 펀드를 구성하면 지속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기관과 민간단체에서 일을 벌려주면 나라에서도 도울 수 있으며, 공신력 있는 단체의 경우 10억원을 모으면 10억원을 보태 20억원, 100억원을 모으면 100억원을 보태 200억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장은 "약 문제는 생사에 관여된 문제다. 단체 간 연계는 물론, 민간단체에서도 함께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정세현 수석부의장 발언 요약.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북의 약 수준은 형편 없다. 그러나 북한에 단순히 약만 주는 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름 없다. 북한 농업만 보면, 비료공장·농업공장 외 아무 것도 없다. 삶의 수준을 낮춰 겨우 살아가고 있다. 세끼 먹던 걸 두 끼로 줄이고, 쌀밥이 아닌 보리·옥수수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부국해지면 세력이 생긴다. 나라가 커지면 영향력도 커지게 돼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됐다. 위상이 높아지면서 북한에 원조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남쪽에 대해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북한을 달래야 한다. 남쪽 지원을 받아도 받는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굉장히 어려운 와중에 (지원을) 받아가면서도 자존심을 세운다. 어려운 와중에도 지원을 허겁지겁받는 일은 거의 없다. 이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어려워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루저가 될 필요가 있다. 루저가 돼 봐야 인간사회 원리를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다.

박정희 정부 시절 우리는 180km 미사일을 들여왔고, 노무현 정부 때 300km 미사일까지 늘렸다. 그런데 북한은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 1개를 이집트를 통해 들여와 역설계를 하며 미사일을 연구했다. 그 결과 1만3000km짜리 미사일을 만들었다. '이런 미사일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약과 농약은 왜 못 만드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국가 자원 투자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다. 국방부터 튼튼히 하고자 했을 것이다. 농업·제약·의료가 형편없는 이유는 여기 있으리라 본다. 북한은 아직도 유리주사기를 삶아서 사용한다. 요즘은 일회용이 당연한데, 옛날에는 유리로 된 주사기를 삶아서 재사용했다. 지금 북 수준이 이렇다.

2003년 4월 초 남북장관급 회담이 있었다. 당시 사스 때문에 동아시아 전체가 난리가 났고, 북한은 사스 감염을 우려로 남한 입국을 막았다. 결국 4월 말에 넘어갔다. 도착했더니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우리를 검사했다. 우리 쪽은 당시 5~60명이 갔는데, 체온을 재는데 쓰는 수은 체온계를 머릿수대로 들고 오지도 못했다. 그냥 순서대로 겨드랑이에 꼽았다. 의료 수준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가운데 약을 제대로 못 만드는 건 당연했다.

필수의약품 중 북한에 필요한 것이 많다. 작년 북한에 독감이 유행했다. 트럭을 이용해 타미플루를 보내고자 했다. 판문점 앞에 도달했는데, UN이 판문점 철문을 열지 않았다. 트럭은 안 되고 약품만 보내라고 했다. 이게 말이 되나. UN은 북에 지원되는 물품들이 군사에 이용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듯 했다.

의약품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이다. 대북제재에는 저촉되지 않는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해야 한다. 범위·구체적 안은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나서줘야 한다. 정부기관과 민간단체들이 일을 벌려주면 나라가 도울 수 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뿐 아니라 제약회사도 마찬가지다. 그런 단체들이 모여서 펀드를 구성하면 (지원이) 가능하다. 단체가 공신력이 있는 경우 10억원을 모으면 10억원을 보태 20억, 100억원을 모으면 100억원을 보태 200억원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약 문제는 생사에 관여된 문제다. 단체간 연계는 물론, 민간단체도 함께 가줬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