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 교수 "국내선 아직 논쟁 중...시간 필요할 것"

[HIT 초대석]정보영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기존 3제요법(와파린+이중항혈소판요법)에서 NOAC을 기반으로 한 2제요법(NOAC+항혈소판제)이 미국 치료 가이드라인에 담긴 것이다.”

정보영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엘리퀴스(아픽사반)의 AUGUSTUS 연구와 하위분석 결과의 의의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이러한 가이드라인 개정이 국내에서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비타민 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일관된 연구 결과를 보이나, 국내에서는 아직 항혈전치료제 논쟁이 있는 편”이라며 “국내에서는 2제 요법이 가이드라인에 반영 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NOAC은 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바이엘의 자렐토(리바록사반), BMS의 엘리퀴스(아픽사반), 다이이지산쿄의 릭시아나(에독사반) 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엘리퀴스의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국내 NOAC 처방 패턴의 또 한번의 변화가 예상된다. 히트뉴스는 정보영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나 가이드라인 개정까지 이끈 AUGUSTUS 변화부터, 제네릭 출시로 각 NOAC 처방 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들어봤다.

정보영 교수 

-올해 3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 경험과 관계없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를 동반하거나, 선택적 PCI를 받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UGUSTUS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의 임상적 의미는?

“아픽사반을 투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AUGUSTUS 연구 결과 발표와 함께 미국 가이드라인이 변경됐다는 것을 보면, 이 연구가 얼마나 임상적 가치를 가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 변경 전에는 3제요법이 기본 치료요법으로 사용됐다. 그러다 작년 말부터 유럽에서 NOAC을 기반으로 한 2제요법 사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졌다. 자렐토(리바록사반) PIONEER AF-PCI와 프라닥사(다비가트란) RE-DUAL PCI 연구가 발표되면서부터다. 물론 당시 2제 요법이 논의로만 그쳤던 데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 출혈 위험이 높지 않은 환자를 등급을 지나치게 나눠 진행했기 때문에 임상의 간의 합의(consensus)를 이끌어내지 못 했다.

-자렐토(리바록사반) PIONEER AF-PCI와 프라닥사(다비가트란) RE-DUAL PCI 연구가 아닌 AUGUSTUS 연구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이끌어낸 배경은?

“AUGUSTUS 연구를 통해 NOAC 기반 2제 요법 사용의 필요성, 2제요법 사용 기간을 빠른 템포로 사용해 사용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이후 릭시아나(에독사반) 역시 ENTRUST-AF-PCI 연구를 통해 뒷받침하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국내 가이드라인도 변화가 있었나?

“대한부정맥학회는 이러한 내용을 반영했으나, 국내 다수의 가이드라인엔 아직 반영되지 못 했다. 4약제의 RCT 연구 결과가 모두 일관된 결과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이런 내용이 국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못한 건 안타깝다.”

-왜 국내에선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못 하는 건가?

“여전히 NOAC을 기반으로 항혈전 치료에 대한 임상의 간 논쟁이 있다. 물론 이런 논쟁은 미국과 유럽에선 (AUGUSTUS 연구 등을 기점으로) 끝났다. 그럼 왜 국내는 이런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슬픈 일이지만, 국내 연구진은 AUGUSTUS 등 대규모 글로벌 임상에 직접 참여해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적다.

이런 경험이 적기 때문에 우리가 AUGUSTUS 연구를 보며 놀라워 할 때, 외국은 이미 가이드라인 개정을 발빠르게 한 것이다. 그들은 이런 연구에 직접 참여하며, 중간에 예측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빠르게 가이드라인 개정을 이뤄낸 것이다. 국내도 이런 대규모 임상 연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참여했다면 지금과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지난 9월엔 AUGUSTUS 하위연구가 추가로 발표됐다. 임상적 가치는 무엇인가?

“환자 상황을 구분할 필요없이 NOAC을 기반으로 한 2제요법 사용이 타당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또 2제요법이 환자의 입원 기간까지 줄여준다는 점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4개 약제가 처방되고 있다. 임상데이터 기준을 본다면, 4개 약제가 모두 좋은 약제로 볼 수 있나?

“임상 데이터만 놓고 보면 프라닥사와 엘리퀴스가 탄탄한 근거를 갖고 있다. 자렐토와 릭시아나는 두 약제(프라닥사, 엘리퀴스)보다는 데이터 측면에서 결과가 좋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임상 현장에서 4개 약제가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임상데이터와 달린 국내 처방 추이를 놓고 보면, 자렐토와 릭사아나의 처방이 높다.

“자렐토는 가장 먼저 심부정맥혈전증(DVT)과 스텐트 시술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처방이 높아졌다. 릭시아나는 마케팅의 힘이 큰 약제로 보인다. 또 올해 초 자렐토 공급 중단 문제로 자렐토를 처방받던 환자들이 같은 1일 1회 복용인 릭사아나를 처방받게 됐다. 이러한 배경으로 릭시아나가 국내 NOAC 처방 1위로 올라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부정맥만 보는 의사들은 오히려 프라닥사 처방률이 높았다. 환자 입장에서 1일 1회 복용(자렐토, 릭시아나)이 좋을 수 있으나, 임상결과를 보면 오히려 1일 2회 복용이 더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또 프라닥사의 경우 유일하게 역전제도 있는 약물이다. 하지만 프라닥사 복용 후 속쓰림, 위장관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어, 엘리퀴스를 사용하게 됐다. 엘리퀴스는 효과와 출혈 안전성 모두 비교적 적당한 약물이다.”

-AUGUSTUS 연구를 보면,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1일 2회 5mg’ 요법을 그대로 사용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선 작년까지만 해도 NOAC 저용량 사용에 대해서 활발히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표준용량 사용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7년 전만 하더라도 아스프린과 NOAC을 병용하는 것 자체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혈에 관련된 두 약물을 모두 사용하면 매우 큰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저용량 사용에 대한 이야기는 재작년까지도 언급됐다. 그러다 프라닥사 RE-DUAL PCI 연구를 통해 표준용량 사용에 대한 우호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AUGUSTUS 연구를 통해 표준용량에 대한 논쟁의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아시아권 국가에서 NOAC 저용량 처방은 여전히 논의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약제 별로 차이는 있다. 엘리퀴스와 릭시아나는 표준용량 사용이 맞다고 본다. 일부 연령, 체중 등 정해진 조건에 따라 저용량을 사용할 순 있다. 하지만 프라닥사와 자렐토는 여전히 용량 선택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일본과 대만은 여전히 이 두 약제(자렐토, 프라닥사)에 대해서 저용량으로 처방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약제의 저용량 처방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NOAC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NOAC 처방 환경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보나?

“제네릭 출시로 NOAC 처방이 더 늘 것이다. 특히 개원가 처방이 확대돼 전체 NOAC 처방률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최근 개원가에서도 NOAC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심전도검사(EKG) 판독이나 보험 기준 등을 학회에 문의하는 횟수도 늘었다. 이런 저변 확대에 국내제약사의 마케팅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대학병원도 제네릭 처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나?

“단계적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약가 차이가 크다면 대학병원에서도 제네릭을 아예 배제하긴 힘들 것이다. 물론 개원가보단 제네릭 처방률이 낮겠지만.”

-향후 NOAC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임상이 있다면?

“암환자나 투석 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의 NOAC 복용을 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환자 군에 대한 합의된 답은 없다.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NOAC이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스마트 기기(스마트워치, 어플리케이션)를 통해 심전도 검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심방세동을 조기에 찾아내, 뇌졸중 등이 일어나기 전에 치료를 할 때의 이점도 등도 연구되고 있다.”

*정보영 교수는 누구?

-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교수

-현, 심장학회지 편집위원

-현, 대한 부정맥학회 학술이사

AUGUSTUS 연구

PCI 시술 경험과 관계없이 ACS를 동반하거나 선택적 PCI를 받은 최소 6개월 동안 P2Y12 억제제 치료를 계획한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 4614 명을 대상으로 엘리퀴스(아픽사반)와 비타민 K 길항제(VKAs), 그리고 아스피린과 위약을 비교하기 위한 2X2 요인설계 방식의 글로벌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시험.

<연구 결과>

-아스피린 복용 여부와 무관하게 P2Y12 억제제를 투여 받은 환자에서 6개월 차에

엘리퀴스 치료군은 비타민 K 길항제 치료군 대비 주요 출혈 또는 비주요 출혈(CRNM)이 나타난 환자 비율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10.5% vs. 14.7%; HR: 0.69, 95% CI: 0.58-0.81; p-value <0.001 with superiority)

-엘리퀴스 치료군은 VKA 치료군 대비 사망 또는 입원 비율이 더 낮았으며(각각 23.5% vs. 27.4%; HR: 0.83, 95% CI: 0.74-0.93; p=0.002), 사망 또는 허혈성 사건 발생은 유사했다(각각 6.7% vs. 7.1%; HR: 0.93, 95% CI:0.75-1.16; p=NS).

-엘리퀴스와 비타민 K 길항제 비교와 독립적으로, P2Y12 억제제와 항응고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6개월 차에

아스피린 치료군은 위약 치료군 대비 주요 출혈 또는 비주요 출혈이 나타난 환자 비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16.1% vs. 9.0%; HR: 1.89, 95% CI: 1.59-2.24; p<0.001).

아스피린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사망 또는 입원 비율이 유사했으며(각각 26.2% vs. 24.7%; HR: 1.08, 95% CI: 0.96-1.21; p=NS), 사망 또는 허혈성 사건 또한 차이가 없었다(각각 6.5% vs. 7.3%; HR: 0.89, 95% CI: 0.71-1.11).

AUGUSTUS 하위분석

<세부 환자군 별 하위분석>

AUGUSTUS 연구에 포함된 PCI 시술 경험과 관계없이 ACS를 동반하거나 선택적 PCI를 받은, 최소 6개월 동안 P2Y12 억제제 치료를 계획한 비판막성 심방세동(이하 NVAF) 4,614명의 환자를 ▲PCI를 받지 않은 ACS 환자(n=1,097명), ▲PCI 치료를 받은 ACS 환자(n=1,714명), ▲선택적 PCI 치료를 받은 환자(n=1,784명) 3개의 임상적으로 중요한 하위 그룹으로 나눠 구체적인 분석 진행

-연구 결과

엘리퀴스 치료군은 PCI를 받지 않은 ACS 환자(5.3% vs. 11.5%; HR 0.44, 95 % CI 0.28-0.68), PCI 치료를 받은 ACS 환자(10.7% vs. 15%; HR 0.68, 95 % CI 0.52-0.89)그룹에서 VKA 치료군 대비 6개월 차에 주요 출혈(ISTH major) 및 비주요 출혈(CRNM)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적 PCI 치료를 받은 환자 그룹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interaction=0.052).

엘리퀴스 치료군은 PCI를 받지 않은 ACS 환자(17.7% vs. 24.4%; HR 0.71, 95 % CI 0.54-0.92)그룹에서 VKA 치료군 대비 6개월 차에 사망 또는 입원 발생이 유의하게 낮았으나 PCI 치료를 받은 ACS 환자, 선택적 PCI 치료를 받은 환자 그룹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interaction=0.345). 사망 또는 허혈성 사건 발생에서도 세가지 그룹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interaction=0.356).

<입원항목 별 하위분석>

AUGUSTUS 연구에 포함된 PCI 시술 경험과 관계없이 ACS를 동반하거나 선택적 PCI를 받은, 최소 6개월 동안 P2Y12 억제제 치료를 계획한 비판막성 심방세동(이하 NVAF) 4614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의 추적기간 동안 입원율과 원인 별 입원 항목을 나눠 구체적인 분석 진행

연구 결과

아스피린 복용 여부와 무관하게 P2Y12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엘리퀴스 치료군은 VKA 치료군 대비 모든 입원율(22.5 vs. 26.3%; HR 0.83, 95% CI 0.74–0.93, p=0.002), 심혈관 관련 입원율(15.4% vs. 18.5%; HR 0.81, 95% CI 0.71–0.94), 출혈 관련 입원율(3.6% vs. 5.4%; HR 0.65, 95% CI 0.50–0.86)이 모두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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