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좀 더 나은 서비스·수가 가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

"병의원·약국에서 절감해 아낀 건강보험 재정은 결국 전부 의약계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민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좀 더 나은 수가로 활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7일 여의도역 인근 식당에서 열린 보건의약전문 출입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하며 "기생충이 없어지면 기생충에 빨리는 영양분이 인체에 남아 유용한 형태로 활용되는 원리와 동일하다"고 비유했다. 

이날 김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건강보험 적자에 대한 오해, 보장률 1.1% 증가, 급여화 속도, 원가계산을 위한 패널·직영병원 확대, 사무장병원 법안 계류, 커뮤니티케어 추진,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한 의료계 협조 등을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은 건보공단도 물론 노력해야 하지만, 보건의료 서비스를 생산하는 병의원·약국이 잘 해줘야 한다. 그게 재정 절감의 기본이 된다. 공단과 의료계가 제도 운영에 잘 협조할 수 있는 바탕도 놓고 싶다. 이는 내가 생각하는 새해 소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 발언 전문.

건강보험 적자=건강보험 재정 적자는 잔액이 고갈되는 적자가 아닌, 준비적립금 20조원에서 10조원을 꺼내쓰고 10조원을 남겨놓는 형태의 계획된 일이다. 이 때문에 회계상 적자 표시가 나는 것이다. 

보장률 1.1% 증가=문케어 보장률 개선 속도가 좀 느리다. 보장률이 불과 1.1% 증가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 수치는 2017년에서 2018년의 변화폭을 그린 것이다. 2017년은 문재인 정부가 막 시작한 해다. 그해 여름에 대통령이 문재인 케어를 발표했으므로, 2017년은 사실상 문케어를 준비하는 해나 다름없었다. 2018년 시행된 문케어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일종의 성숙 기간을 지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2018년 포괄을 측정한 자료를 보고 분석하려면, 2019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하다. 2018년 진료 청구는 2019년 봄까지 계속 들어온다. 즉, 급여 확대 결과도 제도 성숙기간이 필요하며 자료가 모아지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문케어 속도를 측정하는 자료는 아직 시기상조인 상태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더 모아지려면 제도가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비급여의 급여화=내년에는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비급여를 제외하거나 급여로 전환하는 등 비급여 관리를 훨씬 더 강화할 생각이다. 공단에서도 비급여를 전부 코드화해 어떤 비급여가 시행되는지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려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그 결과를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비급여 정리 속도를 내겠다. 

원가계산=원가계산의 경우 병원 협조를 얻어 패널병원을 확대해가고 있다. 내년에는 패널병원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고, 보험자 직영병원 설립도 계속 추진하겠다. 요양 분야도 직영시설을 좀 더 확대해 시설·서비스 모형 등을 다양하게 실험해볼 계획이다. 요양 원가계산도 마찬가지로 직영시설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해볼 생각이다. 

사무장병원=국사무장병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있다. 무쟁점법안으로 분류되지 않아 처리가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 지금 국회가 혼란 상태여서 진척이 안 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 (혼란이) 정리되면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커뮤니티케어=커뮤니티케어가 이제 조금씩 본궤도에 올라가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굉장히 막막했는데, 1~2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제는 커뮤니티케어가 형체를 갖춰간다고 느낀다. 내년에는 커뮤니티케어가 좀 더 확실히 자리를 잡아 진척되게끔 해보겠다. 공단에서는 커뮤니티케어 추진기획단을 급여상임이사·장기요양상임이사 공동관리로 운영한다. 커뮤니티케어는 보건의료·요양보험 측면이 동시 존재하므로, 요양·급여 이사가 같이 관리해 방향을 잡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내년에는 의료계와 잘 협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 건강보험 재정 전액은 당초 다 병의원으로 가게 돼 있다. 요양병원도 요양·재가시설과 요양서비스를 만드는 생산자들에게 가게 돼 있다. 즉, 건강보험 재정을 병의원·약국 등 의료제공자들이 절감해주면 아낀 돈은 그대로 의료계에 다시 가게 돼, 의료계·국민이 진정 필요로 하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좀 더 나은 수가로 활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는 기생충이 없어지면, 기생충에 빨리는 영양분이 인체에 유용한 형태로 활용되는 원리와 똑같다.

그러므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은 공단이 물론 노력해야 하지만, 보건의료 서비스를 생산하는 병의원·약국 쪽에서 잘 해줘야 한다. 그게 재정 절감의 기본이 된다. 공단·의료계 협조를 통해 의료계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재정 절감의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의료계에서도 그런 취지를 이해해달라. 건강보험 제도 운영에 의료계가 잘 협조해달라. 의료계가 공단과 협력할 수 있는 바탕을 놓고 싶다. 그게 내가 새해에 생각하는 소원 중 하나다. 그렇게 돼야만 정말 우리나라 보건의료 제도와 건강보험 제도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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