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숙 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CSR| 한국MSD '성(性)대한 클래스 자유로움'

“피임은 남자와 여자 누가 하는 게 맞나요?”

“올바르게 자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17일 청원고등학교 대강당 한국 MSD 성대한 클래스 자유로움 토크콘서트 현장. 혈기왕성한 남자 고등학생들은 이런 질문을 쏟아냅니다. 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당당하게 자신의 학년, 반, 이름을 밝히며 진지하게 질문을 이어갑니다.

한국MSD가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시 노원구와 함께 남학생들의 올바른 성건강 인식과 관리 증진을 위한 ‘성대한 클래스’ 프로젝트를 17일 청원고등학교에서 진행했다.

생각해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 궁금증인데, 저를 비롯한 학부모들의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한국 기성세대의 이런 폐쇄적인 관념이 오히려 학생들의 성(性)을 더욱 음란영상물 같은 음지로 몰아 넣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MSD는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현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시 지자체와 손잡고 기존 여학생 중심의 방어적 성교육에서 벗어나 남학생 대상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7일엔 서울 청원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성대한 클래스'를 열었는데요. 이석원 공감성교육 자주스쿨 강사의 강연을 시작으로 이승주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강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날 사회는 최근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워크맨> 진행자인 장성규 씨가 맡아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승주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현빈이 나와서 하는 스킨십도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면, 데이트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석원 강사의 말에 집중하는 아이들. 이어 잘못된 성 관념을 형성하는 음란 영상물과 현실의 차이를 짧은 영상로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고민을 해소시켜 줍니다. 장성규 씨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학생들과 호흡하며 다양한 반응과 질문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석원 공감성교육 자주스쿨 강사가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또 직접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연된 환자의 성기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좀 더 주목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도한 이승주 교수의 발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성규 아나운서가 이 교수와 대담 형식을 통해 학생들의 성 관련 궁굼증을 말하고 있는 모습. 
김소은 한국MSD 대외협력부 전무

환자가 아닌 건강한 남학생을 대상으로 제약사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주도한 김소은 한국MSD 대외협력부 전무를 만났습니다.

-제약회사가 환우가 아닌 건강한 남학생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한 게 색달라 보여요.

“그동안 성교육은 여성 중심의 순결 교육, 여성의 몸을 아는 것에 치중돼 있었죠. 최근 청소년들의 성 인식이나 문화와 괴리된 채로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같은 성 매개 감염 질환 예방은 성별과 관계 없이 중요해요. 특히 남학생들이 이런 성매개 감염의 중요성과 정보에 소외됐다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성교육과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특히 이승주 교수님의 발표 사진에 직접 성기 사진이 삽입된 것에 좀 놀랐어요.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이승주 교수님께서 오랜 과정을 거쳐 만든 내용이에요. 앞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나왔던 질문을 수정하면서, 학생들이 궁금했던 점을 반영해 나갔어요. 예전엔 익명으로 진행돼야 겨우 질문이 나왔는데, 요즘 학생들은 당당하게 손들고 자신의 성 고민을 털어 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저희가 일조하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토크콘서트, 발표자료 등 콘텐츠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었요.

“이번 프로그램은 ‘콘텐츠’ 개발이 핵심 목표입니다. 성교육 콘텐츠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비뇨의학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이런 콘텐츠들의 일선 학교 보건교사들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지난번 행사 때 고3 남학생이 자신의 솔직한 고민을 털어 놨어요. 당시 이승주 교수님도 지금껏 들어본 질문 중 가장 ‘실질적인’ 질문이라고 말씀 주셨고요. 학생들의 질문의 깊이와 진지함에 다시 한번 놀랐어요.”

-제약회사가 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회사가 가진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잖아요. MSD도 마찬가지 일 것 같고요. 사회공헌이 자칫 마케팅 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나 후원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물론 회사 차원의 후원 행사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도 있을 수 있겠죠. 장기적으로 제약회사가 갖는 사회적 책임과 공공의 이익, 회사의 목표를 조화롭게 진행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성대한 클래스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인가요?

“지속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초기 ‘아름다움’ 프로그램을 통해 자궁경부암과 다른 성매개 감염병 인식을 높였듯, 이번 ‘자유로움’을 통해 남학생들의 성 관념도 일정 부분 높였다고 봐요. 향후 아름다움과 자유로움 프로그램이 조화롭게 진행될 수 있길 바랍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전문가와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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