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팀장, KPBMA Brief 제19호에 기고
"부패 예방의 첫 걸음은 최고경영자 의지"

김종철 씨제이헬스케어 CP팀 팀장
김종철 씨제이헬스케어 CP팀 팀장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조직 내 주어진 역할에 매몰돼, 자신과는 관계 없는 일로 덮어 버리는 부패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김종철 씨제이헬스케어 CP팀 팀장은 19일 발간된 KPBMA Brief 제19호에 실린 '부패방지를 위한 글로벌 협업과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 기고문에서 집단 논리에 숨은 기업부패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집단의 힘·영향력 아래에 놓이고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부패에 눈을 감게 된다. 필립 짐바르도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가 1971년에 실시한 심리학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이 대표 사례다. 실험 지원자들은 무작위로 죄수·교도관역을 맡아 스탠퍼드대 지하 가짜 감옥에서 살았는데, 이 가짜 교도관들은 귄위적으로 행동하며 심지어는 가혹 행위를 하기까지 했다. 

스탠리 밀그램 미국 예일대 사회심리학자가 1961년 진행한 실험(Milgram Experiment)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평범한 사람이 권위에 복종하며 잔인한 행위를 하는 심리 실험이었다. 피험자들은 상대방(배우)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실험보조자 안내에 따라 전기 충격 강도를 높였다. 

김 팀장은 "과거 제약업계의 다양한 부패 사례는 CP(Compliance Program,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가 경영시스템으로서 실효성있게 운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차원의 반부패 관련 법규 적용이 강화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선택 비용인 윤리 시스템 구축 운용비를 이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팀장은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가 발생하면 보건의료 전문가 관심은 의약품 품질·국민 건강에서 리베이트 가치로 전환된다. 한번 발생한 리베이트는 규모가 증가해 중단하기 어려우며, 정상적인 거래 관계에서 제기 가능한 클레임도 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더욱 수면 아래로 내려가 정상적인 경영시스템에서 검토·조치할 기회를 잃는다. 향후 수면 위로 그동안 누적된 퇴적물이 드러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되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진출 관점에서 윤리경영을 논하는 것은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다. 비윤리적인 기업들이 국가간 정상적인 거래를 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이미 살고 있다. 실제 주요 국가의 반부패 관련 법규·시스템이 지속 강화되고 있으며, 위반 시 막대한 벌금·평판 리스크 등을 감내해야 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김 팀장은 "불편했던 Compliance가 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모든 제약업계가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력한 결과"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반부패 활동 동향·정보를 파악해 반면교사를 삼는 것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팀장은 올해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진행된 IACA(국제 반부패아카데미) 리저널 섬머 아카데미(Regional Summer Academy)에 참가하며,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CPI)·유엔 반부패협약(UNCAC)·UN 지속가능발전목표 등 부패방지를 위한 글로벌 협업 사례 등을 고찰했다. 

김 팀장은 "부패를 예방하는 첫 걸음은 최고경영자의 의지"라며 "CP가 제대로 작동해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CEO·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일상적인 경영시스템에서 발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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