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숙 지명컨설팅 대표

지명컨설팅 권진숙 대표
지명컨설팅 권진숙 대표

그는 “중간쯤”에 서 있다. 자신의 말 그대로다.

1984년 MBC 창작동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권진숙 어린이(평택 성동국민학교)는 어른이 되면 평택과 서울, 어디에서 살고 싶으냐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중간쯤”이라고 간명하게 답했다. 예나 지금이나 듣는 사람이 명쾌해지는 하이톤 그대로 낭랑하다.

지명컨설팅 권진숙 대표. 약대를 나온 그는 1997년 한국릴리에서 처음으로 가방을 들고 고객을 만났다. 그리고 지금은 고객과 후배들의 길을 이어주는 컨설턴트의 자리에 있다. 어릴 적 그의 말 그대로 딱 중간쯤이다. “가방 잠깐 들고 뭘 안다고...” 비아냥이 있었지만 11년 전 시작한 교육 컨설팅 사업을 이 바닥 최고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제약회사와 고객 중간쯤에 지명이란 큼지막한 디딤돌을 놓고 후배들에게 잘 건너는 방법을 일러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프 배울 때도 그렇잖아요. 원포인트 레슨을 왜 받겠어요? MR들에게도 원포인트 레슨이 필요해요. 모니터링하고 도와주는 것 만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나요.”

창업 당시 권 대표는 궁금했다. 팔아야 할 의약품과 브랜드(회사, 마케팅), 그리고 그때 그때 다른 행운. 이 세 가지 모두를 배제한 진정한 영업력이란 무엇일까? 아카데믹한 지식을 가진 영업직원은 다른 사람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만들어낼까? 동트는 새벽 병원 엘리베이터 앞 요구르트 돌리는 묵언수행으로 성공했다면 그것을 영업력이라고 볼 것인가? 병원이 바뀐다거나, 고객들이 정(情)으로도 선택해주기 어려운 제품을 맡는다면 과연 그는 다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바탕으로 그는 영업·마케팅의 진짜 경쟁력을 찾는 일에 몰두했다.

“우수한 MR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하세요? 그들은 고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많으면서 동시에 자신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말하는 것보다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알며, 주장하기보다 고객의 필요를 이끌어내 해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주장하기'에 집중화된 셀링교육, 정확하게는 학술교육은 그 자체로 한계를 가진다. 지금까지 제품을 중심에 놓고 제품정보를 전달하는 영업·마케팅을 했다면 이제는 의료인과 환자의 관점에서 치료전반을 이해하고, 의료인과 환자의 불편함, 치료한계(treatment unmet needs)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관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권대표는 주장했다. 

의약분업 이후 영업력은 "MR수 X 방문수 X 마케팅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회사들이 영업력을 관리하기 위해 SFE(sale force effectiveness) 시스템을 도입했고, 마케팅 부서는 제품의 중장기적인 전략보다는 영업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매몰됐다. 이런 관점에서는 MR의 전통적인 역할이 축소되고 외주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MR은 기존의 '브랜드 판촉'에서 벗어나 고객의 치료를 돕는 '치료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치료적 관점에서 고객의 다양한 언멧 니즈(unmet needs)를 파악하고,  고객이 자신의 치료목표를 더 효율적으로 달성하도록 돕는 일이 MR의 새 역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MR교육은 이런 관점에서 반드시 투자돼야할 영업·마케팅의 R&D인 셈이다.  

“시간을 투입하면 고객과 친해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시간을 투입하는 것과 약속(engagement)을 이끌어 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에요. 관점을 제품에서 치료 중심으로 바꿔야 해요. 우리는 지명을 통해 이런 일을 합니다. 교육을 받은 후배들이 차별화된 역할을 찾았다고 말할 때 제일 기분 좋아요.”

그는 여전히 낭랑한, 기분 좋은 목소리를 뽐냈다. 인터뷰 테이블 중간쯤의 자리에서.

1984년 MBC창작동요제 최우수상 수상 장면. 권진숙 당시 어린이는 상금 100만원과 부상으로 피아노를 받았다.
1984년 MBC창작동요제 최우수상 수상 장면. 권진숙 당시 어린이는 상금 100만원과 부상으로 피아노를 받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xwxAdmKHlrY&t=6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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