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경구 복용으로 환자 편의성 개선… 기존 치료제 대체할까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교수

"인플루엔자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는 여전히 높다. 기존 치료제의 내성에 대비할 수 없었는데 그 대비약제로서 조플루자가 역할을 할 것이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국내 상황에 적합한 치료약제가 되길 바란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로슈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의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종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 (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바이러스 세포 증식을 방해한다는 의미다.

조플루자는 지난달 22일 식약처로부터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허가 받았는데, 단 1회 경구 복용으로 인플루엔자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줄여 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존 약들은 5일간 하루 2번 먹어야 했지만, 조플루자는 한 번 복용하면 된다는 이점이 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쓰인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모두 뉴라미다제 억제제였다. 우리의 선택지는 모두 내성 발생 시 대안이 없었는데 새 기전의 약제 자체가 대유행 상황뿐만 아니라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내성에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전 때문에도 조플루자는 바이러스 초기 발현에도 효과가 빠르다"며 "중합효소 산성 단백질에 RNA 사슬을 분해하는 엔도뉴클레아제 활성을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의 진행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플루자를 투여한 환자들은 증상 완화까지 2.3일 소요돼 위약 투여군(약 3.3일) 대비 약 1일이 더 빨리 증상이 완화됐다"며 "증상개선 효과는 주관적이라 측정이 어렵지만 바이러스 억제 속도가 빠른 만큼 질병치료제로서 질병 전파를 막는데 기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위험군 환자 대상 임상에서도 증상 개선까지 1.3일 짧았다. 특히 B형 인플루엔자 증상 개선까지 약 3.1일로 위약 투여군의 약 4.2일보다 조플루자 투여군이 가장 짧았다"며 "세균성 감염에 대한 항생제 투여도 조플루자가 적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인플루엔자 치료 약제는 모두 같은 기전이었다. 복용 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도 있고 내성에 대비할 약제가 없었다. 이 점에서 조플루자는 중요한 역할"이라며 "지역사회 전파차단 효과,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등의 효과가 입증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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