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 겉으론 ‘넥사바vs렌비마’…실속은 아바스틴?
간세포암 겉으론 ‘넥사바vs렌비마’…실속은 아바스틴?
  • 강국 바이오R&D 평론가
  • 승인 2019.12.16 0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국 박사의 신약 네비게이션|
10년만에 렌비마 나왔지만 2차 약물부재 약점

2012년 10월에 열린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암환자나 항암제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질의가 있었다. 모 의원이 2011년 부터 급여를 받기 시작한 말기 간암환자 치료제로 승인받아 유일하게 처방중인 넥사바(Nexavar, 성분명 Sorafenib)의 효력이 낮아 약제 재평가를 해야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바이엘 (Bayer) 사가 개발한 넥사바는 간암과 신장암 적응증을 가지고 있으며 2017년에도 국내 매출이 210 억원에 달하는 블럭버스터 제품이다. 실제 출시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바이엘사와의 특허소송에서 이긴 한미약품이 넥사바의 염변경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2008년 NEJM 에 발표된 넥사바 간암 임상3상 결과를 보면 약물 투여환자 299명 중 7명만 부분관해 (Partial response) 를 보여 전체 반응률 (Overall Response Rate) 이 2.3%에 불과하지만 위약대조 군보다 생존율이 약 2.8개월 증가하여 FDA 가 2008년에 승인한 바 있다. 쉽게 말하면 약물을 투여 받으면 종양의 크기를 많이 줄이지는 못하지만 일단 환자는 좀더 오래 산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종양의 반응을 보기 위한 수단으로 RECIST 기준이 많이 사용되는데 투여 후 일정 기간 후 종양이 완전 소실되는 것을 완전반응 (CR:complete reaction),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것을 부분반응 (PR:partial reaction)이라고 한다. 종양 크기가 20% 이상 증가하면 진행 (PD:progressive disease),PR도 PD도 아닌 경우에는 불변 또는 안정병변(SD:stable disease)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넥사바처럼 완전반응 또는 부분반응이 없더라도 암이 20% 이상 커지지 않는 안정병변을 보이면 약물은 계속 투여를 하게 된다.

암환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약물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많이 없다면 생존기간의 증가 이므로 넥사바 처럼 중앙값의 환자가 투여 후 7.9 개월 생존하는데 반해 2.8 개월 증가된 10.7 개월 생존하는 약이니 급여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는것 같다. 영국 정부에서도 넥사바가 한계비용을 초과하는 고가의 제품이라는 이유로 지급 요청을 수차례 거절한 바 있다.

2008년 넥사바가 간암 1차치료제로FDA 승인을 받은 이후 여러 회사에서 개발중인 후보 물질들이 넥사바와의 비교임상으로 시판허가를 모색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고 10년의 기다림 끝에FDA 는 작년에 에자이(Eisai) 와 머크 (Merck) 사가 공동개발한 렌비마 (LENVIMA®, 성분명lenvatinib)가

넥사바와의 비교 임상 시험인REFLECT로 승인받았다.

REFLECT 결과 렌비마군의 전체생존기간 (OS) 의 중앙값은 13.6개월, 넥사바군은 12.3개월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다만 개발사인 에자이는 렌비마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PFS, progressive-free survial) 이 7.3개월로 넥사바 투여군의 3.6개월 대비 2배 이상 길고 전체 반응률 (ORR) 의 경우 41%로 넥사바군의 12% 대비 우월한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렌비마 투여 후 2차 이상의 약물 부재로 당장 시장 점유율 확대는 어려워 보인다.

10년 이상 간세포암에서 일차치료제의 지위를 누린 넥사바의 경우 실패 시 바이엘의 2차 치료제와 스티바가(Stivarga, regorafenib), 입센(Ipsen)사가 개발한 카보메틱스정(Cabomety, 성분명Cabozantinib) 과 같은 옵션이 있다. 하지만 이제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은 현재 국내에서 렌비마 1차 치료에서 실패한 환자의 다음 옵션은 화학요법 뿐이기 때문에 당장 선택될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 스티바가의 3상임상인 RESORCE 연구의 탐색적 하위분석 결과 넥사바 이후 2차 라인에서 스티바가를 연속해 투여한 군의 OS 중앙값은 26개월로 위약군의 OS 중앙값 19.2개월과 7개월 가량 증가되는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넥사바와 렌비마의 간세포암 1차치료제 경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

의외로 승자는 로슈 (Roche) 사의 아바스틴 (Avastin, 성분명Bevacizumab)일 가능성이 높다. 로슈는 지난 11월 22일 ESMO ASIA 에서 자사에서 개발한 두개의 항체 병용을 통한 간세포암 임상 3상 (임상명IMbrave150) 결과를 발표했다. PD-L1 항체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atezolizumab) 과 아바스틴의 병용을 통하여 절제불가능한 간암환자 501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넥사바 비교 임상에서 대조군 대비 전체 생존기간 지표에서 환자의 사망률을 42% (HR=0.58) 나 줄였으며 무진행 생존기간기준으로 병기가 악화될 위험도도 41% (HR=0.59) 나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 주었다. 특히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대조군인 넥사바는13.2 개월을 달성한 반면 병용군은 17개월째 50% 이상 생존하여 장기 생존율이 대폭 증가될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지난해 FDA 는 두 약물의 병용 임상1b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신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티쎈트릭은 PD-L1 항체 신약으로 간세포암에 1차치료제로 승인된다고 치더라도 병용약물인 아바스틴은 FDA 로 부터2004년 대장암 승인 받은 이래 2006년 폐암, 2009년 신장암, 뇌종양 2010년 유방암에 각각 승인받아 처방되고 심지어는 루센티스 (Lucentis, 상품명 ranibizumab) 의 망막질환의 off-lablel 로 사용되고 있다.

작년 국내 항암제 1위 품목은 다름아닌 아바스틴으로1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따라서 진행 중인 아바스틴의 면역항암제와의 다양한 병용 임상 결과가 잘 나온다면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의약품청 (EMA) 과 FDA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승인을 위한 검를토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과실을 나눌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글로벌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Keytruda) 를 보유한 머크가 에자이와 손을 잡은 이상 가만히 있지 않았다. FDA는 키트루다와 렌비마와의 병용임상을 간암환자 1차치료로 진행한 KEYNOTE-524/Study 116 임상연구의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7월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고 작년에 진행성 및 전이성 신세포암 및 진행성 전이성 자궁내막암 적응증에 대해서도 이미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다.

물론 면역항암제라고 해서 간암치료제 임상에서 전부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또다른 PD-1 항체치료제인 비엠에스 (BMS) 옵디보(Opdivo)는 넥사바와 직접 비교한 임상연구인 CheckMate 459 연구에서 생존기간의 증가를 유의적으로 증명하지 못하여 올해 초 실패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간암치료제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 경쟁이 치열 할수록 환자는 기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