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같은 구조 갖춰야...일반인 · 환자 신약 원해"
"간극 좁히고 사회적 책임 발전시킬 방안마련 절실"

[국회 정책토론회] 이준희 이사 · 강혜영 교수 · 김유숙 상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적 책임) 활동은 이른바 '업'을 연계해야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제약사의 CSR도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 의약품에 대한 환자 지원 필요성이 언급됐다. 장려할 정책, 제도적 지원과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왼쪽부터) 이준희 딜로이트안진 이사, 강혜영 연세대 약대 교수, 김유숙 한국애브비 상무
(왼쪽부터) 이준희 딜로이트안진 이사, 강혜영 연세대 약대 교수, 김유숙 한국애브비 상무

10일 '제약기업의 CSR 현주소 진단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정춘숙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히트뉴스가 주관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는 CSR 기반의 가치 창출, CSR에 대한 일반인 · 환자의 인식, 글로벌 제약사 사례와 국내 제도적 환경 등이 진단됐다.

이번 포럼에서 이준희 딜로이트 리스크 자문본부 이사는 '왜 CSR인가? 제약기업의 통합적 가치 창출', 강혜영 연세대 약학대학 교수는 '제약기업의 CSR 현황과 일반인들의 인식', 김유숙 한국애브비 상무는 '글로벌 제약회사 사례와 국내 제도적 환경'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준희 이사 "CSR 동력, 톱니바퀴 돌리듯 구조 갖춰야"

자선과 기부만 주된 CSR 활동이였던 시대를 넘어 2000년대 들어서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의 역할이 주어지기 시작했다. 사업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사회책임경영'이 추진됐다. 2010년대에는 CSV(공유가치 창출)을 논의하며 '효과'를 따졌다. 어떻게 하면 동일 비용을 쓰면서 더 좋은 효과를 만들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준희 이사는 "기업들은 CSR 전략에 나서며 조직과 정보 관리를 통합적으로 구축하고 비즈니스 연계, 파트너십 기반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CSR이나 지속가능성 영역 팀을 만들어 의사결정 기준을 들여오기는 했는데 그 전략과 조직이 '조각조각' 분리돼 있었다.

이 이사는 "비즈니스 전략, 사회공헌, 홍보, 추진체계 등 동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톱니바퀴를 이뤄야한다"며 "글로벌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보면 특정 목표를 세워 사회적책임 경영을 이끌겠다고 소통한다. CSR(사회적 책임)은 사회공헌 뿐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제품 투자, 신약 개발연구를 모두 포함한다"고 했다.

이렇게 하려면 "경영자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난색을 표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의사결정구조가 변해야 CSR 기반의 가치창출도 가능하다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또 지속가능성 평가를 받는 기업이면 의사결정 구조와 CSR 이슈를 적용해야 하는 시대다.

이 이사는 "모든 기업들은 CSR 활동을 어떻게 결과로 얻을지 고민한다. 그런데 제약사 CSR 활동 기사를 볼 때 기업명을 가리면 어느 회사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활동하는 이유, 보유 제품의 가치를 함께 알려야 한다. 마케팅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소통하기 위해서"라며 "글로벌 수준에 국내 제약기업들의 CSR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전략, 추진체계, 사회공헌,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혜영 교수 "제약사에 원하는 CSR은 신약개발"

일반인과 환자 모두 제약회사의 CSR과 관련해 가장 선호하는 항목은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하거나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혜영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제약기업의 CSR 현주소 진단과 발전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건강한 사람과 환자 모두 제약회사의 CSR에 관심은 많지만 참여 경험이 적은 편이고, 제약회사 CSR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미치료 영역에서의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 신약개발 연구 지원 등이 CSR 연구 항목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CSR 경험 여부는 CSR 항목의 선호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제약회사의 CSR을 경험한 사람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약회사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CSR을 계획하는 것 외에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대중이 제약회사의 CSR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강 교수가 발표한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Public preferences fo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ctivities in the pharmaceutical industry: Empirical evidence from Kor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방법은 2017년 3월부터 4월까지 한달 동안 건강한 사람 1000명과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제약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김유숙 상무 "업에 연계한 CSR 장려할 소통채널 · 환경 필요"

제약사의 사회공헌활동을 장려할 정책과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김유숙 한국애브비 상무의 제언이었다. 정부와 제약사, 이해관계자들의 소통채널을 통해 CSR 활동의 발전을 논의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은 CSR에 관심이 있지만 잘 몰라서 제약사의 사회공헌활동이 사회적 관심을 얻고 그 결과가 알려져야 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사회적 기여로 '혁신적 의약품 개발'을 꼽는다. 미충족 의료수요를 위해 1300여 종의 의약품도 공급하고 있다. 또한 4700억 여원의 국내 R&D 투자비용을 초기 임상연구에 투자해 국내 임상연구 수준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연구기관와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연구에 나서 최근 5억 달러 이상의 기술수출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바이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인큐베이터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KRPIA(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회원사 29곳은 지난해 325억 원 규모를 기부했다. 매출대비 0.55% 비중으로 국내 일반기업 206곳의 매출대비 기부금 0.16%에 비해 3배 높다. 특히 업에 연결돼 의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의학상을 수여하거나 인재양성, 보건전문가 심포지엄을 돕는다. 환자지원 사례를 마련해 환자교육/정보, 수술이나 사회복귀를 돕는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단체의 기대와 요청 간에는 간극이 있다며, 김 상무는 "환자단체는 비영리재단 등을 통해 순수한 기부금과 투명한 지원, 의약품 무상공급 활성화, 환자 편의성을 고려한 치료지원 방식을 요청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가 마케팅 프로모션이라거나 환자 유인행위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럴 때 좋은 취지를 갖고 기획해도 여러 관문을 거쳐 검토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와중에 프로그램이 위축된다. 제약사의 사회공헌은 사회적 책임을 갖고 환원, 투자, 선순환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입장과 상황이 다르니 간극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5년 임팩트 연구를 보면, 기업의 역량과 연계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기업과 수혜자 모두에게 만족도와 성과가 높게 나타난다고 김 상무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CSR 확대는 제도화 수준이 높을수록 이해도와 관심이 높아진다. 이타적 동기보다 전략적 동기를 주는 경우 확대되고 기업사회공헌이 평판 향상에 기여한다는 인식으로 시작된다"며 "업에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이 효과가 좋다고 조사됐다. 정부와 제약사, 이해관계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발전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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