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메트포르민 NDMA 조사에 식약처도 예의주시
제약업계 "정확하고 일관된 회수기준 제시해야"
식약처 "시험법 등 검토…니자티딘 수준 조치 예상"

"싱가포르 메트포르민 원료 국내 수입되지 않아"

싱가포르에서 시판 중인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에서 국제 허용기준을 초과한 발암우려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됨에 따라 미국·유럽 식약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트포르민 시험법 마련과 관련 대책을 서둘러 검토 중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달 22일 발표한 원료의약품 불순물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9일 식약처 고위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문제가 된 싱가포르 의약품들은 다행히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았으나, 국내 시판되는 메트포르민 제제 의약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NDMA가 검출되면 회수조치는 당연할 것"이라며 "(메트포르민은) 싱가포르 검출양으로 미뤄보아 발사르탄·라니티딘이 아닌 니자티딘 수준에서 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싱가포르에서 관련 자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B관계자도 "지난 달 업계에 원료의약품 불순물에 대한 자체 시험검사를 지시했고, 일부 회사에서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관련 부서에서 상황을 검토 중"이라며 "전량 또는 일부 회수 여부는 단정짓기 어려울 것 같다. 시험법 등을 고려 중이며, 자체시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식약처 C관계자는 "회사에서 자율적으로 검사하면, 식약처는 시험법을 확립해 필요하면 지원·제공해줄 계획이 있다"며 "만일 제약업계 검사가 다소 미흡하다면, 관련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NDMA 검출 제제에 대한 반복적인 판매중지가 이어지면서 식약처의 선제적 조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D관계자는 "판매중지·회수에 대한 업계 타격이 굉장히 크다"며 "명확한 근거도 없이 터질때마다 회수하는데, 거기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기준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관계자는 "약은 민감도가 상당히 큰 제품이다. 시간을 두고 심도 있게 검토해 조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제약업계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식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한다면서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국가 성장동력을 제약바이오에서 찾을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문제의식만 터뜨리며 성과 부분을 등한시한다면 그 누구도 신약개발에 덤비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관계자는 의약품 규제관리에 대한 선진화 방향은 현재로서는 틀리지 않지만 방법론상 문제가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일련의 조치가 국제조화를 위해 지향할 부분이 맞긴 하다. 그런데 제약사들은 신약 하나 만드는 데 자금이 부족해서 여기저기 손벌리는 상황이다. 너무 매몰차게 조치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F관계자는 "(식약처 조치는) 기업 매출·수익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하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아쉽긴 하다. 만일 그 기준이 제약사들이 납득할만한 기준이라면 받아들이겠는데, 일관성이 없고 지나치게 서두르는 감이 있어 업계에 불만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G관계자도 "NDMA 검출양이 통상적인 복용에서 극히 미미한 양이라는데, 식약처 조치는 어떤 측면에서 사태를 더 키우는 느낌이다. 발사르탄·라니티딘 사태가 마치 제약사에서 잘못해 발생한 것처럼 조치해, 업계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반면 H관계자는 "국내에는 워낙 제네릭이 많아 이런 일이 터지면 일파만파 커진다. 좀 더 큰 그림을 본다면, 회사들이 제네릭·개량신약보다는 신약 위주로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싱가포르 보건부가 공개한 NDMA 검출 의약품은 글로리어스 덱사의 Glucient XR Tablet 500mg, 파마젠의 Meijument Prolonged Release Tablet 750mg·1000mg이다. 파마젠 제품은 모든 배치 제품이 회수 대상이다. 싱가포르는 관련 검출 양·원인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메트포르민은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이 함유된 국내 약제는 637품목으로 집계됐다.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의하면 메트포르민 단독 복용 환자는 62만명·2제 병합복용 환자는 127만명에 이르고 있다. 3제 이상까지 취합하면 메트포르민 복용환자는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