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징검다리 개량신약 성과따라 처방약 우상향 추이

신약 R&D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개량신약 부분에 적극 투자한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약사법상 개량신약 카테고리가 인정된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총 99건이 개량신약으로 허가됐다. 개량신약 1호는 2009년 3월 31일 허가받은 한미약품의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정이고 2018년 7월 30일 한림제약, 삼천당제약, 대원제약, 광동제약, 동국제약, 삼아제약이 공동개발한 베포타스틴 성분의 항히스타민제가 99호로 이름을 올렸다.

개량신약은 국내업체들이 혁신신약 개발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영역으로 인정받아 왔다. 실제 복지부에서도 이러한 개량신약의 지위를 인정해 약가 측면에서 우대해왔다.

2012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의 건강보험 청구액 상위 1000품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량신약 개발로 시장과 개발능력 축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표적인 업체는 한미약품, 엘지화학,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었다.

한미약품은 조사기간 중 아모잘탄정과 아모잘탄플러스정 등으로 총 4,853억을 청구했고 유나이티드제약은 클란자CR정(해열진통소염), 실로스탄씨알정(동맥폐색), 가스티인씨알정(소화불량)으로 1,611억을, 엘지화학은 제미메트서방정(당뇨)으로 1,502억을 각각 청구했다.

개량신약 3인방 업체들은 실제 R&D 투자활동에서도 선두권을 달렸다. 한미약품은 2019년 3분기까지 누적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19.0%인 1,544억을 투자했고 유나이티드제약은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의 12.4%인 204억을 투입했다. 석유화학, 전지사업,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을 사업영역으로 하는 엘지화학의 경우 생명과학사업본부의 투자액이 별도 구분되지는 않았으나 전통적으로 R&D 투자를 선도한 기업이다.

개량신약 3인방 연도별 청구액 현황. 단위=억원.
개량신약 3인방 연도별 청구액 현황. 단위=억원.

2012년 1,000품목 리스트 안에서 2,560억을 청구한 한미약품은 2019년에 49.1% 늘어난 3,818억을 청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는 청구액의 20~30%를 개량신약이 꾸준히 차지했다. 엘지화학은 483억에서 213.5% 늘어난 1514억을, 유나이티드제약은 398억에서 106.5% 증가한 822억을 각각 청구할 전망이다. 개량신약 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엘지 39.6%, 유나이티드 60.6%였다.

개량신약 3사의 청구금액 추이상 공통점은 개량신약 개발 성과가 이어지면서 개량신약을 포함한 전체 청구액 자체가 우상향하며 꾸준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R&D 성과 노력을 시장에서도 인정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량신약 선두주자에서 혁신신약 개발 리더로 도약한 한미약품은 대규모 신약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부터 청구액 증가액이 가팔랐다. 이 회사 관계자는 “R&D 성과가 발표된 이후 형성된 브랜드 평판이 영업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R&D 노력을 처방으로 되돌려준 셈이다.

반면, 복지부는 R&D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개량신약에 부여했던 약가가산제도 등을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폐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량신약을 제네릭과 동급으로 취급해 약가를 인하한다면 R&D 개발의욕을 꺾는 것”이라는 지적이 국회에서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복지부의 방향성은 현재까지 요지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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