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봉착한 중국 민영병원들 한국과의 협업선호 주목

중국 의약품 진출전략 <8/끝> 민영병원을 주목하라

얼마 전 언론에서 우리나라 3분기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이라 예상되는)이 0.88명이라고 우리나라도 빠른 시간 내에 인구절벽을 절감하게 되고 초고령 사회에 더 빨리 진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세계 최고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 공식적으론 14억4천만명이 넘고 비공식적으론 15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보다 더 빨리 인구절벽을 체감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16년 1자녀 정책을 폐지하였고 매년 더 많은 예산을 연금과 사회복지에 쏟아 붇고 있다. 이 모든 건 결국 소비진작을 위한 것이고, 중국 내수시장을 키우지 못하면 심각한 세수문제에 부딪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중국의 헬스케어시장의 가장 두터운 소비계층(기꺼이 자기 지갑을 열어 자기건강을 챙기는)은 2~30대의 젊은 층이 아니고 40대 이상 중 장년층 이라고 먼저 서두를 장식하고 싶다.

앞선 칼럼에서 중국시장 전체에서 국영(국공립)병원의 의약품 건강보험 지급비율이 80% 이상에 해당된다고 하였고 민영병원과 일부 개인병원 및 사립의원(치과,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부인과 등)이 20% 채 안 되는 시장을 가지고 각축전을 벌인다고 언급했고, 그럼에도 국공립병원이 할 수 없는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게 민영병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지구촌 헬스케어 전체시장 중에 가장 큰 거대 소비시장이다.

첫째, 중국의 민영병원을 이해하려면 먼저 경영과 의료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국에서 병원장이라 하면 100%는 아니지만 거의 다 의사가 아니고 경영자다. 보통 100~150베드 정도의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의 요양병원 정도 급에 가보면 3~4명의 병원장이 존재한다. (이들 역시 대부분 의사가 아니다) 1명은 병원을 대표하여 경영하는 병원장, 다른 1명은 병원의 모든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원장 나머지 1명은 보험공단 및 외부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대외협력원장 보통 이렇게 구성된다.

둘째, 병원을 소유하는 이사장단(그룹)의 자본은 정말 셀 수 없이 다양한 자본들이 모여있다. 도저히 병원과 관계 없어 보이는 자본이 실제적으로 병원을 소유하기도 하고, (실제로 가구인테리어 자본이 병원을 소유하는 경우도 필자가 직접 보았다.) 또, 우리가 TCM(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이라 부르는 중약 분야 에서는 실제로 많은 관계기업(제약회사)들이 민영병원을 소유하여 경영하고 있고, 또 의약품 도매유통 자본이 병원을 소유하여 경영하는 병원도 있다.

셋째, 의료진들에 대한 신뢰나 기대치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상당수의 민영병원들이 병원 내 외부 인프라 투자에 매우 인색해 보인다. 일단, 기본적으로 국영병원은 환자가 너무 많고 심도 높은 의료상담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환자들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인민들이 국영병원을 가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의료진들에 대한 신뢰는 민영병원보다 적어도 5배는 높은 편이다.

결정적으로 똑 같은 감기로 민영병원에서 진료 및 처방을 받으려면 국영병원보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 정도 비싸게 돈을 내야 한다. 즉, 민영병원을 가게 되는 주된 이유는(물론 경제력이 되는 소위 만수르 집단은 다 해외 원정치료 겸 관광을 간다.) 가벼운 질환이나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려고 민영병원을 택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지방 소도시의 민영병원의 상당 수가 산부인과병원, 골과(정형외과)병원, 소아과병원, 노인병원 등이 대부분인 이유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결론적으로 민영병원을 주목할 때에는 위에 언급한 3가지 사항에 대한 한국과 다른 차이점을 인식하고 접근하게 되면 중국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찾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위에서 말한대로 중국의 민영병원은 중국 인민 스스로 느끼는 의료진이나 의료기술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중국내에 중국자본의 민영병원들이 스스로의 한계에 봉착해서 한국처럼 발전한 의료기술과 협업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병원이 할 수 없는 다양한 마케팅 툴이 가능한 곳이 중국이다. 한국입장에선 도저히 이해 안가는 환자를 소개만 해주는 전문 민영병원이 있는 곳이 중국이고 또 그러한 병원을 여러 개 인수해서 그룹으로 민영병원 마케팅을 전개하는 곳이 중국이다.

민영병원에 대해서 환자나 심지어 정부도 규모나 기술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편견의 벽을 넘는 게 어려울 것 같지만, 한국의료기술이나 한국의료진에 대한 선망은 매우 높다. 꼭 성형외과(중국에선 정형외과)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실례로 나름 꽤나 잘되는 피부과 전문 민영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9층짜리 건물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데스크에 직원들이 일단 화사하고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편안함과 서비스를 느끼게 해준다.

그뿐 만이 아니고 아로마테라피실, 메조테라피실, 타라소테라피실과 더불어 소아과 진료실 까지 겸하고 있는데다 골과(정형외과)진료와 지압실(마사지) 그리고 중의를 고용해 중약상담까지 개별환자 동선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중국의 인민들은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마트에서 싼 야채코너도 있지만 유기농 야채코너가 더 인기가 있고, TV커머셜 건강기능식품보다 병원내에 맞춤형 건기식과 상담코너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제 중국은 투자나 인프라 개척의 시장이라기 보단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그들의 구매력을 뺏어올 수 있는 지구촌 거대 소비시장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필자소개 (허윤일) 

現 중국위해금비무역 총경리

-대우제약 개발본부 이사

-바이넥스 개발마케팅팀 팀장

-동아제약 중국상해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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