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봉투' 이어 '팜포트 ·UB 헬스네비 ·필독' 속속 등장
약국가 "복약지도, 서면·구두 모두 활용 필요"

"○○○ 환자분, 1일 ○회, 이 약 ○일분 드립니다."

요즘 약국은 약사가 환자에게 "하루에 몇 번 드세요"라고 약 봉투에 색연필을 그린다. 복약정보가 인쇄된 약 봉투라 그렇다.

약국가는 "약 봉투와 별도 복약안내문을 활용하는 약국이 많다. 환자에 정보제공의 측면에서 유용한 점이 매우 많기 때문"이라며 "각각 쓰고 있는 서비스 이름은 다르지만 서면 복약안내를 활용하는 게 추세"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안내문만 단순히 제공해주지 않고, 약사가 같이 보고 읽게 해 이해를 도와야 한다"며 "기술이 발전되는 만큼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복약안내가 저장되는 시스템 출시도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약사법 제24조제4항에 따르면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면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구두 또는 복약지도서(복약지도에 관한 내용을 환자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설명한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환자나 그 보호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의약품 성상이나 사진, 쉬운 용어로 복약지도 정보를 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약국은 기존 구두 복약지도와 함께 별도 복약안내문이나 약 봉투 겉면을 복약지도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약국 경영업체들도 이 추세를 포착, 복약정보를 인쇄·출력해주는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크레소티 '팜봉투', 피에스알 '팜포트'
(왼쪽부터) 크레소티 '팜봉투', 피에스알 '팜포트'

2013년 크레소티가 선보인 '팜봉투'와 삼성서울병원 문전약국인 열린약국이 자체 개발한 '팜포트'에 이어 올해 유비케어의 'UB 헬스네비'와 헬스케어 데이터서비스 기업 터울의 '필독(PILL DOC)' 등이 등장했다.

크레소티는 "팜봉투는 복약안내와 약제비 영수증이 봉투 한 장에 담겨 내용 전달이 쉽다"며 "현재 사용 중이던 기존 프린터로 이용 가능하다. PharmIT3000, 온팜, 위드팜, E-팜, 이지팜, 옵티마팜, 메디팜 등에서도 출력 할 수 있다"고 했다. 

크레소티 관계자는 "전국 약국 3000여곳이 사용 중인데, 대부분 A5 사이즈를 이용 중"이라고 했다. 

팜포트 개발사 열린약국-피에스알(PSR) 관계자는 "학술약사가 문헌과 자료를 확인해 필요한 내용을 추출한다. 타 복약안내문에 비해 정확도와 이해도를 높였다. 문전약국 등 500여 곳에서 이용 중"이라고 했다. 팜포트는 복약 시 주의사항과 실사례 등을 담고 '드럭머거 이론'을 활용해 해당 약 복용으로 보충필요한 영양소도 안내하고 있다.

터울의 '필독' 서면 복약안내서비스 사례
터울의 '필독' 서면 복약안내서비스 사례

올 8월 출시된 유비케어의 UB 헬스네비는 환자 처방전의 의약품 내역을 토대로 추출한 질병 정보를 제공한다. 월 제공 출력 건수에 따라 1천건부터 무제한까지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가입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터울은 서비스 '필독'을 통해 약의 성분과 부작용, 복용시간과 함께 음식물 상호작용, 환자 질병 맞춤형 컨텐츠 등의 정보를 기재해 약사와 환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개별약국마다 기록/편집할 수 있는 '약사 어드바이스' 공간도 마련했다. 

신승호 터울 대표는 "기존 복약안내 서비스와 달리 '필독'은 모든 서비스가 무료인데, 현재 250여 곳의 약국이 가입했다. 우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복약안내서비스 활용을 고려하면 좋겠다"며 "환자도 본인 스스로 정보를 관리하며 '의료 주권'을 찾았으면 좋겠다. 약사는 약국경영을, 환자는 정보를 알게 되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했다.

서면 복약안내 서비스에 대해 약국가는 "필수불가결한 추세"라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복약상담과 약력관리 서비스도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A 약사는 "봉투에 약 성상과 성분이 있으니 서로 신뢰도 쌓는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은 적혀있지 않아 아쉽다. 약 봉투나 A4 용지를 넘어 카카오톡으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하니 시기상조"라고 했다.

서울 B 약사는 "복약 안내문을 보고 약 부작용과 이상반응을 알게 되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 서면 서비스의 필요성은 당연히 있다. 종이여도 좋지만, 젊은 사람의 경우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경기의 C 약사는 "복약안내문이 같이 약 봉투에 출력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도 많다. 그래서 약사가 같이 보고 읽으며, 이해를 돕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단순히 제공만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혜경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은 "약사와 환자가 복약지도의 필요성을 느껴야 서면과 구두 서비스 다 활성화될 수 있다. 약사에게는 복약지도를 열심히 해야 할 동기를 주고, 환자에게는 받아야 할 당위성을 알려야 한다. 단골약국 문화가 정착돼 환자들의 다약제 복용을 알게 되고 복약지도를 세심히 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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