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사실상 시장 지배...중소사 제품도 동반 성장중
약국가 "한방제제 소비자 인식·신뢰 향상 계기로"

소비자들은 약국에 파는 '유명한 한약제제' 중 하나로 우황청심원을 꼽는다. 하지만 광동제약이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 도전하는 제약사는 드물다.

다른 한약제제 상황도 비슷하지만 특히 우황청심원류(원방우황청심원, 우황청심원 등)은 하루만에 '유효기간 만료'로 54품목이 사라지는 등 중소제약사에게는 '수익성 낮은 품목'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가운데 경남제약이 뒤늦게 도전장을 냈다. 내년에 우황청심원을 시판할 계획이다. 자사 생산라인도 없는데 과점 시장에 뛰어든 형국이다.

▲ 지난해 광동제약은
광동 우황청심원의 CF를 집행했다.

약업계 관계자들은 "(우황청심원 시장) 규모는 작지만 후발사들이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광동제약과 후발사의 매출이 동반 성장하는 양상"이라며 "약국들은  소비자에게 한약제제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일을 해야한다. 약국에게도 유리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OTC(일반의약품) 사업 역량을 갖춘 제약사에게 우황청심원이 새 무기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광동 뒤를 이어 익수제약, 보령제약, 삼성제약, 일양약품, 조아제약, 녹십자, 일화도 우황청심원을 시판 중이다.

경남제약은 최근 천연 사향원료가 함유된 '경남우황청심원현탁액'과 경남우황청심원액(사향대체물질L-무스콘함유)를 허가받았다. 경남원방우황청심원액과 경남우황청심원액을 자진 취하한지 한 달여 만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이전 품목들은 '원방'이다. 우황청심원은 원방과 변방으로 나뉜다"며 "일반약 라인업 구축 차원에서 자하생력, 경옥고에 이어 우황청심원 시판허가 받았다.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해륭 한국한약제제학회 부회장(약사)은 "원방과 변방은 주요 성분의 함량 차이가 있다. 사향의 경우 원방청심원은 38mg, 변방청심원은 5mg가 있다"고 했다.

품목 생산은 GC녹십자, 한국코러스, 일양약품, 동화약품, 일화의 수탁사인 '익수제약'이 맡는다. 광동제약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회사인데 자사 제품 이외 타사 제품도 생산하며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익수제약 관계자는 "자사를 비롯한 후발사들이 전국 2만약국을 타깃으로 영업활동에 적극적이다. 광동의 우황청심원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후발사의 품목 매출도 늘어나 시장은 동반성장하고 있다. 500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회사 규모가 영세하거나 우황청심원 매출이 미미했던 제약사들이 허가를 포기하며 떠난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약국영업 역량으로 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우황청심원 시장은 경직된 데다 보수적인 편이다. 400억원 규모에 광동이 329억원으로 시장 80%에 달한다. 경쟁사였던 조선무약의 '솔표' 상표권을 2017년 인수한 광동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사는 시장 다양성 확대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위한 활동이 급선무다. 또한 우황청심원의 활용 정보를 알려, 약국의 관심을 끌며 한방·한약제제가 재조명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약사는 "일반 소비자는 광동제약 제품만 알아 타 제품을 고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중소 한방제약사가 힘을 제대로 못 펼쳐본 셈이다. 경남제약이나 일양약품 등 OTC를 해본 주력 제약사가 시장에서 얼만큼 선전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최해륭 약사는 "천연물과 한약 원리와 효능·효과를 알고, 다양하게 활용해야 약국과 한약제제 시장도 각각 활성화된다"며 "식약처 허가사항만 활용해도 그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우황청심원이 관심·신뢰받는 한방 제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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