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 박사의 신약 네비게이션|
18년 온파트로, 19년 기블라리 이어 2020에는?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나선형 구조를 밝히고 1958년 크릭이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센트럴 도그마 가설에 따르면 DNA의 유전정보는 RNA를 거쳐 단백질로 전달되며, 그 반대 방향으로는 전달되지 않는다.

센트럴 도그마의 첫 번째 단계는 DNA에서 DNA로 정보가 전달되는 ‘복제(replication)’ 이고 두 번째 단계는 DNA에서 RNA (특히 mRNA)로 정보가 전달되는 ‘전사(transcription)’다. 세 번째 단계는 핵 속에서 만들어진 mRNA는 핵 밖으로 빠져나와 세포내 소기관인 리보솜으로 이동해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이 순서대로 결합해 단백질이 만들어 지는 ‘번역(translation)’ 이다. 만약 특정한 mRNA가 번역 되기 전에 분해가 되거나 활성이 저해되면 특정한 단백질의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센트럴 도그마의 중심인 mRNA를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핵산약물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 앨라일람(Alnylam 나스닥 시가총액 약 120억불)과 이노니스(Ionis 나스닥 시가총액 약 85 억불)가 있다.

앨라일람이 최근 FDA 허가를 획득한 기블라리.
앨라일람이 최근 FDA 허가를 획득한 기블라리.

시가총액에서 조금 앞서 있는 앨라일람이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온파트로(Onpattro, Patisiran)’를 hATTR 아밀로이드증(hereditary ATTR amyloidosis)의 첫 번째 RNAi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지난 11월 21에 ‘기블라리(Givlaari, Givosiran)’가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에 두번째 RNAi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도 아닌데 2년 연속으로 FDA에 신약 승인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기블라리는 미국에 3,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희귀질환인 관계로 임상 3상(NCT03338816, ENVISION)이 위약군 포함하여 백 명도 안되는 94명의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환자를 대상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되었으며 포르피린성 발작(Porphyria attacks)이 1년간 발생한 비율은 포르피린성 발작이 나타나지 않은 비율이 50%, 위약그룹은 16%로 74%나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은 특정 유전자의 결핍으로 헤모글로빈의 헴(HEME)이 합성되지 않아 축적된 중간물질들이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으로 포르피린성 발작을 유발하는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이 발병되며 정맥으로 헴을 투여하는 대증요법이나 간이식 등이 있다.

이번에 허가받은 기블라리는 중간물질 중 하나인 ALA합성 효소인 ALAS1를 발현하는 mRNA와 결합하는 siRNA로서 ALAS1이 생성되지 않아 신경독성 원인물질인 ALA이 축적되지 않으면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증상이 생겨나지 않는다.

과연 얼마에 팔리는 약이 될 것인가? 회사가 제시한 약가는 연간 약 57만 달러로 매달 한번 주사를 맞게 되니 피하주사 1회 투여 비용이 한화 5000만원이 넘는다. 개발사는 미국에서만 3,000 명의 환자 중 최소 1,000명이 투여를 받게 될 경우 약 4억 달러 이상의 연간 최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주요 제약사를 개발 및 영업파트너로 찾지 않고 앨라일람이 직접 개발하고 승인 후 판매까지 담당하여 매출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앨라일람은 리제네론(Regeneron)과 계약규모 최대 1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및 협력 관계를 체결하였다. 특히 지난해 65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Eylea®)를 보유한 리제네론이 앨라일람의 안과질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을 주도하고 중추신경계(CNS) 질환은 공동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간에서 발현되는 유전자 타깃 RNAi 치료제 개발도 진행 예정이다.

앨라일람이 파이프라인 중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인정받은 루마시란(Lumasiran)은 원발성 옥살산뇨증 1형치료제로 사노피가 판매권리를 포기하기는 했지만 임상 3상 시험의 환자 모집을 완료하여 내년쯤 어느 정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3년 연속 앨라일람이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희귀질환 약물을 출시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앨라일람은 올해 1월에 열린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서 2021년까지 5개의 RNAi 치료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만성 B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제가 많이 출시 되어 있지만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할 뿐 S antigen의 명확한 감소를 유도하기는 어려워 완치가 어렵다. 여기에 도전한 RNAi 개발사로서 다이서나 파마슈티컬(Dicerna Pharmaceuticals)는 지난 10월 말에 로슈(Roche)사에 B형간염 바이러스(HBV) 파이프라인인 'DCR-HBVS'을 계약금 2억 달러 포함 최대 14억 7000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및 10% 중반대의 경상 로열티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작년 10월초에는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즈(Arrowhead Pharmaceuticals)는 얀센(Janssen)과 B형간염 바이러스(HBV) 파이프라인인 'ARO-HBV'을 계약금 1억 7500만 달러와 최대 16억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러한 성과는 RNAi를 간을 포함한 특정 장기에 전달율을 높이기 위하여 GalNAc(N-acetylgalactosamine)와 같은 간세포에 발현하는 ASGR(Asialoglycoprotein receptor)에 타겟팅하여 세포내 전달이 가능한 잔기를 RNAi에 결합하든지 GalNAc가 포함된 펩타이드 또는 리포좀과 결합하여 간세포로의 효율을 높여 한계를 극복했다.

물론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나스닥 상장사인 아뷰투스 바이오파마 (Arbutus Biopharma)사는 ‘ARB-1467’ 의 만성 B형간염에서의 임상결과가 경쟁약물 대비 기대 이하의 반응률로 보고되고 개발을 중단하고 새로운 후보물질인 AB-729로 다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글과 같은 신약개발 경쟁에서 과연 누가 살아 남을 것인가?

키워드

#앨라일람 #RNAi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