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프리 美 FDA 시판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서 밝혀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이사 사장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이사 사장

"외부 도입이든 독자 개발이든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생각이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미국 FDA 시판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히트뉴스 질문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바이오팜' 답게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현지시각 21일 오후 미국 FDA로부터 최종 시판허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주요 적응증은 17세 이상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으로, 단독 복용과 병용 투여 모두 가능합니다. 조 사장은 엑스코프리 개발 과정에 대해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2019년은 내게 잊지 못할 한해가 된 것 같다"며 "매일매일 힘들었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엑스코프리는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솔리암페톨)에 이은 SK바이오팜의 두 번째 FDA 승인 신약입니다. 여러 임상시험에서 엑스코프리는 시험한 모든 용량에서 위약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발작 빈도를 유의미하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발작이 100% 소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요. 첫 번째 임상에서는 28%(위약 9%), 두 번째 임상에서는 용량별 4%·11%21%(위약 1%)에서 완전 발작 소실이 나타났습니다. 조 대표에 따르면, 미국 FDA는 이 완전발작소실 비율을 크게 주목했습니다.

이날 뇌전증 동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서울대 이상건 교수는 "90년대 이후로 수많은 뇌전증 약물이 개발됐다. 뇌전증 신약이 개발되면 중증 난치성 환자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는데, 8주간 최소 8번 이상 발작하는 환자 대상으로 약의 효과를 증명해야 한다. 임상에서 나타난 신약들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2~5%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엑스코프리는 20%를 상회하므로 차별화된 약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전성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다기관 오픈라벨 임상시험도 진행 중입니다. 박정신 SK바이오팜 임상개발실장은 "중간 결과 대부분의 환자는 장기투약 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위약 대비 흔한 이상반응은 졸음·어지러움·피로·복시·두통과 같은 가벼운 이상반응이었고, 우려되는 드레스(Dress) 신드롬은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일시적·불규칙적 이상 흥분에 의해 경련·발작이 반복되는 질환입니다. 전신발작과 부분발작으로 크게 구분되는데, 전신발작은 대뇌 양쪽 반구의 광범위한 부분에서 시작하며 부분발작은 대뇌겉질의 일부분에서 시작합니다. 이 중 엑스코프리는 뇌전증 발작의 일부분인 부분발작 적응증으로 승인받았습니다.

조 사장은 "우선 부분발작으로 시작하고, 임상을 통해 정신질환·신경병증·통증 등 추가 적응증을 계속 확대해 전신발작까지 커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광범위한 사용범위를 가진 약이 될 것"이라며 "기존 약을 1~3개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일어나는 환자 대상으로 여러 임상을 진행해 약효를 증명했다. 발작이 100% 소실하는 비율도 높게 나왔다. 이 부분은 미국 전역에서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주요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끝으로 조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과 코워킹(Co-working)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우리도 사실 실패를 많이 했다. 실패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디스커버리 과제는 셀 수 없이 많았으나 임상에서 성공한 건 몇 개 되지 않는다. 경험은 내공을 쌓아가는 단계다. 우리와 같은 좋은 선례로 국내 제약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거라고 믿는다"며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개방된 상태로, 언제든지 함께 시장을 끌고갈 준비가 돼있다"고 조언했습니다. 

SK바이오팜=SK바이오팜은 27년간 중추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제를 집중 연구해왔고, 총 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항암신약 개발에 착수해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소재한 SK바이오팜 연구소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며, 미국 뉴저지 현지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엑스코프리 임상개발 진행·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팜 보유 파이프라인(표: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보유 파이프라인(표: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이사 사장=미국 텍사스 A&M 대학원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8년 SK 신약개발사업부장, 2016년 SK바이오팜 신약사업부문장·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엑스코프리=12.5mg으로 시작해 2주 간격 용량을 조정·복용하는 1일 1회 경구제다. 12.5mg·25mg·50mg·100mg·150mg·200mg 등 6가지 용량을 1일 1회 복용할 수 있도록 판매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최대 400mg까지 쓸 수 있도록 허가됐다. 단독복용뿐 아니라 다른 뇌전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할 수 있다. 이 약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관제로 선정돼 글로벌 임상을 포함한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글로벌 뇌전증 시장=주요국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61억 달러다. 이 중 54%인 33억 달러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뇌전증 신약은 2024년까지 약 4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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