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유통-약국가 "계약서 도장 찍는 것만 남았다"

GSK가 600억원대 규모 OTC(일반의약품) 판권 계약을 일동제약 · 쥴릭파마와 체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쪽부터) 일동제약, GSK, 쥴릭파마의 로고
(위쪽부터) 일동제약, GSK, 쥴릭파마의 로고

GSK는 "새로운 파트너사를 조만간 결정한다"며 "한 곳일지, 두 곳일지, 어떻게 될지 아직은 미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GSK가) 파트너로 일동제약과 쥴릭파마를 기정 사실화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5일 관련 제약사와 유통업체 관계자, 약국가에 따르면 GSK의 일반약/컨슈머헬스케어 품목을 일동제약과 쥴릭파마가 판매하기로 했다. 해당약제는 라미실, 오트리빈, 볼타렌, 니코틴엘, 테라플루, 센소다인, 브리드라이트, 잔탁정, 폴리덴트, 드리클로 등 10품목이다.

GSK가 1만개 가량의 약국 영업망을 보유한 일동제약과 자사 백신 제품을 유통하던 외국계 유통사 쥴릭파마를 함께 활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단, 품목들을 쪼개 맡기거나 약국 판매 · 일반 유통을 분리할지 여부은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GSK컨슈머헬스케어의 테라플루, 라미실원스, 오트리빈
(왼쪽부터) GSK컨슈머헬스케어의 테라플루, 라미실원스, 오트리빈

앞서 GSK OTC를 8년간 판매해 온 동화약품은 지난 9월 19일 "GSK 상품 공급계약을 오는 12월 31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었다. 따라서 GSK가 내년부터 새 파트너에게 유통·판매를 맡기려면 빠른 시일 내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와 관련 GSK와 동화약품의 계약은 2020년까지였지만 GSK와 화이자헬스케어가 합병해 신규법인이 설립되면서 계약 종료사유가 발생해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는 게 동화약품의 설명이었다.

GSK가 국내 제약사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던 때는 2011년. 첫 상대는 '동아제약'이었다. 폴리덴트와 센소다인 등 4개 의약외품의 약국 판매를 맡겼었다. 이어 3년 뒤 잔탁, 드리클로 등 5개 일반약 판매 계약을 맺으며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 모든 제품을 제휴했다. 

당시엔 '남'이었던 한국노바티스는 2011년 동화약품과 라미실, 오트리빈, 니코틴엘, 테라플루 등 5개 일반약 판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다 2014년 노바티스는 GSK의 항암제 사업을, GSK는 노바티스의 백신 사업을 서로 인수했다. 아울러 'GSK Consumer Healthcare(컨슈머헬스케어)'라는 이름으로 본사 차원의 OTC 품목 합작법인을 세웠다.

GSK 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 2017년 9월 동화약품과 OTC 판매 및 공급을 협약하며 상품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GSK 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 2017년 9월 동화약품과 OTC 판매 및 공급을 협약하며 상품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동화약품은 GSK(기존 노바티스 품목) 일반약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아 기존 5개와 동아제약이 판매하던 나머지 5개(기존 GSK 품목)등 10개(일반의약품 전 품목과 의료기기 2종, 의약외품 1종)를 모두 판매하게 됐다.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 3년이었지만 1년을 남기고 올해 계약을 종료한다.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국내사와 OTC 코프로모션을 맺는다면 유통망과 OTC 사업력을 볼 것"이라며 "사실 약국 유통을 하는 국내 제약사가 많지 않다. OTC 비즈니스를 크게 하는 회사 중 하나가 일동"이라고 했다. 

매년 600억원의 매출을 보장하는 만큼 계약을 고민한 국내 제약사들도 있었지만 일동제약이 유력시된 이유는 '아로나민'을 통해 일반약 사업력이 입증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도 라니티딘 사태를 만회하며 OTC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제약사 OTC 마케팅 관계자는 "일동제약에게도 매출 측면으로 도움이 된다. 다만, 브랜드 구성은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고 했다.

부산의 한 약국장은 "일동 담당자가 내년 1월부터 GSK의 OTC 대부분을 취급·판매한다고 했다"며 "일동제약이 OTC 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의약품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GSK가 일동에게 약국 직거래를, 다국적사의 유통을 전담하는 쥴릭에게 유통을 맡겨 이원화된 공동판매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GSK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 군데가 될지, 두 군데가 될지, 포트폴리오 대로 나눠질지 정해진 바 없다. 최종 계약할 때까지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