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질환 혈우병환자 치료, 다학제적 접근 필요”
“동반질환 혈우병환자 치료, 다학제적 접근 필요”
  • 홍숙
  • 승인 2019.11.2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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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초대석] 신호진 교수-볼브강 미스바흐 교수

“고령의 혈우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젠 단순히 혈우병 치료뿐만 아니라 고령환자들이 대표적으로 앓고 있는 심혈관 질환 등 동반질환을 고려한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볼프강 미스바흐 교수는 최근 혈우병 치료 트렌드와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과거 희귀질환 약제라는 인식이 강했던 혈우병은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이젠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환자 수가 많은 A형 혈우병 치료제로는 샤이어의 애드베이트, GC녹십자의 그린진에프, 화이자의 진타 솔로퓨즈가 있다. 또 B형 혈우병 치료제로는 화이자의 베네픽스, 샤이어의 릭수비스가 꼽힌다.

히트뉴스는 볼프강 미스바흐 프랑크푸루트대학 교수와 신호진 부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혈우병 치료제의 최신 동향부터 국내 임상 현장에서 혈우병 치료의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볼프강 미스바흐 프랑크푸루트대학 교수(왼쪽)와 신호진 부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최근 혈우병은 치료제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희귀질환이라는 인식보다는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과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혈우병의 최신 치료 트렌드는 어떤가?

볼프강 교수(볼프강)= C형간염, 에이즈(AIDS), 심혈관 질환 등 동반질환을 가진 혈우병 환자 치료 접근이 논의되고 있다. (혈우병 치료제를 처방할 때) 항체가 생성되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치료적 접근법도 논의되고 있다. 고령화와 맞물려 이제 고령 혈우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동반질환을 앓고 있는 혈우병 환자의 치료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지도 중요한 화두다.

신호진 교수(신)= 혈우병은 신생아에서부터 진단돼 소아에서부터 출혈이나 관절문제가 발생한다. 현재까지는 조기 진단과 치료, 관절병증 예방을 중심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혈관병증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다. 앞서 볼프강 교수의 말처럼 우리도 고령 혈우병 환자 치료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령 환자들이 2차적으로 겪을 수 있는 성인병, C형간염을 비롯해서 심혈관질환, 종양 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협진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고령 혈우병 환자들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을 고려한 2차적 치료 접근도 고민해야 한다.

-고령 혈우병 환자의 치료 전략은 많이 다른가? 치료 약제 선택에도 큰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신= 성인 혈우병 환자들의 특성이 있다. 비슷한 연령대의 혈우병 환자들을 보면 대표적으로 비만, 고혈압 환자들이 많다. 심혈관 질환은 일반인에 비해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사망률이 올라가는 문제점이 있다. 또 어릴 때부터 관절 문제를 겪기 때문에 성인이 돼 관절 구축 등으로 일상적인 활동에 제한을 받는다.

관절 문제를 겪는 혈우병 환자는 사회/경제적인 어려움도 동반된다. 또 혈우병 환자가 심혈관 질환이나 암에 걸렸을 때 수술 또는 시술이 필요할 때는 다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볼프강=나이가 많은 혈우병 환자 대부분은 중증 관절 질환을 앓고 있다. 손상된 관절은 회복될 수 없으므로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신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때문에 관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성인·노인 혈우병 환자에게는 예방요법(유지요법)을 강조한다.

물론 일부 환자는 예방요법을 따르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자가 주사가 익숙하지 않거나, 정맥 접근 문제가 있거나, 관절문제로 인해 운동성 자체가 저하돼 팔 근육을 사용하지 못해 자가 주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독일에선 전문 간호사가 환자 집으로 방문해 유지요법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주사를 직접 놔주고 있다. 실제로 많은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예방요법에 어려움이 없나?

신= 관절 하나에 2~3번 정도의 혈우병증이 생기면 비가역적으로 관절 구축이 진행된다. 현 시점에서는 소아 환자들 대부분은 부모들이 잘 챙기기 때문에 관절통이나 관절 구축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성인 환자들은 어렸을 때 혈우병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 약제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환자들이 관절 문제를 겪는다.

대부분 성인 환자들은 이미 많이 상태가 안 좋아진 경우가 많다. 때문에 예방요법의 중요성을 환자가 못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과거보다 많은 교육이 이뤄져 보충요법에서 예방요법으로 많이 넘어온 상황이다. 환자들 역시 잦은 병원 방문, 자가 주사 등의 문제로 예방요법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도 예방요법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 같은 경우 한국치료재단이 있고, 재단 산하 의원이 있는데 재단에 소속된 사회복지사 분들이 의원과 환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아니다. 우리도 독일처럼 사회복지사나 전담 코디네이터 등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혈우병 환자들의 주요 동반질환 유병율은 어느 정도인가? 국가별로 양상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볼프강=독일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동반질환 유병율을 유추할 수 있다. 혈우병 동반질환은 앞서 말했듯 ▲관절질환 ▲간질환 ▲두개 내 출혈(ICH)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등이 있다.

혈우병 환자 중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ICH는 높은 빈도는 아니지만, 우리 센터에서 연간 1-2건 정도는 발생한다. 이밖에 고혈압, 심혈관 관련된 위험인자들, 심방세동 등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은 노인 환자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연령이 올라가면 위험도 증가하는 질환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항응고제를 사용하면, 출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우리나라는 관련 데이터가 없다. 다만 같은 아시아인 데이터로 대만에서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살펴볼 수 있다.

대만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은 일반인들보다 60~70% 적게 발생하며, 뇌출혈은 7.5배 많이 발생한다. 또 비만은 3배, 신부전은 60%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C형간염은 23배, HIV 감염이 25배, 관절 치환술은 80배 많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성인 혈우병 환자들의 만성질환 접근 방법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환자들이 동반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 다학제 진료가 중요해 보인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어떤가?

볼프강=우리 병원(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에선 심장내과, 정형외과, 방사선과, 응급의학과 등이 협진하고 있다. 심장내과와는 심방세동 환자와 전기자극 요법을 통해서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사례가 많다. 정형외과와는 관절대체술을 하는 환자들이 월 2~3명이 있다. 때문에 이런 환자를 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방사선과와는 필요한 경우 그날 MRI 결과를 볼 수 있다. 또 위장과 관련해서 내과와 협진을 하고 있다. 특히 치료로 인해서 간염이 있었던 환자 중에 간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있었는데, 협진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신=재활의학과, 정형의과와 활발히 협진하고 있다. 우리 병원에선 특히 응급의학과와 협진이 활발하다. 이 외에 뇌·심혈관 분야에서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카테터 시술 등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적절하게 협력해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혈우병 환자는 신장내과와 함께 협진하기도 한다.

-예방요법을 위해선 장기간 임상 데이터가 중요해 보인다. 소개해 줄 만한 임상 연구가 있나?

볼프강= 혈우병 분야에서는 성인, 소아 환자에서 안전성, 유효성을 알아보기 위한 RCT 3상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것이 있다. 이 외에도 제약사에서 PMS 형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이자제약의 베네픽스 대규모 시판후연구(PMS) 데이터를 발표했다.

중요한 것은 평생에 걸쳐 환자들을 추적하고, 안전성을 관찰하는 것이다. 또한 순응도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이라면 이유를 알아보고, 다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모든 환자들을 등록하는 레지스트리를 만들어야 한다. 제약사나 학회, 단체, 정부 등에서 모든 환자가 빠짐없이 등록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올해부터 모든 응고인자를 처방하는 의료진은 반드시 본인의 환자를 ‘폴 에어리히 인스티튜트(The Paul-Ehrlich-Institut)에서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야 한다.

-끝으로 혈우병 치료 전망, 치료 인프라와 관련해 한마디 해달라.

신= 최근 정맥주사 외에 피하주사로 맞을 수 있는 약제도 출시됐다. 주 2회정도 예방요법으로 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제도 국내에서 보험 허가를 받았다. 길게 1개월에 한번 피하주사로 하는 치료제도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이렇듯 좋은 치료제가 나와서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기회를 주고 있다. 이와 함께 혈우병 환자의 동반된 만성질환 관리, 직업과 사회적 문제, 가족에 대한 문제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지원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볼프강=노인 환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과거 치료를 잘 받지 못했거나, 유전질환을 물려주기 싫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좋은 치료제가 나왔으니, 환자들이 이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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