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 박사의 신약 네비게이션|
스텔라라 대비 2차 지표인 PASI 100 결과 우수, 내년 FDA 허가신청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몰아쳐 수험생들이 고생하였는데 이 때쯤이면 주위의 건선환자들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기 시작한다. 건선의 경우 겨울철 차가운 바람과 건조한 공기가 피부의 수분을 감소시켜 붉은 반점과 하얀 각질을 증가시키고  심하면 가려움증도 동반되어 증상이 심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보다는 유병률이 낮지만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건선으로 진단받고 치료 받은 환자가 16만 여명에 이른다.

UCB 홈페이지.
UCB 홈페이지.

다행히 수능 다음날인 지난 15일(현지시간) CNS 및 자가면역질환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벨기에의 UCB 사가 중증도의 만성판상 건선환자 대상으로 이중항체인 비메키주맙(Bimekizumab)을 투여한 두 번째 임상3상(BE READY, NCT03536884)에서 목표한 1, 2차를 달성하여 내년도 FDA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UCB는 지난 10월 첫 번째 임상 3상(BE VIVID, NCT03410992)에서도 모든 임상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고 두 임상 모두 대조군으로 얀센(Janssen)사의 건선약물인 스텔라라(Stelara, 성분명 Ustekinumab)와 위약을 사용하였는데 일부 지표에서는 스텔라라 대비해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스텔라라는 얀센의 대표적인 자가면역 약물로 건선 및 크론병에 사용되고 있으며 작년에 약 35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였고 2017년 대비하여 25.4%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UCB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비메키주맙이 건선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경우 매출의 성장세가 어떻게 될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건선이 생기는 원인은 피부의 면역세포 특히 T세포가 활성화 되어 분비한 싸이오카인 등의 면역물질이 피부 각질세포에 염증을 유발하고, 과다하게 증식을 일으켜 다량의 각질을 만들어 내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기존의 국소연고, 경구치료제, 자외선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아 새로운 건선 치료법으로 생물학적 제제들이 개발되어 왔다.

활성화된 T세포를 저해하는 Anti-T 세포요법으로 2003년에 바이오젠(Biogen)사가 아메바이브(Amevive, 성분명 Alefacept)를 선보인데 이어서 독일 머크(Merck)사가 랩티바 (Raptiva, 성분명 Efalizumab)를 각각 출시하였다. 특히 랩티바는 2008년 매출이 9억3천만 유로를 기록하여 블록버스터 급으로 시장을 키웠지만 3년 이상 투여 받은 환자 중 3명이 약물과 연계된 심각한 부작용으로 시판 중지되었고 아메바이브도 2011년에 자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 쓰라린 기억이 있다. LG생명과학이 2004년 아메바이브를 도입하여 2009년 식약처에 승인까지 받았으나 이 영향으로 결국 출시하지 못했다. 최근 면역관문억제제가 T세포를 활성화 하는 정반대의 기전으로 몇 년 사이에 항암제에서 주류가 된 것을 보면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약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건선의 경우 임상에서의 중요 지표로 PASI score가 사용 되는데 생물학적 제제의 임상시험에서 PASI 75 또는 PASI 90 달성률을 비교한다. 건선도 전신 자가면역 질환인 관계로 TNF-a 저해제 중에서 세가지 정도가 건선에서 승인을 받아 사용되며 특히 건선 관절염을 동반한 경우 1차 선택이 되고 있다. 아달리무맙(Adalimumab)이 대규모 임상을 통해 투여 16주에 PASI 달성률이 71%에 달하고 건선관절염에도 효과가 높아 많이 사용되고 있고 바이오시밀러도 출시되어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염증성 싸이토카인 중에서 인터루킨-23 및 인터루킨-1에 대한 항체 약물들이 건선에서 효력을 보인다.

독일 머크사의 랩티바가 출시 중단된 2009년 얀센은 인터루킨-23 저해 항체인 스텔라라의 승인을 받았고 특히 연간 5회 투여 만으로도 PASI75 달성률이 60% 정도에 달해 급격히 시장을 대체하게 되었다. 인터루킨-23 저해항체로 얀센의 트렘피아(Tremfya, 성분명guselkumab)가 2017년에, 애브비(Abbvie)사의 스카이리지(Skyrizi, 성분명 risankizumab)이 올해 FDA의 승인을 받았다. 특히 스카이리지는 처방받은 환자 중 PASI 100을 달성한 환자가 60%에 달하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다른 중요한 건선 타겟인 인터루킨-17 및 수용체 저해 항체로 가장 먼저 노바티스(Novartis)의 코센틱스(Cosentyx, 성분명 secukinumab)가 2015년에 출시 되었는데 한 달 간격으로 주사하여 3개월차에 PASI 90 도달률이 63%에 달하여 건선의 생물학적 제제 중에서 최초로 건선의 완전치료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뒤를 이어서 릴리(Lilly)의 탈츠(Taltz, 성분명ixekizumab)가 2016년에, 발리언트(Valeant)의 실릭(Siliq, 성분명 brodalumab)이 2017년에 연달아 FDA의 승인을 획득하여 출시되었다.

이번에 임상결과가 발표된 UCB사의 인터루킨-17A 및 인터루킨-17F 이중항체인 비메키주맙은 중요한 2차 지표로서 PASI 100 결과가 스텔라라 대비 우수한 결과를 보여 건선의 완전치료라는 꿈에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달 말 인터루킨-17C 항체를 개발하는 모포시스(Morphosys)사의 MOR106는 아토피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실패하였다. 역시 신약 임상은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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