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어도 수익성 낮아져...매출-영업이익률 상관계수 '-0.74'

2019년 3분기 상장 제약바이오사들의 어닝시즌이 막을 내렸다.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사들이 3곳에서 7곳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은 역성장(逆成長)이 추정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이고,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23.2%로 크게 뒷걸음질 쳤다(히트뉴스 11.15. 기사 참조).

요즈음 수익성 저조의 주된 원인으로 '신약 연구개발비의 증가'가 꼽힌다. 종전 보지 못했던 큰 뭉칫 돈이 그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쉽게 눈에 띄고 제약사들도 '신약 대세론'에 동참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겨 공개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품매출비중 문제'도 원인의 한 가지로 짚어야 할 것같다. 주요 상장 제약사들의 상품매출 비중을 보면, 작년 38%였는데 올해 39%로 늘어났다. 상품매출은 결국 타사의 제품을 들여다 파는 도매유통 행위의 결과이므로, 자사가 직접 만드는 제품보다 통상 매출원가가 높아 매출액총이익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실제 개별 제약사들의 실적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눈에 띈다. 예컨대 한독의 경우, 매출액 중 상품매출 비중이 50.50%로 광동제약의 45.33%, 일동제약의 33.38% 보다 높은데도 영업이익률은 6.32%로, 상품매출 비중이 더 낮은 일동제약 영업이익률 4.04%와 광동제약 6.07%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상품매출 비중이 높으면 영업이익률도 낮아진다는 상식 파괴 현상이다.

그래서 상품매출비중과 영업이익률 간 상관성에 대해 피어슨(K. Pearson, 1857~1936)의 상관계수 산출 공식을 활용해, '상품매출비중이 높으면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상식적 가설(假說)'이 맞는지 확인해 봤다.

금감원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2000억 원 이상 제약사를 대상으로 개별실적 자료를 가지고 계산했다. '연결'이 아닌 '개별' 자료를 선택한 이유는 자회사 자료까지 포함되면 성격이 다른 자회사의 실적에 의해 상관계수가 달라져 판단에 오류가 발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품매출에 대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셀트리온과 동국제약 및 일양약품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상관계수는 '-0.74'로 산출됐다.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상품매출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반비례해 영업이익률은 더 낮아지고, 그 정도가 강한 것으로 나왔다. 2018년 같은 기간, 동일 항목 간 상관계수도 '-0.58'로 계산됐다. 음(-)의 상관계수는, 한쪽이 높아지거나 많아지면 한쪽은 반비례로 낮아지거나 적어지는 것을 뜻한다.
             

대한민국 의약품 시장 환경에서 상품 '도입'과 '코마케팅' 등 제휴는 제약사에게 불가피한 전략적 측면이 없지 않다. 오리지널 의약품이나 지명도가 높은 유명 상품들의 판권을 확보할 경우, 비록 마진율은 떨어지지만 매출액 규모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고, 그 유명 상품들로 얻어진 시장 지배력으로 단기간에 기업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비교적 적은 투자로 자가 제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질 수 있다.

리스크가 있다. 도입 상품 판권이 상실되면, 애써 쌓아 온 노력의 결과물은 순식간 사라져 버린다. 도입 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높일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위험부담도 커진다. 상품 매출이 커진만큼 이의 공백을 대체할 몫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 도입상품의 위세를 활용해 제약사가 자가 제품의 시장 확대를 성공시킨 사례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다.

이처럼 상품 도입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상품 매출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경영능률인 영업이익률은 역비례로 낮아진다는 점인데, 상품매출비중과 영업이익률 간 상관계수가 '-0.74'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도입 상품 가운데는 국내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외자 제약사들의 유명 오리지널 의약품들로 이들 의약품을 확보하려는 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고 한다. 다자간 무역시대라해도 이 상태가 구조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2019년 현재 제약바이오산업계에서 상품 도입에 의한 매출은 불가피하지만, 그 비중을 낮추기 위해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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